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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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과학

2026.04.21
  • [신간] 이 시대에 묻는 ‘대학이란 무엇인가’
    [신간] 이 시대에 묻는 ‘대학이란 무엇인가’

    지성의 제국윌리엄 C. 커비 지음·임현정 옮김·빨간소금·3만6000원오늘날 약 3만개의 기관이 자신을 대학이라 지칭한다.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인 저자는 오늘날을 “대학의 세기”라 부르며 19세기 연구중심대학의 시초인 독일 훔볼트대학부터 20세기를 이끈 미국 대학들, 21세기에 대두하고 있는 중국 대학 등을 살펴보며 ‘대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대한 대답을 모색한다.훔볼트대학 이전에도 대학은 있었지만 대체로 소규모에 중세적 면모를 답습하고 있었다. 빌헬름 훔볼트는 “가장 저급한 임금노동자든 가장 양질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든 정서적 품성이 동등해야 한다”며 공통 교과과정 도입을 주장하고, 대학을 학문에 헌신하는 교수와 학생의 자유로운 공동체로 정의했다. 당장 이득을 따지는 학문보다는 전인교육, 인문학을 중심에 두었다. 이 원칙은 이후 미국 하버드 등 유수의 대학들에 전파되며 전 세계 고등교육의 표준이 됐다. 하지만 오늘날 이전 세기의 대학들은 쇠퇴하고 중...

    1670호2026.03.18 06:00

  • [신간] 함께 먹는 밥이 영양제보다 낫다
    [신간] 함께 먹는 밥이 영양제보다 낫다

    건강 구독 사회 정재훈 지음·에피케·2만원아이 키가 180㎝는 돼야 할 텐데, 나와 아내의 키가 작아 걱정이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영양제도 사먹인다. ‘맞히면 4~6㎝는 큰다’는 성장호르몬 주사 광고에도 눈길이 간다.하지만 약사인 저자가 책에서 인용한 신뢰할 만한 연구 등을 보면, 키 크는 영양제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성장호르몬 주사는 일부 아이들에게서만 뚜렷한 효과가 나타난다. 주사를 맞아도 별 효과가 없거나 1~2㎝ 크는 데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치료가 성공해 아이 키가 160㎝에서 165㎝가 됐어도, 부모 기대치가 180㎝라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반면 비급여 성장호르몬 주사는 연간 1000만원이 들고, 아이는 수년간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한다. 저자는 “이 치료는 종종 의료라기보다 고가의 베팅에 가깝다. 기대수익은 불확실하지만, 투입 비용은 확정적이다. 그...

    1670호2026.03.18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9) 인도네시아 부나켄-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은빛 날개’의 비상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9) 인도네시아 부나켄-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은빛 날개’의 비상

    2017년 여름 인도네시아 부나켄 해양국립공원에서 항해하던 중에 날치 떼를 만났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위를 수놓은 은빛 날개의 비상은 한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크기가 30㎝ 정도인 날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순간 속도는 시속 50~60㎞, 한 번 날아오르면 400m까지도 이동한다. 이들이 날아오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되곤 하지만, 수면 근처에 머물다가 천적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그런데 날치는 외부의 자극 때문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밤바다를 항해할 때면 불빛에 자극을 받은 날치들이 수면을 박차고 튀어 오르는 모습이 왕왕 관찰된다. 날치의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 어부들은 밤에 그물을 쳐놓고 횃불을 밝혀서 날치를 잡아들이기도 한다. 그런데 날치가 난다 해서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는 것은 아니다.빠르게 헤엄치다 상체를 수면 위로 들고 꼬리지느러미로 수면을 강하게 쳐 몸을 공중으로 띄운 뒤, 가슴지느러미를 활짝 ...

