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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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과학

2026.02.12
  • [신간]  우리가 몰랐던 금융자본주의 진실
    [신간] 우리가 몰랐던 금융자본주의 진실

    트레이딩 게임게리 스티븐슨 지음·강인선 옮김·사이드웨이·2만5000원하루에도 수조원 규모를 거래하는 세계적 금융회사의 트레이더는 어떤 사람들일까?영국의 서민층 출신인 저자는 천재적인 수학적 두뇌 덕에 가난한 집안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부호 자녀, 엘리트들이 모여드는 런던정경대(LSE)에 입학했다. 남들이 금융 대기업에 수십 곳씩 인턴십 구직 활동을 하고 있을 때, 그는 아무것도 모른 채 학교 공부만 한다. 우연히 한 은행이 주최한 트레이딩 게임 공모전에 참여해 우수한 성적으로 인턴십 기회를 따내고 정규직 자리를 얻는다. 주위 동료들의 신뢰와 호감을 얻은 그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걸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몇 년 뒤 그는 투자 광기의 현실을 직시하고 도덕적 갈등에 시달리다가 결국 그곳을 박차고 나온다.저자는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지만, 영화보다 박진감 넘치는 내용에 책을 놓기 어렵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 금융자본주의의 진실에 대해 다시...

    1666호2026.02.11 06:00

  • [시네프리뷰]넘버 원-상투적 한계를 거부한 현대적 신파
    [시네프리뷰]넘버 원-상투적 한계를 거부한 현대적 신파

    제목: 넘버 원(Number One)제작연도: 2026제작국: 한국상연시간: 104분장르: 드라마감독: 김태용출연: 최우식, 장혜진, 공승연개봉: 2026년 2월 11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사진제공: ㈜바이포엠스튜디오만약 생존 그 자체에만 가치를 부여한다면 모든 인간의 삶은 비극이다. 하지만 삶은 다양한 사건과 관계를 통해 운명적 유한성의 비애를 잊게 만드는 최면도 선물한다.어쩌면 다수의 현대 관객이 ‘신파’라는 단어를 극도로 혐오하는 것은 이런 부정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새삼 일깨우는 일면 때문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창작자들에게 신파란 이름의 비애와 눈물은 여전히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확실한 무기임이 분명하다. 장르를 망라해 ‘웃기다가 울리면 성공한다’는 한국 영화계의 불문율 역시 변함없이 견고하다.언제부턴가 하민(최우식 분)의 눈앞에 알 수 없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숫자들은 엄마 은실(장혜진...

    1666호2026.02.11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7) 필리핀 세부섬 오슬롭-고래상어와의 잊을 수 없는 추억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7) 필리핀 세부섬 오슬롭-고래상어와의 잊을 수 없는 추억

    현존하는 어류 가운데 가장 큰 종인 고래상어는 최대 길이가 20m에 달하는 대물이다. 워낙 희귀해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고래상어와의 조우가 로망에 가까운 경험으로 여겨진다. 이런 고래상어를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필리핀 세부섬 동남쪽의 작은 어촌 오슬롭이다.2011년 12월 마을 앞바다를 찾은 고래상어들에게 주민들이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서 고래상어들이 이 해역에 머물게 됐다. 그 결과 오슬롭은 하루 수백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급부상했다. 주민들은 크리스마스 무렵 나타난 고래상어를 산타가 안겨준 선물처럼 여기며, 고래상어 관광은 마을의 중요한 수입원(스노클링 30분 기준 1000페소)이 됐다. 하지만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에 대한 환경단체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을 택했다. 해양생물 전문가를 초빙해 고래상어를 연구하는 한편,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 규제와 관리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1666호2026.02.11 06:0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66) 각혈과 총성 그리고 내 이름 찾기
    [이주영의 연뮤덕질기](66) 각혈과 총성 그리고 내 이름 찾기

