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을 지나 섬으로 들어간다. 섬이라고 하지만 연륙교로 이어져서 누군가 얘기해주지 않으면 좀처럼 섬의 느낌을 받지 못한 곳. 전남 완도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 섬에 사는 지인을 만나 물었다. “완도에서는 어딜 가는 게 좋아요?” 그가 말했다. “수목원을 가봐요. 완도의 수목원은 특별해요. 겨울에는 사람이 적어서 더 좋을 거예요.”그의 말을 따라 완도수목원으로 들어갔다. 안내판에 적힌 글을 쭉 읽어보니 그가 이 수목원을 추천해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곳은 국내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이자 유일한 난대수목원이었다. 그러니까 제주도가 아닌 이상 난대수종의 숲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말이다.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봤다. 겨울인데도 나무 위의 이파리가 꽤 무성하다. 지인의 말대로 겨울이어서 인적이 드물었다. 덕분에 나의 시간을 오롯이 이 숲에서 보낼 수 있겠다 싶었다. 곁으로 붉가시나무니, 구실잣밤나무니 익숙지 않은 이름들이 지나간다. 오래전 보릿고개마다 배를 곯던 사람들에게...
1665호2026.02.0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