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영 작가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의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종영됐지만, 시청자들은 무가치함과 싸우는 극중 황동만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나의 아저씨>에서 <나의 해방일지>를 건너 다시 <모자무싸>로 이어지는 동안, 매번 새로워지는 표면 아래에는 세 작품을 떠받치는 골격이 있다. 세상의 기준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봐 주며 끝내 존엄을 건져올린다는 믿음이다. 이 믿음이 주는 위안은 크다.박해영의 세계는 늘 버려진 사람들에서 출발한다. 빚과 과거에 짓눌린 이지안(아이유 분), 죄책감과 알코올에 스스로를 가둔 구씨(손석구 분), 20년째 영화감독 데뷔를 못 한 황동만(구교환 분)이 그렇다. 세상의 잣대로는 무가치해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속 깊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서로의 오점을 비난하지 않고 존재 그대로 인정한다. 나를 알...
1683호9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