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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2026.01.19
  • 0% 시대는 가고 15% 시대가 왔다…자유무역은 끝났나
    0% 시대는 가고 15% 시대가 왔다…자유무역은 끝났나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산 자동차는 한국지엠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였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만든 이 차량은 미국에서만 29만5099대를 팔았다. 현대차 아반떼(23만596대), 코나(22만2199대)의 미국 수출 기록을 가뿐하게 넘겼다. 4위는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만든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17만8066대). 이 차량은 직전 해에 1위 기록을 세웠다.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2012년 3월 발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0%가 되자 한국지엠을 미국 수출 기지로 활용했다. 지난해까지 이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 있는 일본산 소형 SUV(혼다 HR-V, 스바루 크로스트랙)들은 관세 2.5%를 이고 한국지엠 차와 경쟁해야 했다.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월 진행된 한국·유럽연합(EU)·일본과의 통...

    1641호2025.08.11 06:00

  • “트럼프발 안보 쓰나미 몰려와도 기회는 있다”
    “트럼프발 안보 쓰나미 몰려와도 기회는 있다”

    한·미 간 통상 협상은 타결됐고, 이제 안보 협상이 남았다.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조정,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난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어느 하나 쉬운 협상이 없다.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래’ 기술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우리의 이익을 지켜낼 수 있는 정교한 협상 전략이 요구된다.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변화하는 국제 환경에 맞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동맹 관리를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다. 국방부 기획조정실장(2017~2020)을 지낸 그는 한반도 확장 억제, 미·중 전략 경쟁 등을 연구해왔다. 그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안보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미국의 전략 변화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수동적인 대응을 넘어 한국 주도의 동맹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지난 8월 5일 서울 종로구 세종연구소 연구실에서 김 수석연구위원을 만났다.“안보 쓰나미는 미국의 전략 변화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수동적인 대응을 넘어 한국 주도...

    2025.08.11 06:00

  • 숨 막히고 비지땀 흘러도···그 노동엔 에어컨이 없었다
    숨 막히고 비지땀 흘러도···그 노동엔 에어컨이 없었다

    폭염은 모두에게 닥치지만, 모두가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에어컨을 틀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어떤 이들에겐 가능하지 않다. 에어컨 없는 실내 작업장,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이 특히 그렇다. 노동자는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할 수밖에 없지만, 국가와 기업은 위험을 방치한다. 폭염의 대가는 온전히 노동자 개인이 치르고 있다.지난 7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쿠팡의 물류시설인 서울 양재동 서브허브를 방문했다. 쿠팡은 민주당 의원들이 차폐식 대형 냉방구역을 살펴본 뒤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쿠팡은 냉장설비를 대폭 확충해 여름에 시원하다고 홍보도 한다. 반면 쿠팡 일을 해본 이들이 인터넷에 올린 후기엔 “여름 쿠팡은 지옥”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 노동환경은 어떨까. 기자가 직접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 노동을 해봤다.에어컨 없는 찜통 물류창고“올해 일한 것 중에 어제가 제일...

    2025.08.04 06:00

  • 괴물 폭우에 지도가 바뀐 마을…“과연 어디는 안전할까”
    괴물 폭우에 지도가 바뀐 마을…“과연 어디는 안전할까”

    “살긴 살아야 하는데 과연 다시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과연 어디는 안전할까.”정매연씨(62)는 20대 때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마일1리에 시집온 이래 이 마을에서 40년을 살았다. 2011년부터는 민박집을 짓고 체험형 농원을 꾸렸다. 마을을 감싼 연인산에서 발원해 북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이 민박집 바로 뒤에 자리했다. 하천과 텃밭, 화단을 손님들은 좋아했다. 농원은 가족의 생계수단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20일 ‘괴물’이라 불린 폭우가 지나간 후 정씨 부부의 3채짜리 민박집은 1채만 남았다. 남은 1채도 하천 쪽으로 무너진 비탈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있을 뿐이었다. 수확을 코앞에 뒀던 고추 하우스 2동이 토사에 휩쓸려 뻘밭이 됐다. 하천 쪽으로 쌓은 축대가 무너지면서 정성껏 가꾼 화단과 텃밭의 일부, 사과나무가 있던 땅덩이가 떠내려갔다.그날 하루 가평군 조종면에는 233.5㎜의 비가 내렸다. 저지대가 침수될 정도의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이...

    1640호2025.08.04 06:00

  • 고향은 사라지고 컨테이너만 남았다
    고향은 사라지고 컨테이너만 남았다

    지난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산불이 났을 때 인접한 영양에선 TV 화면으로 본 피해가 자신들에게 곧 닥칠 위험이란 걸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사흘 뒤 화염은 순식간에 영양은 물론 안동 풍천면과 청송군, 영덕군까지 번졌고 주민들의 일상은 송두리째 망가졌다. 주간경향은 낮 기온이 38도를 넘나드는 지난 7월 25일 넉 달 전 산불피해를 겪은 영양군을 찾았다. 이들은 몇 달간의 대피소를 거쳐 현재는 임시조립주택(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다. 온전한 내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몇 개월, 아니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산불 이재민들이 지난 몇 개월간 겪은 고통은 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본 경남 산청, 경기 가평 등의 이재민들에게 되풀이될 수 있는 미래다. 기후재난이 초광역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논과 골짜기가 유독 많아 오래전부터 답곡(畓谷)이라 불린 영양 답곡리의 평화는 지난...

