이 글을 쓰는 이 노트북, 10년 전에 처음 샀을 때의 빠릿빠릿한 쾌감을 아직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 하나 하려 해도 이리 굼뜰 수가 없다. 하지만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이나 반도체가 낡아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배터리는 확실히 열화가 일어났지만, 다른 육신은 멀쩡해 보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시름시름 시들어버리는 것일까?이 증상은 과학기술, 특히 IT 업계의 널리 알려진 병증이다. 여러 설명이 시도됐는데, 우선 계획된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라는 설이 있다. 제품이 일정 기간 후 저절로 노후화돼 고장이 나도록 계획을 한다는 것인데 약간 음모론적이다.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적도 적지 않은데, 20세기 초에 전구 수명이 너무 길면 아무도 안 살까봐 담합한 적도 있고, 너무 질긴 나일론 스타킹을 약하게 만들기도 했다. 애플도, 삼성도 상황에 따라 자신의 폰을 일부러 느리게 만들었다가 들통이 나기도 했다.하지만 이렇게 의도적으로 정보 불균형과...
1678호2026.05.08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