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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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6.06.09
  • [IT 칼럼] AI 기만과 신뢰의 파산
    [IT 칼럼] AI 기만과 신뢰의 파산

    1890년대, 드레퓌스 사건에 불을 지핀 건 ‘라 리브르 파롤’이라는 황색 언론이었다. 프랑스 국방부가 조작 문서를 이 언론에 흘렸고, 담당 기자는 이 조작된 정보를 바탕으로 연일 폭로를 이어가며 무고한 드레퓌스를 반역자로 몰아갔다. 당시 프랑스 내 반유대주의 정서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희생양을 만들어냈다. 자극을 좇는 당대의 황색 저널리즘 환경에 ‘고속 윤전기’라는 대량 인쇄의 신기술이 결합하면서 조작된 정보는 신뢰의 정보원으로 둔갑했고, 프랑스 사회를 빠른 속도로 분열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19세기판 마녀사냥의 대표적 사례로 이 사건이 기록된 배경이다.100여년이 지난 지금, 이 비극적인 역사적 평행이론이 우리 눈앞에서 실제로 재현되고 있다. 이번엔 고속 윤전기의 역할을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대신하고 있다. 공식 정부 문서로 위장한 AI 조작 자료를 언론사 기자에게 은밀하게 유통해 갈등형 보도를 유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 문서와 동일한 양식, 문맥상 ...

    1682호2026.06.05 14:56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3) 껍데기만 남은 주권, 중동의 끝나지 않은 비극
    [서중해의 경제망원경](63) 껍데기만 남은 주권, 중동의 끝나지 않은 비극

    시간을 거슬러 100년 전 중동으로 간다. 당시 중동과 아랍권은 400여 년간 지속한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며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오스만 제국이 사라진 자리는 영국과 프랑스의 깃발로 채워졌다. 카이로에서 바그다드, 다마스쿠스에서 알제까지 아랍인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땅은 거의 없었다. 현재의 이란인 페르시아, 아라비아반도의 이븐 사우드 왕국, 신생 터키공화국 정도만 직접 지배를 면했을 뿐이다.오스만 제국은 16세기 이래 중동과 북아프리카 대부분을 지배했다. 완벽한 통치는 아니었지만, 이 광대한 제국은 수많은 민족과 여러 종교를 하나의 질서 안에 묶어두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제국은 안팎의 압력으로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유럽 열강은 “유럽의 병자”라 불리던 오스만 제국을 잠식해 들어갔다.프랑스는 1830년 알제리, 1881년 튀니지를 장악했다. 이탈리아는 1911년 리비아를 빼앗았다. 영국은 1882년부터 이집트를 사실상 점령하고 있...

    1682호2026.06.05 14:47

  • [우정 이야기] 지역사랑상품권, 우체국 카드로 쓰면 ‘혜택 푸짐’
    [우정 이야기] 지역사랑상품권, 우체국 카드로 쓰면 ‘혜택 푸짐’

    지역사랑상품권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소비 진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예산이 대폭 삭감되기도 했지만, 현 정부 들어 침체한 지역 경기를 살리는 수단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올해 본예산 기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국비지원 예산은 1조1500억원에 달한다. 2년 전(3000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발행 규모는 24조원 수준이다.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고유가 피해지원금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지난해 8월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구조도 강화됐다.6·3 지방선거에도 지역사랑상품권이 등장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역사랑상품권 2조5000억원을 발행하고, 1인당 구매·보유 한도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야당인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도 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지역사랑상품권은 명칭 탓에 처음 듣는 사람은 지류 상품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

    1681호2026.06.03 06:00

  • 불 끄려다 더 불붙인 ‘오너리스크’…‘탈벅’ 키운 정용진
    불 끄려다 더 불붙인 ‘오너리스크’…‘탈벅’ 키운 정용진

    광주 민주화항쟁을 조롱한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행사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월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비판여론은 더 커졌다. 매출 악화와 기업 가치 하락은 현실화하고 있고, 경영진에 대한 형사 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5·18 단체를 비롯한 146개 시민단체는 전국적인 불매운동에 들어갔다.실제 일상 생활에서 스타벅스에 대한 냉랭한 공기는 두드러진다. 사람들로 붐볐던 스타벅스 매장들은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실제 5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스타벅스에서 만난 A씨(33)는 주문한 커피와 케이크 등을 포장해가고 있었다. A씨는 “스타벅스에 앉아 있으면 역사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이거나, 특정 정당이나 집단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것 같아 테이크아웃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대중적인 공간이 갑자기 불편한 곳으로 바뀌었다”며 “앞으로...

    1681호2026.06.01 06:00

  • 화이트해커 박세준 “AI가 낮춘 해킹 문턱…기업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산 식별”
    화이트해커 박세준 “AI가 낮춘 해킹 문턱…기업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산 식별”

    세계적인 화이트해커인 박세준 티오리(Theori) 대표가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 방어 대회인 데프콘(DEF CON) CTF(Capture The Flag·깃발 뺏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 대회에 15차례 출전해 9차례 우승, 4차례 준우승했다. 역대 최다 우승이다. 데프콘 외에도 코드게이트 CTF 5회 우승 등 국제 CTF 대회 통산 80회 이상 우승을 차지했다.그는 왜 은퇴를 택했을까. 박 대표는 지난 5월19일 서울 역삼동 국내 본사에서 주간경향과 만나 “더는 재미가 없다”며 “AI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해킹 대회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해킹 대회가 누가 창의적으로 문제를 푸느냐에서 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문제를 빨리 푸느냐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사람이 직접 취약점을 공격하고, 방어 코드를 짜는 일은 줄었다. 이세돌이 알파고와의 대전 이후 은퇴를 선언한 것과 흡사했다.“해킹 대회에 출전하면 경쟁도 있지만 배움도 크다. 밀도 있게 집...