    1640호2025.08.04 06:00

  • ‘연구윤리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이진숙이 남긴 것
    ‘연구윤리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이진숙이 남긴 것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 직후인 지난 7월 21일.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낙마한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자료를 냈다. 이진숙 충남대 교수는 제자의 학위 논문과 유사한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제자가 아니라 자신을 제1저자로 표기한 사례가 여러건 발견됐다. 부정 저자 표시, 중복 게재 등 연구부정 의혹이 일었다.이날 교육부가 낸 자료는 이 교수의 인사청문회 발언의 연장선에 있다. 지도교수-대학원생 간 기여도를 고려해 제1저자를 결정해야 하며, 연구부정 검증 책임이 있는 기관·단체가 이미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앞서 이 교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공계의 연구 관행’을 언급하며 “(제가)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했다.지명철회로 일단락됐지만 이 교수를 둘러싼 연구부정 의혹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교육부...

    1639호2025.07.28 06:00

  • [단독] 한국 학술지 수준 어땠길래…‘국제기준 미달 123개’
    [단독] 한국 학술지 수준 어땠길래…‘국제기준 미달 123개’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전 세계 학술지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등급 평가에서 적잖은 수의 한국 학술지들이 ‘부실 의심 학술지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 이상은 국내의 대표적인 학술지 평가 제도인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돼 있다. 한국의 학술지 평가 기준이 국제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연구자들은 “개별 학술지들도 그간의 논문 심사, 출판 관행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주간경향이 노르웨이 고등교육역량위원회, 핀란드 출판포럼(JUFO)이 각각 작성하는 학술지 평가를 확인한 결과, 두 기관 중 최소한 한 곳에서 ‘레벨 0’ 등급을 받은 국내 학술지는 123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기관은 서로 다른 학술지 등급 체계를 갖고 있는데, 두 기관 모두 레벨 0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공식적인 연구 결과로 인정하지 않는다.한국 학술지 123개가 레벨 0노르웨이는 국가기관인 고등교육역량위원회가 학술 연구의 질에 ...

    2025.07.28 06:00

  • 이상과 현실 사이…고교 내신 절대평가 왜 안 될까
    이상과 현실 사이…고교 내신 절대평가 왜 안 될까

    “물리를 들으면 등급이 두 개는 더 떨어질 것 같은데 그래도 들어야 할까요. 아니면 공대 포기하고 내신을 올릴까요?”한 유명 입시컨설팅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고등학생의 질문이다. 이 학생은 기계공학과 진학이 목표였지만, 2학년 선택과목에서 물리나 역학을 택할 경우 적은 수강 인원에 따른 내신 등급 하락을 우려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학생은 선택과목에서 실용영어회화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수강인원이 적어 내신등급에 불리할 것으로 예상돼 결국 수강인원이 많은 과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연을 적었다.두 학생은 학교도 희망 진로도 다르지만, 똑같은 주제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원하는 선택을 할 것이냐’ 아니면 ‘성적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할 것이냐’다. 내신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본격화된 충돌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자던 고교학점제가 오히려 학생들의 선택을 한쪽으로 내모는 억제기로 작동하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상대평가라는 ‘맞지 ...

    1638호2025.07.21 06:00

  • 잊을 만하면 반복된 정책 수사…선 넘은 ‘윤석열 검찰’
    잊을 만하면 반복된 정책 수사…선 넘은 ‘윤석열 검찰’

    “IMF(국제금융기구) 사태의 책임은 정치적·도의적·행정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며, 정책 선택에 대해 형사책임을 지운다면 고대 그리스법·제도 이후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200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될 것.”1999년 6월 서울지방법원(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른바 ‘환란(換亂)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외환위기가 불거진 1997년 경제부총리였던 강경식씨와 청와대 경제수석 김인호씨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직무유기·직권남용)로 구속기소 됐다. 변호인단은 최후 변론에서 실패한 정책에 대한 형사 처벌이 대의민주주의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수사의 부당함을 강변했다.정책 결정에 대한 검찰 수사의 효시가 된 이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분이 ‘환란 사건’이라는 초유의 수사를 가능케 했다. 외환위기 직후 열린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경...

    1637호2025.07.14 06:00

  • 감사의 탈 쓴 징벌에 영혼 털려···국토부 직원 “요직도 싫다”
    감사의 탈 쓴 징벌에 영혼 털려···국토부 직원 “요직도 싫다”

    [단독]문 정부 시절 집값 통계 싸고 2년 7개월간 무자비한 감사와 수사“우릴 잡범 만들어” 국토부 등 트라우마…내부 불신 확대도 문제윤석열 정부는 집값이 폭등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지시를 받은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상승률 통계를 조작했다고 의심했다. 집권 기간 내내 감사원과 검찰을 앞세워 감사·수사를 벌인 것이 이른바 ‘통계 조작 의혹’ 사건이다. 이례적으로 장기간 이어진 감사와 수사를 거치는 동안 해당 기관들은 초토화됐다.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저하됐고,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들이 서로를 불신하게 됐다. 내부에선 “조직을 갈라친 악의적 감사였다”는 말이 나오고,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최소한으로만 일한다”는 무력감도 감돌았다.지난 3월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병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관련 공판에서는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윤성원 전 국토...

    1637호2025.07.1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