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0일 대학 동기들과의 술자리가 가끔 떠오른다. 왜 날짜를 기억하느냐면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청약 디데이여서다. ‘당첨만 되면 30억원 로또’라는 둥 각종 희망적 전언이 여기저기 떠돌 때였다. 소문에 따르자면 신청 안 하는 사람이 바보 같았다. 하지만 정작 술자리에 청약 신청한 사람은 없었다. 친구는 “현금 20억원은 있어야 한다는데, 그 돈을 어디서 구하냐”고 했다.지난해 ‘6·27 대책’ 발표 이후 상황이 기억난다. 대책 요지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묶는다는 것이었다. 이후 일부 언론에서 ‘고소득 흙수저 강남 입성 막혔다’는 유의 기사가 나왔고, 이에 ‘고소득이 어떻게 흙수저냐’, ‘언론이 부자 걱정해준다’는 등 비판이 제기됐다.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성토와 과욕이라는 비난이 서로를 겨냥하는 나날이었다.개념상 혼란부터 정리해야겠다. 소위 ‘수저 계급’은 소득이 아닌 세습 자산의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나뉜다. 연봉 1억원 이상인 ...
1670호2026.03.13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