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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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과학

2026.01.23
  • [문화캘린더] 연극-방랑자-연극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문화캘린더] 연극-방랑자-연극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연극] 방랑자일시 2월 5~13일 장소 국립정동극장 세실 관람료 전석 3만원연극은 오래전부터 무대와 객석, 인물과 관객, 말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여러 장치로 완성돼왔다. 작품은 이중에서도 ‘프롬프터’라는 존재에서 출발한다. 배우의 대사를 무대 뒤에서 조용히 이어주는 이 직업은 드러나지 않지만, 극을 떠받치는 역할이다. 작품은 프롬프터로 극장에 남게 된 한 소년의 시선을 따라간다.배우를 꿈꾸며 극장에서 일을 시작한 소년 영은 남은 자리가 프롬프터뿐이라는 이유로 그 역할을 맡는다. 무대 뒤에서 타인의 대사를 이어주며 연극을 바라보던 영의 삶은 전쟁의 발발로 급격히 바뀐다. 그는 군에 징집돼 사람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임무를 맡는다. 반란군이 들이닥친 뒤 도망치려다 붙잡힌 영은 국경 끝 마을로 향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목적은 단순하다. 사람들을 감시하고 기록해 반란의 실체를 찾아내는 일이다.영은 국경의 끝에 도착하고 이름 없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작은 마을에 머...

    1663호2026.01.21 06:00

  • [시네프리뷰] 시라트-전자음악 위에 부유하는 몽환적 여정
    [시네프리뷰] 시라트-전자음악 위에 부유하는 몽환적 여정

    제목: 시라트(Sirat)제작연도: 2025제작국: 스페인, 프랑스상영시간: 114분장르: 드라마감독: 올리비에 라시출연: 세르지 로페즈, 브루노 누녜스개봉: 2026년 1월 21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모로코 남부 사막에서 열린 레이브 파티. 파티에 참여한 많은 사람 사이에 수개월 전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 루이스(세르지 로페즈 분)와 그의 어린 아들 에스테반(브루노 누녜스 분)도 있다.전단을 돌리며 딸의 행방을 묻는 루이스에게 대부분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오지만, 몇몇 사람은 근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른 파티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나타난 군인들에 의해 파티는 중단되고 강압적인 철수가 진행되지만, 다른 파티 장소로 이동하려는 차량이 행렬을 빠져나와 도주에 성공하고, 어떻게든 딸을 찾아야만 하는 루이스 역시 그 뒤를 따라 황량한 사막에 들어선다.하지만 이후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군인의 총칼도 사나...

    1663호2026.01.21 06:00

  • [신간] 동물들도 살 만한 세상을 꿈꾸다
    [신간] 동물들도 살 만한 세상을 꿈꾸다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김정호 지음·어크로스·1만7500원좁은 실내 동물원에서 갈비뼈를 드러낸 채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갈비 사자’를 구조해 화제가 된 김정호 청주동물원 수의사의 에세이다. ‘동물 관람’을 위해 만들어진 청주동물원이 어떻게 늙고 아픈 사육 동물들의 보호소로 거듭나게 됐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담겼다.저자와 동물권 단체들이 농가에서 구조한 ‘웅담 채취용’ 반달가슴곰은 청주동물원에서 생애 처음 땅을 밟았다. 낙엽을 모아 곰사에 넣어주니 반달가슴곰들이 낙엽을 한 아름 안아서 자기 자리에 깐다. 인공 횃대 위에 박제처럼 서 있던 올빼미를 소나무가 많은 사육장에 풀어놓자, 소나무 가지 사이로 날아가 몸을 숨긴다. 좁은 욕조 같은 수조에 살며 곰팡이 피부병에 시달리던 수달에게 볕 잘 드는 넓은 공간을 마련해주자 햇볕을 쬐며 털을 말린다.올빼미가 소리에 예민하다는 사실을 배운 한 어린 방문객은 올빼미 사육장 앞에서 목소리를 작게 낮췄다. 어떤 학생들은 ‘동물을 위...