    1670호2026.03.18 06:00

  • ‘케데헌’ 수상 소감 뚝 자른 오스카…“K팝 팬들 분노할 것”
    ‘케데헌’ 수상 소감 뚝 자른 오스카…“K팝 팬들 분노할 것”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관왕을 차지했지만, 주최 측이 이들에게 수상 소감에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자르듯이 광고 영상으로 넘겨 논란을 불렀다.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케데헌’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이 주제가상을 받았다.이에 ‘골든’의 가수이자 공동 작사·작곡가인 이재(EJAE)가 “이 곡은 성공이 아닌 회복에 관한 노래”라며 눈물 섞인 소감을 전했다.곧이어 더블랙레이블 소속 이유한 작곡가가 마이크를 건네받는 순간 마무리 노래가 흘러나왔다.이유한이 종이를 꺼내 들고 소감을 읽으려 했고 공동 작사가 마크 소넨블릭도 조금만 시간을 더 달라는 몸짓을 했지만, 조명마저 꺼지고 광고 영상으로 넘어갔다.이외에 함께 무대에 오른 더블랙레이블 소속 작곡가 곽중규·남희동, 서정훈 등도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CNN방송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026.03.16 16:02

  • 이완용은 ‘명필’이었을까?…당대의 눈으로 본 그 시대 역사
    이완용은 ‘명필’이었을까?…당대의 눈으로 본 그 시대 역사

    2020년 <유 퀴즈 온 더 블럭> 프로그램에서 한 수집가는 독특한 수집품을 갖고 나왔다. 이완용이 쓴 글씨 한점이었다. 진행자는 “그건(이완용 글씨) 왜 모았냐”며 “보고 싶지도 않은데 봐야 하냐”고 물었다. 당시 많은 시청자도 비슷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매국노’라는 이름을 잠시 옆에 두고 그의 ‘글씨’에 집중해보면 우리가 간과했던 흥미로운 역사의 한 단면이 나타난다. 이완용은 당대에 ‘명필’로 유명해 일본인들도 글씨를 부탁할 정도였다고 하고 경성서화미술원, 서화미술회 등의 창설에 깊이 관여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가 독립문의 현판을 썼다는 설이 돌 정도였다고 한다.강민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가 쓴 <나는 이완용의 글씨가 궁금했다>는 그간 정치적 차원에서 주로 다뤄진 이완용이란 인물을 독특하게도 ‘서화계’, ‘미술사’라는 차원에서 다룬 책이다.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이완용의 ‘글씨’가 주인공이 된다. 지난 3월 10일 저자인 강민경씨를 서울 용산구 국...

    1670호2026.03.16 06:00

  • ‘왕사남’ 오랜만의 천만 영화…‘극장 문화’ 되살아날까
    ‘왕사남’ 오랜만의 천만 영화…‘극장 문화’ 되살아날까

    광주에 사는 A씨(41) 부부는 지난 3월 7일 초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극장에서 <왕과 사는 남자>를 관람했다. A씨는 “영화관에 자주 가지는 않고 평소 <인사이드 아웃 2>나 <주토피아 2>처럼 관심 있는 영화의 속편 정도만 보는데, <왕과 사는 남자>는 아이들이 보면 좋을 역사 영화이기도 하고 ‘천만 영화’라고 해서 가족이 함께 보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단종과 마을 사람들의 교류가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이었고, 유해진 배우의 감정 연기에 몰입이 됐다”며 “아들은 ‘역사 공부할 때 너무 어둡고 슬픈 내용을 조금 재밌게, 웃으면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고, 딸은 ‘단종이 잘 생겼다’는 관람평을 남겼다”고 전했다.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31일 만인 지난 3월 6일 관객 1000만명을 동원했다. <파묘>(2024년·1191만명), <범죄도시 4>(2024년·...

    1670호2026.03.16 06:00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24) 연애 서사와 혁명 서사의 불편한 공존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24) 연애 서사와 혁명 서사의 불편한 공존

    1960년 4·19 시민혁명은 한국문학 장에 ‘청년-남성-지식인’ 주체를 혁명의 주인공으로 호명하며 그들의 고뇌를 문학 정전으로 구축했다. 하지만 이 견고한 문학 정전의 틈을 비집고 여성의 목소리로, 혹은 낯익은 대중소설의 양식으로 4·19 혁명 전후를 그린 작품들이 있다. 박경리의 <푸른 운하>·<노을 진 들녘>, 강신재의 <오늘과 내일>, 정연희의 <목마른 나무들>이 그러하다. 1963년 발간된 정연희의 장편소설 <목마른 나무들>은 혁명의 광장 밖에서 다른 방식으로 자유를 꿈꾸었던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소설은 4·19 혁명을 경유하면서 여성들이 겪는 실존적 방황과 욕망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서사를 통해 4·19의 또 다른 풍경을 그린다.<목마른 나무들>은 연애 서사의 문법을 충실히 구현한다. 고아인 불우한 여성이 자신을 돌봐준 ‘아버지 같은’ 약혼자를 두고, 우연히 눈이 마주친 매력적인 남성에게 이...

