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경제

2026.05.10
  • [IT 칼럼] 왜 그 좋았던 제품들은 점점 똥이 되는가
    [IT 칼럼] 왜 그 좋았던 제품들은 점점 똥이 되는가

    이 글을 쓰는 이 노트북, 10년 전에 처음 샀을 때의 빠릿빠릿한 쾌감을 아직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 하나 하려 해도 이리 굼뜰 수가 없다. 하지만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이나 반도체가 낡아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배터리는 확실히 열화가 일어났지만, 다른 육신은 멀쩡해 보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시름시름 시들어버리는 것일까?이 증상은 과학기술, 특히 IT 업계의 널리 알려진 병증이다. 여러 설명이 시도됐는데, 우선 계획된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라는 설이 있다. 제품이 일정 기간 후 저절로 노후화돼 고장이 나도록 계획을 한다는 것인데 약간 음모론적이다.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적도 적지 않은데, 20세기 초에 전구 수명이 너무 길면 아무도 안 살까봐 담합한 적도 있고, 너무 질긴 나일론 스타킹을 약하게 만들기도 했다. 애플도, 삼성도 상황에 따라 자신의 폰을 일부러 느리게 만들었다가 들통이 나기도 했다.하지만 이렇게 의도적으로 정보 불균형과...

    1678호2026.05.08 14:39

  • [꼬다리] 관광지가 여행객에게 남겨야 할 것
    [꼬다리] 관광지가 여행객에게 남겨야 할 것

    최근 찾은 싱가포르는 관광지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10분만 돌아다녀도 셔츠가 땀으로 젖을 만큼 더웠다. 공기에는 습기가 무겁게 달라붙었다. 그렇다고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처럼 압도적인 자연풍광이 있는 국가도 아니었다. 발리나 사이판처럼 투명한 바닷속을 즐기기에도 여의치 않았다. 잦은 비가 바닷속 시야를 흐렸다.그런데도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은 여행객으로 가득했다. ‘속았다’는 표정을 예상했지만, 여행객들의 표정은 오히려 만족과 여유가 읽혔다. 이런 만족감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싱가포르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싱가포르 방문객은 약 1800만명, 관광 수입은 300억싱가포르달러(약 35조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면적은 한국의 140분의 1 수준이지만, 관광객과 수입은 비슷하거나 더 많다.싱가포르의 한 카페에 앉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서 우리가 즐기는 것은 풍경보다 일종의 감각이 아닐까.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해방의 감각’이라고 해야 할까.싱가포르는 ...

    1678호2026.05.08 14:39

  • [박상영의 경제본색](17) ‘뜨거운 감자’ 교육교부금과 기초연금 수술대 오른다
    [박상영의 경제본색](17) ‘뜨거운 감자’ 교육교부금과 기초연금 수술대 오른다

    “지출 효율화는 어려운 일이지만 설령 ‘악역’이 되더라도 (각 부처를) 끝까지 설득해 추진하겠다.”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4월 21일 취임 후 첫 기자단 간담회에서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구조조정을 통해 50조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재차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그동안 재량지출 10% 수준에 머물렀던 지출 구조조정의 관행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다.정부 지출은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나뉜다. 정부가 필요에 따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재량지출과 달리 의무지출은 연금과 지방교부세처럼 법령에 따라 지출이 정해졌다. 지출이 정해진 만큼 정부도 지출 구조조정 시 재량지출을 줄이는 데 집중해왔다.그동안 재량지출 구조조정에만 방점을 찍어온 정부가 이번에는 왜 의무지출까지 손대려는 걸까. 올해 총지출에서 의무지출 비중은 53.3%로 재량지출(46.7%)을 넘어서는 등 눈덩이처럼 늘기 때문이다. 정부 지출의 절반 이상이 이미 쓰일 데가 정해진 셈이다. 의무...

    1678호2026.05.08 14:36

  • ‘미국 기업’ 쿠팡, 지난 1분기 영업손실 3500억 ‘적자전환’…고객 70만명 감소
    ‘미국 기업’ 쿠팡, 지난 1분기 영업손실 3500억 ‘적자전환’…고객 70만명 감소

    쿠팡이 지난 1분기 3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1년 이후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으로 고객이 70만명 감소하고, 매출 성장세도 한 자릿수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2조4597억원(85억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다고 5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이는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465.16원)을 적용한 수치다. 쿠팡Inc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분기마다 매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냈으나 1분기에 성장세가 둔화하며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수익성도 악화했다. 1분기 영업손실이 3545억원(2억4200만달러)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790억원)의 52%에 달하는 규모다. 당기순손실은 3897억원(2억6600만달러)이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1년 4분기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2026.05.06 10:40

  • [우정 이야기]가정의달 선물 부담? 우체국쇼핑, 최대 52% 할인
    [우정 이야기]가정의달 선물 부담? 우체국쇼핑, 최대 52% 할인

    밥상 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주식인 쌀값은 1년 전보다 15.6% 올랐다. 쌀 20㎏ 평균가격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6만원을 약 8개월째 웃돌고 있다. 정부가 비축미 공급에 나서면서 산지가격은 고점 대비 일부 하락하기도 했으나, 소매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쌀뿐만이 아니다. 전체 농·축·수산물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조기(19.6%), 달걀(7.8%), 고등어(7.2%), 국내산 쇠고기(6.8%), 돼지고기(6.3%) 등 주요 농·축·수산물가격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라면에 달걀 넣기도 부담된다’, ‘삼겹살 굽기가 무섭다’는 반응도 나온다.중동 전쟁에 따른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6.1% 올라 1998년 1월 이후 28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국제기구들도 물가...