    1663호2026.01.21 06:00

  • [신간] ‘우리’가 경험한 또 하나의 냉전
    [신간] ‘우리’가 경험한 또 하나의 냉전

    자카르타가 온다빈센트 베빈스 지음·박소현 옮김·두번째테제·2만7000원1965~1966년 인도네시아에서 50만명 이상이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학살당했다. 심지어 희생자가 수백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 학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희생자 수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학살 이후 수십년이 지나는 동안 정확히 그 시기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기록하려는 모든 시도를 막았고, “지구상 누구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 특파원 등을 역임한 미국 기자 빈센트 베빈스는 자카르타에서 일어난 진상과 그 맥락을 밝히기 위해 12개국을 방문해 100명이 넘는 당사자, 관계자 등을 인터뷰해 이 책을 썼다.1965년 당시 소련과 중국 다음으로 큰 공산당은 인도네시아에 있었다. “인도네시아가 이토록 완벽하게 잊힌 이유는 1965~1966년에 벌어진 사건이 너무 완벽한 미국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자행된 학살을 ...

    1663호2026.01.21 06:00

  • [정태겸의 풍경](104) 경남 합천 황매산-굽이굽이 흘러가는 산맥의 바다
    [정태겸의 풍경](104) 경남 합천 황매산-굽이굽이 흘러가는 산맥의 바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날짜는 정해져 있는데 합천의 곳곳을 다 돌아야 했다. 아직 가야 할 곳이 많아서 황매산은 반드시 이날 올라야 했다. 차를 몰아 산 정상을 향해 달렸다. 해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겨울 해는 유독 달리기가 빨랐다. 해가 다 도망가기 전, 다행히 정상 바로 아래 주차장에 도착했다. 노을이 남아 있으니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은근하게 솟아오른 길을 달렸다. 마침내 산 정상에 도착했을 때, 석양은 대지 위에 머물러 있었다. 마치 많이 늦었지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선물이라며 이 광경을 보여주려는 듯이.1113m의 정상엔 세찬 바람이 불었다. 몸이 날아갈 것만 같은 폭풍 같은 그 안에서 어렵사리 눈을 뜨고 바라보니 멀리에서 흘러 내려온 백두대간의 산맥이 굽이쳐 흐르고 있었다. 산과 산이 해가 지는 방향을 향해 뻗어나가는 광경이라니.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하던가. 낮과 밤이 엇갈리는 그 시간의 저 아래 풍경은 산맥의 바다였...

    1663호2026.01.21 06:00

  • ‘에디팅 팀’이라는 유령 저자들…‘AI 책’이 쏟아진다
    ‘에디팅 팀’이라는 유령 저자들…‘AI 책’이 쏟아진다

    챗GPT 등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서 일부 출판사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막대한 양의 책을 찍어내고 있다. 번역과 기획, 저술 과정에서도 인공지능(AI)이 활용되고 있지만, AI 생성물 표기 의무 등은 전혀 없다. 신뢰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양산형 책이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생성형 AI에 대처하는 출판사 차원의 다양한 시도도 존재한다.신뢰도 물음표, 양산형 AI책들2025년 한 해에만 최소 9000종의 전자책을 출판한 A출판사의 경우 특정한 저자 이름 없이 대부분의 책이 ‘A출판사 ○○출판 에디팅팀’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다루는 분야도 경제, 고전, 인문학부터 자기계발, 패션, 식음료까지 다양하다. 표지는 거의가 똑같은 바탕에 비슷한 테마를 엮어 생성한 제목이 적혀 있는 형태다. 예를 들어 ‘아포리즘(금언·격언)’이라는 키워드로만 지난해 11월 한 달간 110여권의 전자책이 출간됐다. 이 역시 저자는 ‘인문출판 에디팅팀’이었다. 해당 시리즈에선 동...