    1681호2026.06.01 06:00

  • AI 슈퍼 해커의 역습…‘버그마겟돈’ 공포에 보안 패러다임이 바뀐다
    AI 슈퍼 해커의 역습…‘버그마겟돈’ 공포에 보안 패러다임이 바뀐다

    실제 AI 슈퍼 해커 위험성은 현실화 됐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은 지난해 9월 “사람의 실질적 개입 없이 대규모로 실행된 첫 사이버 공격”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자사의 누군가 코딩용 AI ‘클로드 코드’를 이용해 전 세계 30여곳의 기업·정부 기관에 침투해 정찰부터 취약점 발견, 침입, 인증정보 탈취, 데이터 유출 등 사이버 첩보 작전을 수행 중인 걸 발견했는데, 이 작전의 80~90%를 사람의 개입 없이 AI가 자율적으로 진행한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앤트로픽에 따르면 사람은 표적을 고르고, 정찰에서 공격으로 넘어갈지 같은 중대한 길목에서만 승인권자의 역할을 했다. 앤트로픽은 배후로 앤트로픽이 GTG-1002로 이름을 붙인 중국 국가지원 해킹조직이 거론됐다.앤트로픽은 “AI는 단순 조언자가 아니라 실제 공격을 수행하는 자율형 사이버 공격 에이전트처럼 활용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6월에 확인된 바이브 해킹 사례보다 AI의 자율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당시엔 사...

    1681호2026.06.01 06:00

  • [IT 칼럼] 토큰 경제학? 경제의 현질화
    [IT 칼럼] 토큰 경제학? 경제의 현질화

    에이전트라는 단어, 올해의 테크 유행어로 떼 놓은 당상이다. 요즈음 구글은 애플만큼이나 서두르지 않고 뒷북으로 제품을 공개하는데, 구글도 24시간 상시 가동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 제미나이 스파크를 공개했다. 대기업이 제품을 내놓았다는 건 그 트렌드가 따먹을 만큼 농익었다는 뜻이다.에이전트란 조수나 요원으로 번역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행위의 주체나 작용의 원인을 말하기도 한다. 주어진, 혹은 해야 하는 일이 잘되도록 여러 방법으로 힘쓰는, 그러니까 주선자가 곧 에이전트다. 뭐, 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공짜는 없다. 이 주선자는 거저 움직이지 않는다. 자판기처럼 토큰을 눌러 넣어야 일을 한다. 토큰? 회수권처럼 고색창연한 단어로 들린다. 하지만 지금은 ‘토큰 경제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심 개념이 돼버렸다.토큰을 알아보기 위해 AI 챗봇을 살펴보자. 챗봇은 대화를 한다. 입력을 받고 출력을 한다. 입력을 받아들일 때도 출력을 만들 때도 토큰이라는 단위로 재(...

    1681호2026.05.29 14:49

  • [박상영의 경제본색](18) 부채 경고 커질수록 수치는 낮아졌다···IMF 전망의 역설
    [박상영의 경제본색](18) 부채 경고 커질수록 수치는 낮아졌다···IMF 전망의 역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간한 ‘재정 모니터(Fiscal Monitor)’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63%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해 재정건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IMF 보고서를 인용하며 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특히 보고서에서 “벨기에와 한국은 출발선은 다르지만, 부채 비율의 상당한 증가가 예상된다”고 명시한 대목을 주목하며, 5개월 전보다 경고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IMF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도 이미 한국의 정부 부채가 “2025년 GDP 대비 48%에서 2030년 59%로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부채 수준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부채에 대한 과도한 공포가 오히려 재정이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IMF 전망...

    1681호2026.05.29 14:46

  • [김우재의 플라이룸 ](78) 과학이 죽어가고 있다
    [김우재의 플라이룸 ](78) 과학이 죽어가고 있다

    나는 초파리를 연구한다. 한마리의 작은 파리를 가지고 유전자 하나의 기능을 밝히는 데 몇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 지루하고 고독한 실험의 끝에 1편의 논문이 출판되고, 그 논문은 다른 연구자의 실험 위에 쌓인다. 과학은 이렇게 벽돌을 하나씩 올리며 지식의 탑을 쌓는 과정이다. 그 벽돌 하나하나가 진짜라는 신뢰, 그것이 과학의 작동 원리이자 토대다.그런데 지금, 그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 아래 그림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올해 발표된 논문의 핵심 그림이다. 로그 스케일로 그려진 이 그래프에는 4개의 선이 있다. 맨 위의 검은 선은 전 세계 과학 논문의 총량이다. 그 아래 초록 선은 논문 검증 플랫폼 ‘펍피어(PubPeer)’에서 문제가 제기된 논문, 보라색 선은 철회된 논문이다. 그리고 2010년대 중반부터 폭발적으로 솟구치는 붉은 선이 논문공장 산출물이다. 이 붉은 선의 기울기는 나머지 모든 선을 압도한다. 2030년에는 이 붉은 선이 합법적 논문의 총량에 근접하거...

    1681호2026.05.29 14:45

  •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물가 상승 압력 등 점검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 결정”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물가 상승 압력 등 점검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 결정”

    한국은행이 28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다시 동결했다. 8번째 금리 동결이다. 현재 진행 중인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무리한 정책 변화보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먼저 관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보며 결정하겠다고 했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성장은 중동 전쟁의 영향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이어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금통위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수급 차질 영향이 다소 확대되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

    2026.05.28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