    1677호2026.05.06 06:00

  • [꼬다리] 챗GPT 가라사대
    [꼬다리] 챗GPT 가라사대

    한동안 챗GPT·제미나이와 대화하는 데 푹 빠져 지냈다. 한 번에 두세개씩 질문하다가 금세 이용 한도에 도달해 내일을 기약하기도 했다. 주로 투자와 관련한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인공지능(AI)은 산업이나 주식 흐름에 대한 분석을 꼼꼼하게 해줬다. 웬만한 애널리스트 보고서보다 나은 것 같았다.결국 오랫동안 묵혀뒀던 주식 계좌를 열어 지난해 말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 AI에 따르면 내 투자 포트폴리오는 ‘AI 시대에 떠오를 다크호스이자 생태계 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기업들’로 구성돼 있었다. 탄탄한 논리를 내놓는 바람에 그만 설득당하고 말았다. ‘투자는 미지의 영역’이라고 믿던 나에게 AI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자신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투자 성적이 신통치 않아 여러 대안을 물어봤고, 그때마다 AI는 그럴듯한 말로 내 판단을 은근히 추켜세웠다. ‘정말 핵심을 찔렀다’는 둥 낯간지러운 아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내 질문 방향을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려 했다. 내 의견...

    1677호2026.05.01 14:19

  • [IT 칼럼] SNS가 열어준 사기의 고속도로
    [IT 칼럼] SNS가 열어준 사기의 고속도로

    인류는 지금껏 이토록 촘촘하게 연결된 적이 없다. 스마트폰 하나로 지구 반대편의 낯선 이와 대화하고, 클릭 몇 번으로 물건을 사고,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는 세상에서 SNS는 그 모든 연결의 중심에 서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중심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사기가 벌어지고 있다.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입은 사기 피해액은 무려 21억달러(약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 이후 8배나 폭증한 수치이며, SNS는 사기꾼들이 이용하는 모든 경로 중 단연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 전체 사기 피해자의 약 30%가 자신의 비극이 SNS에서 시작됐다고 답했다.미국 내 SNS 사기의 양태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을 소름 돋을 정도로 정확히 타격하고 있다.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것은 쇼핑 사기다. 피해자의 40% 이상이 알고리즘이 띄워준 맞춤형 광고를 통해 옷, 화장품, 자동차 부품 심지어 반려...

    1677호2026.05.01 14:18

  • ‘사면초가’ 쿠팡···‘외국계 기업’ 행세 못해, 국가가 지배구조·내부거래 등 실시간 감시
    ‘사면초가’ 쿠팡···‘외국계 기업’ 행세 못해, 국가가 지배구조·내부거래 등 실시간 감시

    쿠팡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무책임한 대응 등으로 크게 비판받은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것이다. 동일인 지정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등 경영 시스템 자체를 국가가 사실상 실시간으로 파악하겠다는 의미여서 쿠팡 경영 전반에 ‘포괄적 족쇄’가 채워졌음을 의미한다.공정위가 법인에서 쿠팡 동일인(총수)을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 지정한 데는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에서 배송캠프 관리 부문을 총괄하는 김 부사장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이사 등을 불러 주간 업무 실적을 점검하고, 물량 확대나 배송 정책 변경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사장은 2021~2024년 쿠팡에서 140억원 상당의 보수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쿠팡은 그동안 미국 국적인 김 의장...

    2026.04.29 16:13

  • [우정 이야기]고령층 국민연금, 이젠 집배원이 집으로 배달한다
    [우정 이야기]고령층 국민연금, 이젠 집배원이 집으로 배달한다

    모바일 뱅킹과 거래가 일상화한 지 오래지만, 모두가 ‘현금 없는 사회’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현금지출 비중은 70대 이상이 32.4%로 비중이 가장 낮은 30대(14.3%)와 비교해 2배 넘게 차이가 났다.가구별로는 월소득 9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의 현금지출 비중(15.1%)보다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비중(59.4%)이 월등히 높아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도 컸다. 고령층일수록, 저소득층일수록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위해선 현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현금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지급결제수단”이라며 “현금의 수용성이나 접근성이 저하될 경우 고령층, 저소득층 등 현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일부 금융 취약계층의 경제활동이 제약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특히 도서산간 지역과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의 경우엔 현금 인출도 쉽지 않아 금융 접근성이 낮다. ...

    1676호2026.04.29 06:00

  • 물린 돈 260억, 회사를 통째로 사기로 했다…‘초록마을’ 구출작전
    물린 돈 260억, 회사를 통째로 사기로 했다…‘초록마을’ 구출작전

    4월 21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친환경·유기농 식품 전문점 ‘초록마을’ 매장. 단골 주모씨(41)가 매장에 진열된 메추리알 장조림을 집어들었다. “어머니, 그거 1팩에 6500원인데, 지금 25% 할인 행사 중이라서, 4850원이에요.” 주씨는 점원 말을 듣고는 2팩을 더 챙겼다. 이날 그는 메추리알 장조림 3팩(1만4550원), 초란 10알(5300원), 찹쌀 핫도그 1팩(9900원), 두부 반모(1800원) 등 총 3만1500원어치를 샀다. 모두 국산 유기농 제품이다.묵직한 장바구니를 집어들며 주씨가 말했다. “큰 애가 여덟 살인데, 이유식 만들 때부터 왔으니 벌써 7~8년이 됐네요. 가격이 살짝 높긴 해도 아이들이 여기 달걀이랑 메추리알 아니면 안 먹거든요.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와요.”언뜻 평온해 보이는 동네 슈퍼마켓의 일상이지만, 이 풍경은 사실 ‘기적’에 가깝다. 현재 초록마을은 법정관리, 즉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부도 위기 기업이기 때...

    1676호2026.04.2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