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4·19 시민혁명은 한국문학 장에 ‘청년-남성-지식인’ 주체를 혁명의 주인공으로 호명하며 그들의 고뇌를 문학 정전으로 구축했다. 하지만 이 견고한 문학 정전의 틈을 비집고 여성의 목소리로, 혹은 낯익은 대중소설의 양식으로 4·19 혁명 전후를 그린 작품들이 있다. 박경리의 <푸른 운하>·<노을 진 들녘>, 강신재의 <오늘과 내일>, 정연희의 <목마른 나무들>이 그러하다. 1963년 발간된 정연희의 장편소설 <목마른 나무들>은 혁명의 광장 밖에서 다른 방식으로 자유를 꿈꾸었던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소설은 4·19 혁명을 경유하면서 여성들이 겪는 실존적 방황과 욕망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서사를 통해 4·19의 또 다른 풍경을 그린다.<목마른 나무들>은 연애 서사의 문법을 충실히 구현한다. 고아인 불우한 여성이 자신을 돌봐준 ‘아버지 같은’ 약혼자를 두고, 우연히 눈이 마주친 매력적인 남성에게 이...
1670호2026.03.13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