    1670호2026.03.13 14:55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68) 호명과 명명, 아직 불리지 않은 존재들
    [이주영의 연뮤덕질기](68) 호명과 명명, 아직 불리지 않은 존재들

    어떤 아이는 이름을 빼앗긴 채 신들의 목욕탕에서 일한다. 어떤 아이는 꽃의 이름으로 불리며 자신의 혈통을 모른 채 살아간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끝내 이름 없이 바다로 향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세 장면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언제 비로소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가.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튤립>, 뮤지컬 <긴긴밤>은 전혀 다른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름에 대해 호명과 명명(Naming)의 간극에 대해 사유하게 이끈다.여기서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세계가 한 존재를 특정한 자리로 불러내는 방식이며, 동시에 한 존재가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호명’도 그 결이 층층이 나뉜다. ‘진심 어린 호명(Calling)’이 있는가 하면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가 정의한 것처럼 주체를 시스템의 틀 안에 가두는 ‘권력 행위로서의 호명(Interpellation)’도 존재한다. 이 세 작품...

    1670호2026.03.13 14:54

  • [문화캘린더] 관제탑과 등대, 두 사람의 소통
    [문화캘린더] 관제탑과 등대, 두 사람의 소통

    [뮤지컬] ROGER일시 3월 5일~5월 31일 장소 NOL 서경스퀘어 스콘 2관 관람료 R석 6만6000원 S석 5만5000원아메리칸(American) 1475 항공 사고와 관련된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관제사로 살아온 스카일러는 어느 날 뉴욕 JFK 인근 외딴 델레이 공항으로 좌천된다. 그날 밤, 우연히 포착한 주파수 너머에는 바하마 오가르의 항구에서 무자격으로 배를 관제하고 있는 디디가 있다. 스카일러는 그를 비난하지만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이유로 상대가 필요하다.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면 사고 당시 관제사의 행방을 추적해야 하는 스카일러, 오가르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관제를 배워야 하는 디디. 목적도 성격도 살아온 세계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은 결국 매일 밤 주파수 위에서 관제 수업을 이어가기로 한다.얼굴 없이 목소리만으로 판단하고 책임을 나누는 관제의 세계에서 두 사람의 교신은 때로 불완전하고 오해로 흔들린다. 그러나 반복되는 교신 사이로 각자의 일상에 예...

    1669호2026.03.11 06:00

  • [시네프리뷰] 브라이드!-신부가 루저들의 우상 ‘조커’가 될 수 없는 이유
    [시네프리뷰] 브라이드!-신부가 루저들의 우상 ‘조커’가 될 수 없는 이유

    제목: 브라이드!(The Bride!)제작연도: 2026제작국: 미국상영시간: 126분장르: 액션, 멜로, 드라마감독: 매기 질렌할출연: 제시 버클리, 크리스찬 베일, 피터 사스가드, 아네트 베닝, 제이크 질렌할, 페넬로페 크루즈개봉: 2026년 3월 4일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제공/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영화가 중반쯤 접어들었을 즈음, 이번 주 리뷰 대상으로 왜 이 영화를 주저 없이 선택했는지 곱씹었다.<브라이드!>는 영화사(史)의 고전인 유니버설 픽처스가 제작한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제임스 웨일 감독·1935)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굳이 한 작품을 더한다면 역시 영화사에서 중요한 영화인, 그리고 대공황 시대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아서 펜 감독·1967) 이야기를 섞어놓고 있다. 마피아와 결탁한 부패한 공권력에 맞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신부의 비극적이고 낭...

    1669호2026.03.1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