    100년 전이 유행이다. 한쪽에서는 종이에 베인 상처를 토로하며 각혈하는 일제강점기 예술가들이, 다른 한쪽에서는 실업과 굶주림으로 서로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대공황기 서민들이 무대 위를 가득 메운다. 내부로 향한 폭력과 외부로 발사된 폭력을 다루는 이 작품들은 ‘코스피 5000’시대의 명암을 미학적으로 되짚게 한다. 일제강점기 조선 예술가들의 고뇌와 낭만이 교차하던 ‘문예 시대’부터 실업과 자살, 폭력이 일상이던 미국 ‘대공황 시대’까지. 같은 시간대 다른 공간의 폭력적 상황은 무대의 언어로 묻는다. 당신은 지금 시스템이 만들어낸 숫자의 풍요를 만끽하고 있는가?문예 시대 각혈은 억압의 분출심연을 알아주는 팬을 만나면 사랑에 빠지는 게 당연하다. 뮤지컬 <팬레터>(한재은 작·작사, 박현숙 작곡, 김태형 연출, 신선호 안무, 라이브㈜ 제작)는 일제강점기에도 순수예술을 해보자고 결성된 7인회의 천재 작가 해진(에녹·김종구·김경수·이규형 분)의 오랜 팬 세훈(문성일·...

    1666호2026.02.06 14:32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2) 사랑의 불안을 탐색하는 여성 서사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2) 사랑의 불안을 탐색하는 여성 서사

    김지원(1942~2013)은 1997년에 ‘사랑의 예감’으로 제21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지만, 미국 이민자로 한국 문단에서 사실상 이방인적 위치에 있었다. 1970~1980년대 뉴욕의 한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김지원의 소설은 한국 여성이 1960~1980년대에 여성의 사회·정치·경제적 권리 확장을 요구하고 가부장제·성적 규범 같은 성차별 구조를 비판하며 확산한 ‘제2물결’과 조우하며 여성 문제를 파고든 결과였다. 한국 문단은 당시 산업화로 인한 사회적 병폐 해결과 민주화라는 역사적 과제 수행을 요구받고 있었고, 페미니즘을 부르주아 여성 운동으로 낙인찍어 경멸했기에 김지원의 문학은 너무 일찍 도착한 편지처럼 오랫동안 수신자를 기다려야만 했다.대중에게는 다소 낯선 작가인 김지원은 최정희와 김동환의 장녀로 문인 가족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 재학 중인 1964년 1월 ‘여원’에 ‘늪 주변’이 당선돼 데뷔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1973년에 도미한 후인 1975년 ‘현대문학’...

    1666호2026.02.06 14:32

  • [김우재의 플라이룸](71) 거미의 엉덩이와 개미의 냄새
    [김우재의 플라이룸](71) 거미의 엉덩이와 개미의 냄새

    대한민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다. 경제 규모로나 문화적 파급력으로나 우리는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은 단순히 국내총생산(GDP) 수치나 K컬처의 유행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선진국이란 인류가 직면한 보편적 문제에 대해 독자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고, 당장의 국익과 무관해 보이는 인류 공통의 지적 자산을 축적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나라를 의미한다. 문명사적으로 볼 때, 선진국은 ‘소비하는 국가’가 아니라 ‘생산하는 국가’여야 하며, 그 생산의 최상단에는 바로 ‘기초과학’이 존재한다.미국: 유전체 문법의 해독과 인공지능의 결합기초과학의 최전선인 미국은 이제 실험실의 벤치를 넘어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영역에서 생명의 코드를 다시 쓰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최근 발표한 ‘알파게놈’은 기초과학이 기술과 결합해 어떻게 생명 현상의 근본적인 이해를 확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압도적인 사례다.알파게놈은 1메가베이스에 ...

    1666호2026.02.06 14:30

  • [가장 급진적인 로컬, 동네서점](2) 책 읽기의 안팎과 지역의 미래
    [가장 급진적인 로컬, 동네서점](2) 책 읽기의 안팎과 지역의 미래

    임동과 광천동은 원래 광주의 바깥으로, 공업지대로 개발된 곳이다. 임동에는 방직공장이, 광천동엔 자동차 공장이 있었다. 당연히 그곳에는 노동자들이 살았다. 도시의 하수가 합수되는 광주천 옆 공장에 목구멍을 대고 살던 노동자들에게 책이 있을 리 만무했다.대신 책은 광주의 안쪽에 있었다. 광주 사람들이 “그럼 충장서림에서 만나자”며 모두가 약속을 하던 곳, 매일 5시 18분이면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장의 기억을 일깨우는 곳에 책이 있었다. 1990년대 ‘충장서림’이 있던 시내에는 ‘나라서적’, ‘삼복서점’이 자웅을 겨루며 광주 향토서점 ‘빅 3’로 자존심을 지키며 군림하던 시절이었다. 충장로 우체국사거리 앞의 ‘나라서적’은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광주에서 공시지가 기준 평당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이었다.그러한 대형서점들 사이로 길 잃은 선원들을 유혹하는 세이렌처럼 대학생들을 꼬드기던 인문사회과학 서점들이 있었다. 역시, 광주의 안쪽 전남대와 조선대 주변에 몰려 있었고,...

