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이 유행이다. 한쪽에서는 종이에 베인 상처를 토로하며 각혈하는 일제강점기 예술가들이, 다른 한쪽에서는 실업과 굶주림으로 서로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대공황기 서민들이 무대 위를 가득 메운다. 내부로 향한 폭력과 외부로 발사된 폭력을 다루는 이 작품들은 ‘코스피 5000’시대의 명암을 미학적으로 되짚게 한다. 일제강점기 조선 예술가들의 고뇌와 낭만이 교차하던 ‘문예 시대’부터 실업과 자살, 폭력이 일상이던 미국 ‘대공황 시대’까지. 같은 시간대 다른 공간의 폭력적 상황은 무대의 언어로 묻는다. 당신은 지금 시스템이 만들어낸 숫자의 풍요를 만끽하고 있는가?문예 시대 각혈은 억압의 분출심연을 알아주는 팬을 만나면 사랑에 빠지는 게 당연하다. 뮤지컬 <팬레터>(한재은 작·작사, 박현숙 작곡, 김태형 연출, 신선호 안무, 라이브㈜ 제작)는 일제강점기에도 순수예술을 해보자고 결성된 7인회의 천재 작가 해진(에녹·김종구·김경수·이규형 분)의 오랜 팬 세훈(문성일·...
1666호2026.02.06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