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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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2025.12.12
  • 대법관 100명 증원···코웃음 칠 일이 아닌 이유
    대법관 100명 증원···코웃음 칠 일이 아닌 이유

    72.3%. 대법원이 지난해 1~5월 처리한 민사 본안 사건 가운데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한 비율이다. 상고법원에 올라간 10건 중 7건이 이유도 모른 채 대법원 판단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심리불속행 기각률은 수년간 70%대를 유지하고 있다.그렇다면 대법원 심리불속행은 어떤 절차로 진행될까. 먼저 상고이유서와 답변서가 제출되면 모든 사건은 일단 대법관의 업무를 보조하는 재판연구관에게 배정된다. 연구관이 사건을 훑어보고 심리불속행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보고서 표지에 ‘심리불속행’이라 표기해 주심대법관에게 보고한다. 이후 이 사건의 처리는 검토 연구관의 의견대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박시환 ‘대법원 상고사건 처리의 실제 모습과 문제점’). 즉 대법관들이 제대로 사건을 읽어보지도 못하는 구조란 이야기다.이렇게 사건을 대법관 대신 연구관이 처리하는 이유는 하나다. 사건 수에 비해 대법관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사법연감을 보면 2023년 기준 상고사건은...

    1630호2025.05.26 06:00

  • 이재명에게 한 초고속 재판, 우린 왜 안 되나요
    이재명에게 한 초고속 재판, 우린 왜 안 되나요

    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지난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처리한 과정은 그야말로 ‘초고속’이었다.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지 34일 만에, 전원합의체에 사건을 회부한 지 9일 만에 판결이 나왔다.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임 후 신속한 재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재명 판결에서 대법관 5명은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우리 헌법과 법률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했다. 신속한 재판의 중요성은 그 자체로는 맞다. 문제는 누구에게나 이재명 사건처럼 신속한 재판 받을 권리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을 받기까지 무려 13년 8개월이 걸렸다. 현재도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낸 현금화명령 신청사건을 3년째 심리하고 있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법원 판단을 기다리다 생을 마감했다. 비...

    1630호2025.05.26 06:00

  • “청년들에겐 시도할 권리가 있다”…유럽에서 본 ‘오래된 미래’
    “청년들에겐 시도할 권리가 있다”…유럽에서 본 ‘오래된 미래’

    농업·농촌의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농사 규모는 커졌지만, 농민들은 오히려 빚에 시달린다. 진입장벽은 높아졌지만, 소득은 여전히 타 산업에 미치지 못한다. 농사를 짓겠다는 청년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기후위기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해마다 심해진다. 자국 농산물은 가격 경쟁에서 밀려 설 자리를 잃고, 값싼 외국산에 시장을 내준다.이런 상황에서 유럽의 농민들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와 공동체적 기반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5일까지 한국 농민과 전문가 등 17명이 공익재단 대산농촌재단의 지원을 받아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3개국의 농촌 현장을 찾았다.주간경향도 이 여정에 참여했다. 유럽과 한국의 조건은 다르지만, 유럽이 ‘오래된 미래’로서의 농업·농촌에 왜 다시 주목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는지를 살폈다. 한국의 농민들은 또 무엇을 느꼈을까. 주간경향은 두 차례에 걸쳐 ‘유...

    2025.05.12 06:00

  • ‘노른자 땅’에 아파트 대신 도시 텃밭···한국과는 다른 독일
    ‘노른자 땅’에 아파트 대신 도시 텃밭···한국과는 다른 독일

    독일 남서부에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카를스루에. 라인강을 경계로 프랑스와 닿아 있는 이 도시엔 주민 30만명이 산다.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카를스루에 라인강변에 있는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 단지를 방문했다. 클라인가르텐이란 ‘작은 정원’이란 뜻으로, 독일에서는 도시 텃밭을 말한다. 이 동네에 사는 노르베르트가 아침부터 나와 밭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단지에는 네모반듯한 텃밭 구획이 122개 있는데, 노르베르트는 한 구획을 빌려 텃밭 농사를 짓는다. 구획당 면적은 300㎡(세로 25mΧ가로 12m·약 90.75평)이다.이곳에서 그는 양파, 비트, 딸기, 상추 따위를 키운다. 독일 연방 클라인가르텐법(BKleingG)에 따라 재배 공간은 전체 면적의 3분의 1 이상이 돼야 한다. 나머지는 오두막, 벤치, 수도, 작은 나무 등으로 채웠다. 오두막은 잠시 쉬는 용도일 뿐, 거주하며 생활하는 건 금지돼 있다. 화장실도 설치할 ...

    2025.05.12 06:00

  • [종교와 정치] 한국 교회는 왜 반동성애 중심에 섰을까
    [종교와 정치] 한국 교회는 왜 반동성애 중심에 섰을까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의 핵심 주장은 ‘반동성애’다. 일부 보수성향 시민단체와 목회자들이 반동성애 활동을 한 지는 꽤 오래됐다. 문제는 최근 ‘한국 교회’가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다.지난해 10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 광장 일대에서 열린 ‘한국 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는 한국 교회가 반동성애 활동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손 목사와 서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등 교회들이 직접 연합예배를 조직했고, 각 교단 총회가 참여를 결의했다. 모인 사람은 경찰 추산 23만명, 주최 측 추산 110만명. 규모도 사상 최대였다.이것은 종교일까, 정치일까, 아니면 그 무엇일까. 연합예배는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끈 단체 세이브코리아(Save Korea)와 뗄 수 없다. 반동성애 활동을 해온 목회자들이 세이브코리아에 다수 참여했고, 연합예배의 추동력은 탄...