    1666호2026.02.06 14:30

  • [문화캘린더] 연극 튤립-튤립, 그 뿌리를 향한 탐욕과 사랑
    [문화캘린더] 연극 튤립-튤립, 그 뿌리를 향한 탐욕과 사랑

    [연극] 튤립일시 3월 1~8일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료 4만원전쟁과 폭력이 한 가족과 개인의 영혼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묻는 희곡 <튤립>은 꽃이 아니라 그 뿌리에 주목한다. 튤립은 한 번 꽃을 피우고 나면 수명을 다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잘 키운 튤립은 구근 옆에 또 다른 뿌리를 만든다. <무순 6년>, <왕서개 이야기>, <금조 이야기> 등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온 극작가 김도영의 신작 희곡 <튤립>은 이 같은 이미지에서 출발해 전쟁이 남긴 흔적과 그 이후의 시간을 다룬다.극의 배경은 1920년 도쿄의 한 가정이다. ‘튤립’이라는 일본식 이름을 가진 청년 쥬리프를 중심으로 일본인 가족과 조선인 가족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국가 간 전쟁의 양상이 한 집 안에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조선을 침략한 일본은 내선일체를 앞세워 조선을 완전히 흡수하고자 했고, 그 정책은 인물들의 관계와 일상 속에 스며...

    1665호2026.02.04 06:00

  • [시네프리뷰] 노 머시: 90분-‘AI 판결이 잘못됐다면’이란 사고 실험
    [시네프리뷰] 노 머시: 90분-‘AI 판결이 잘못됐다면’이란 사고 실험

    영화 대부분을 차지하는 CCTV나 보디캠 영상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주는 영화다. 치밀하게 잘 만든 영화다.제목: 노 머시: 90분(Mercy)제작연도: 2026제작국: 미국상영시간: 99분장르: 액션, 범죄, SF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출연: 크리스 프랫, 레베카 퍼거슨, 칼리 레이즈, 애나벨 월리스, 크리스 설리번, 카일리 로저스개봉: 2026년 2월 4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수입/배급: 소니 픽처스 코리아그러니까 이건 하나의 사고 실험이다. 10년 전쯤 자율주행 자동차의 ‘공포’를 다룬 영화를 본 적 있다. 고속도로 대신 아무도 다니지 않는 사막 한가운데로 엄마가 차를 몰고 갔는데, 엄마가 차 밖으로 나간 뒤 하필이면 말도 하지 못하는 갓난아이가 갇혔다. 엄마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지만, 이 자동차의 방탄 성능은 너무 뛰어난 나머지 그 누구의 ‘침입’도 허용하지 않는다. 리뷰를 ...

    1665호2026.02.04 06:00

  • [신간] 사유로 새롭게 연 ‘논어의 세계’
    [신간] 사유로 새롭게 연 ‘논어의 세계’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김영민 지음·사회평론·1만7000원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오랜 세월 준비해온 논어 연작 중 1권. 이번에 사회평론에서 나온 논어 연작은 총 5권으로 완역본인 <논어-김영민 새 번역>, 공자와 논어의 세계에 대한 해설서인 <논어란 무엇인가>, ‘학이’편과 ‘자로’편 18장에 대한 심층 해설인 <배움의 기쁨>, 기존 논어 한국어 번역서 45종을 체계적으로 비평한 <논어 번역 비평> 등이다. 그중 첫 번째 책인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는 에세이의 형태로 ‘논어의 세계’로 들어가는 프롤로그의 역할을 한다.오늘날 논어는 대체로 ‘삶에 대한 힐링’, ‘깨우침’을 주는 선현의 말씀이라는 차원에서 소비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논어를 면밀하게 읽고 통과하는 과정을 통해 복잡하고 때론 모순적인 공자라는 인물의 모습을 이해하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스스로의 힘으로 사유해보는 경험이 필요...

    1665호2026.02.0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