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출장을 다녀왔다. 그중 일본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와의 인터뷰가 아직도 종종 생각난다. 그는 올해 <올 오브 어 서든>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하마구치와의 인터뷰는 한국어로 주고받는 <호프> 등 한국 영화 인터뷰와는 달랐다. 일단 한국어 통역이 없었다. 나는 영어로 질문을, 하마구치는 일본어로 대답을, 통역사는 영어로 전달을 할 터였다. 한 세션에 기자는 총 5명, 시간은 단 25분. 통역까지 고려하면 각자 질문 1개만 해도 빠듯할 시간이었다. 빠르고 정확하게 물어야 했다. 미리 노트북 메모장에 질문을 쓰고, 추리고, 영어 번역을 달아뒀다.5월 19일(현지시간) 오전, 인터뷰 장소에 도착한 나는 조금 당황했다. 유럽권 3명, 영미권 1명으로 추정되는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다들 종이수첩을 손에 쥐고 있었다. 노트북을 든 건 나뿐이었다. ‘타자 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곁눈질하며 방에 들어갔다. 크고 어두운 방,...
1682호2026.06.05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