    1627호2025.05.05 06:00

  • [종교와 정치] 극우파의 약진 뒤에 기독교 우파가 있다
    [종교와 정치] 극우파의 약진 뒤에 기독교 우파가 있다

    4월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세계 130개국에서 온 대표단이 조문 외교에 동참했다. 교황은 생전에 전쟁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을 비판했으며, 선종 직전까지 미국 부통령을 만나 이민자들의 권리를 옹호한 인물이다. 프란치스코의 사회적 메시지가 워낙 강력했고, 더군다나 세계가 전쟁과 갈등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라 ‘조문의 정치학’이 어느 때보다 복잡했다. 교황 선종 직후 몇몇 이스라엘 정치인이 소셜미디어에 애도 글을 올렸지만, 이스라엘 외교부는 외교관들에게 애도 메시지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애도를 표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메시지조차 없었다.공식 조문단 맨 앞자리는 프란치스코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차지했다. 극우 자유지상주의자 밀레이는 2023년 대선 때 프란치스코를 “사회정의를 옹호하는 멍청이”라고 불렀던 인물이다. 그 옆에는 바티칸을 둘러싸고 있...

    1627호2025.05.05 06:00

  • [종교와 정치]  전광훈을 바라보는 국힘의 복잡미묘한 시선
    [종교와 정치] 전광훈을 바라보는 국힘의 복잡미묘한 시선

    지난 4월 26일 토요일 오후 “스톱 더 스틸, 윤 어게인”이라는 구호가 확성기를 타고 울려퍼졌다. 귀청을 찢는 시위대의 등장에 시민들의 이목이 일순간 집중됐다. 연단이 마련된 봉고 트럭에 올라탄 한쌍의 남녀는 목이 터져라 “사전투표 폐지, 윤 어게인”을 외쳤다. 트럭 뒤에는 ‘자유수호’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인 승용차가 뒤따랐고, 태극기를 흔들며 찬송가를 부르는 교인들이 따라 걷고 있었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도로를 천천히 행진한 이들의 가두시위는 이날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세종시 가두행진이었다.지역 축제를 즐기러 많은 사람이 거리에 나와 있던 참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주택가에서 이래도 되냐”며 호위하는 경찰에 항의했고, 아이들은 귀를 막았다. 시위대가 멀어지고 나자 “뭐야 윤석열이네” 같은 짜증 섞인 투덜거림이 들려왔다.■“윤 복귀” “부정선거” 비상계엄의 기억 소환‘태극기 집회’의...

    1627호2025.05.05 06:00

  • [종교와 정치] 극우의 아이콘 된 손현보···믿는다, ‘여의도 우파’ 부활
    [종교와 정치] 극우의 아이콘 된 손현보···믿는다, ‘여의도 우파’ 부활

    부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서쪽으로 40여 분을 달리면 강서구 송정동에 있는 국가산업단지가 나온다. 주택가도, 상가도 없이 화물차와 공장만 덩그러니 있는 인적 드문 이곳에는 6724㎡(2034평) 거대한 대지 위에 세워진 대형 교회가 있다. 등록 신자가 1만여명이 넘고, 매주 참석인원은 3500명에 달하는 세계로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는 손현보다.손현보. 이 세 글자는 지난해 10월 이전까지 일반 대중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반년도 안 돼 손 목사는 ‘아스팔트 우파의 선지자’, ‘극우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1월 11일 서울 국회의사당 인근 지역을 시작으로,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직전까지 전국 각지에서 매주 토요일 집회, 세이브코리아(Save Korea)를 열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등이 바로 이 집회에서 연사로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 3월 1일 세이브코리아에 와서 두 손 모으고 기도를 한 국민의힘 의원만 37명에...

    1627호2025.05.05 06:00

  • 이재명, 중도층 확장세 뚜렷…국힘 쇄신 여부가 막판 변수
    이재명, 중도층 확장세 뚜렷…국힘 쇄신 여부가 막판 변수

    6·3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최근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한때 ‘강성 지지층’에 갇혀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와 ‘높은 비호감도’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지만, 최근 여론 지표들은 그의 지지 기반이 핵심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통령 탄핵 이후 반성과 쇄신 없는 국민의힘과 뚜렷한 경쟁 주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 후보가 중원의 마음마저 사로잡으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여론조사 상승세 탄 이재명, 대세론 굳히기 들어갔나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이재명 후보의 뚜렷한 상승세를 뒷받침한다. 특히 선거 승패를 가를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중도층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 4월 3주차(14~16일 무선전화면접·전국 18세 이상 10...

    2025.04.28 06:00

  • 광장의 외침은 어디로···진보 어젠다가 사라졌다
    광장의 외침은 어디로···진보 어젠다가 사라졌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선에서는 그 어느 선거 때보다 ‘성장’이 주요 경제 어젠다로 부상해 전체 선거 국면을 이끌고 있다. 유력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제조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 에너지 공급망 혁신, 전략적 첨단산업 육성 등을 골자로 한 ‘3·4·5 성장비전’(잠재 성장률 3%, 4대 수출 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을 제시하며 성장 동력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전 국민에게 연 25만원을 지역화폐 형식으로 제공하는 기본소득, 불평등 완화, 복지 확대 등 분배 중심의 정책을 강조했던 것과는 결이 다르다.당시 이 후보는 탄소세 및 국토보유세 같은 목적세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는데, 이는 고탄소 배출 기업이나 고자산층을 주요 과세 대상으로 삼는 ‘부자 증세’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4월 18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 나온 그는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손쉽게 증세를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증...

    1626호2025.04.28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