    1663호2026.01.19 06:00

  • 느린 삶의 가치 되새기는 성찰의 시간
    느린 삶의 가치 되새기는 성찰의 시간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온전히 마음에 달려 있어요. 난 행복이란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해요.”타샤 튜더(Tasha Tudor·1915~2008)는 미국을 대표하는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작가 활동과 더불어 소박한 자급자족 생활을 실천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간 라이프 스타일로도 잘 알려져 있다.타샤 튜더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기획전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이 지난달 11일 시작해 오는 3월 15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롯데월드타워 7층)에서 열린다. 타샤 튜더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자연과 계절의 흐름에 귀 기울이며 살아간 그의 작품 세계와 삶을 조명하며 오늘날 현대인에게 필요한 느린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튜더는 23세에 그림책 <호박 달빛>으로 데뷔한 이후 <마더 구스>, <1은 하나>로 미국의 가장 ...

    1663호2026.01.16 14:59

  • [IT 칼럼] 서버는 이제 구름 너머 우주로
    [IT 칼럼] 서버는 이제 구름 너머 우주로

    폭증하는 AI 수요는 여러 과제를 낳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풀기 어려운 것이 에너지 문제다. 빅테크들은 소프트웨어가 주종목이라 RE100에 자신만만했지만, AI 시대에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턱도 없음을 깨달았다. 이제 모두 하나같이 심각하게 원전을 고민하고 있다. 실은 답답한 마음에 플랜B까지 준비하고 있는데 그건 저 하늘 너머 우주다.공상과학 같지만, 알고 보면 은근히 그럴듯하다. 우선 전력 걱정이 사라진다. 땅 위에서야 효율이 떨어진다고 알려진 태양광발전이지만, 늘 해를 받는 태양 동기 궤도에 배치되면 24시간 발전한다. 밤도 그림자도 구름도 공기도 없음으로 AI 칩쯤 충분히 돌릴 정도다. 해를 받는 위성 앞면은 불같이 끓어도 뒷면은 영하 200도 이하, 칩의 열은 방열판을 거쳐 뒷면의 차가운 우주로 방출한다. 복사 냉각. 진공과 극저온에서나 가능한 수동 냉각이다.엔비디아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무려 기가와트(GW)급, 그러니까 원전 1기 정도의 ...

    1663호2026.01.16 14:57

  • [문화캘린더] 원인 불명의 교통사고, 그 진실은?
    [문화캘린더] 원인 불명의 교통사고, 그 진실은?

    [연극] 2026 쿼드기획:〈함수 도미노〉일시 2월 20~28일 장소 대학로극장 쿼드 관람료 전석 5만원어느 도시의 평범한 횡단보도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보행자 사몬 요이치를 향해 속도를 줄이지 않은 차량이 돌진하지만, 차량은 그의 몸에 닿기 직전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듯 완파된다. 사몬은 무사했고 운전자 닛타 나오키 역시 경상에 그쳤으나, 조수석에 타고 있던 닛타의 아내는 중상을 입는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이는 모두 6명. 보험조사원 요코미치 마사코는 이들을 다시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하지만, 누구도 자신이 본 장면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조사 과정에서 목격자 중 1명인 마카베 카오루의 발언을 계기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일본 현대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 마에카와 토모히로의 대표작 <함수 도미노>는 이 원인 불명의 사고를 출발점으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밀도 높게 그려낸다. ...

    1662호2026.01.14 06:00

  • [시네프리뷰]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청년이기에 가능했던 무모한 도전의 미학
    [시네프리뷰]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청년이기에 가능했던 무모한 도전의 미학

    감독이 기록하고자 했던 것은 이념이나 진영정치에 휩쓸린 무력한 개인이 아니라 무모했지만 나름의 의미 있는, 청년이기에 가능했던 도전 자체의 미학이다.제목: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SHOW ME THE JUSTICE)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106분장르: 다큐멘터리감독: 이일하출연: 김창인, 김현진개봉: 2025년 12월 28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제작/배급: 익스포스필름누구더라. 가물가물했다. 이일하 감독의 영화 <청년정치백서>는 2명의 청년정치인의 삶을 좇는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청년화랑 김현진 대표.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에 도전한 청년이다. 김현진씨는 확실히 모른다. 기억날 듯 말 듯한 사람은 ‘청년담론’이라는 단체에 소속돼 있던 김창인씨였다. 그는 같은 선거에서 정의당 청년비례대표에 도전했다. 그때 선거에서 정의당은 청년비례를 기호 상위권에 앞세우는 전략...

    1662호2026.01.1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