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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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2025.12.07
  • 괴물 폭우에 지도가 바뀐 마을…“과연 어디는 안전할까”
    괴물 폭우에 지도가 바뀐 마을…“과연 어디는 안전할까”

    “살긴 살아야 하는데 과연 다시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과연 어디는 안전할까.”정매연씨(62)는 20대 때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마일1리에 시집온 이래 이 마을에서 40년을 살았다. 2011년부터는 민박집을 짓고 체험형 농원을 꾸렸다. 마을을 감싼 연인산에서 발원해 북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이 민박집 바로 뒤에 자리했다. 하천과 텃밭, 화단을 손님들은 좋아했다. 농원은 가족의 생계수단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20일 ‘괴물’이라 불린 폭우가 지나간 후 정씨 부부의 3채짜리 민박집은 1채만 남았다. 남은 1채도 하천 쪽으로 무너진 비탈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있을 뿐이었다. 수확을 코앞에 뒀던 고추 하우스 2동이 토사에 휩쓸려 뻘밭이 됐다. 하천 쪽으로 쌓은 축대가 무너지면서 정성껏 가꾼 화단과 텃밭의 일부, 사과나무가 있던 땅덩이가 떠내려갔다.그날 하루 가평군 조종면에는 233.5㎜의 비가 내렸다. 저지대가 침수될 정도의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이...

    1640호2025.08.04 06:00

  • 고향은 사라지고 컨테이너만 남았다
    고향은 사라지고 컨테이너만 남았다

    지난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산불이 났을 때 인접한 영양에선 TV 화면으로 본 피해가 자신들에게 곧 닥칠 위험이란 걸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사흘 뒤 화염은 순식간에 영양은 물론 안동 풍천면과 청송군, 영덕군까지 번졌고 주민들의 일상은 송두리째 망가졌다. 주간경향은 낮 기온이 38도를 넘나드는 지난 7월 25일 넉 달 전 산불피해를 겪은 영양군을 찾았다. 이들은 몇 달간의 대피소를 거쳐 현재는 임시조립주택(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다. 온전한 내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몇 개월, 아니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산불 이재민들이 지난 몇 개월간 겪은 고통은 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본 경남 산청, 경기 가평 등의 이재민들에게 되풀이될 수 있는 미래다. 기후재난이 초광역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논과 골짜기가 유독 많아 오래전부터 답곡(畓谷)이라 불린 영양 답곡리의 평화는 지난...

    1640호2025.08.04 06:00

  • ‘연구윤리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이진숙이 남긴 것
    ‘연구윤리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이진숙이 남긴 것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 직후인 지난 7월 21일.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낙마한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자료를 냈다. 이진숙 충남대 교수는 제자의 학위 논문과 유사한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제자가 아니라 자신을 제1저자로 표기한 사례가 여러건 발견됐다. 부정 저자 표시, 중복 게재 등 연구부정 의혹이 일었다.이날 교육부가 낸 자료는 이 교수의 인사청문회 발언의 연장선에 있다. 지도교수-대학원생 간 기여도를 고려해 제1저자를 결정해야 하며, 연구부정 검증 책임이 있는 기관·단체가 이미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앞서 이 교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공계의 연구 관행’을 언급하며 “(제가)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했다.지명철회로 일단락됐지만 이 교수를 둘러싼 연구부정 의혹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교육부...

    1639호2025.07.28 06:00

  • [단독] 한국 학술지 수준 어땠길래…‘국제기준 미달 123개’
    [단독] 한국 학술지 수준 어땠길래…‘국제기준 미달 123개’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전 세계 학술지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등급 평가에서 적잖은 수의 한국 학술지들이 ‘부실 의심 학술지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 이상은 국내의 대표적인 학술지 평가 제도인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돼 있다. 한국의 학술지 평가 기준이 국제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연구자들은 “개별 학술지들도 그간의 논문 심사, 출판 관행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주간경향이 노르웨이 고등교육역량위원회, 핀란드 출판포럼(JUFO)이 각각 작성하는 학술지 평가를 확인한 결과, 두 기관 중 최소한 한 곳에서 ‘레벨 0’ 등급을 받은 국내 학술지는 123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기관은 서로 다른 학술지 등급 체계를 갖고 있는데, 두 기관 모두 레벨 0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공식적인 연구 결과로 인정하지 않는다.한국 학술지 123개가 레벨 0노르웨이는 국가기관인 고등교육역량위원회가 학술 연구의 질에 ...

    2025.07.28 06:00

  • 이상과 현실 사이…고교 내신 절대평가 왜 안 될까
    이상과 현실 사이…고교 내신 절대평가 왜 안 될까

    “물리를 들으면 등급이 두 개는 더 떨어질 것 같은데 그래도 들어야 할까요. 아니면 공대 포기하고 내신을 올릴까요?”한 유명 입시컨설팅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고등학생의 질문이다. 이 학생은 기계공학과 진학이 목표였지만, 2학년 선택과목에서 물리나 역학을 택할 경우 적은 수강 인원에 따른 내신 등급 하락을 우려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학생은 선택과목에서 실용영어회화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수강인원이 적어 내신등급에 불리할 것으로 예상돼 결국 수강인원이 많은 과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연을 적었다.두 학생은 학교도 희망 진로도 다르지만, 똑같은 주제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원하는 선택을 할 것이냐’ 아니면 ‘성적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할 것이냐’다. 내신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본격화된 충돌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자던 고교학점제가 오히려 학생들의 선택을 한쪽으로 내모는 억제기로 작동하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상대평가라는 ‘맞지 ...

    1638호2025.07.21 06:00

  • 잊을 만하면 반복된 정책 수사…선 넘은 ‘윤석열 검찰’
    잊을 만하면 반복된 정책 수사…선 넘은 ‘윤석열 검찰’

    “IMF(국제금융기구) 사태의 책임은 정치적·도의적·행정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며, 정책 선택에 대해 형사책임을 지운다면 고대 그리스법·제도 이후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200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될 것.”1999년 6월 서울지방법원(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른바 ‘환란(換亂)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외환위기가 불거진 1997년 경제부총리였던 강경식씨와 청와대 경제수석 김인호씨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직무유기·직권남용)로 구속기소 됐다. 변호인단은 최후 변론에서 실패한 정책에 대한 형사 처벌이 대의민주주의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수사의 부당함을 강변했다.정책 결정에 대한 검찰 수사의 효시가 된 이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분이 ‘환란 사건’이라는 초유의 수사를 가능케 했다. 외환위기 직후 열린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경...

    1637호2025.07.14 06:00

  • 감사의 탈 쓴 징벌에 영혼 털려···국토부 직원 “요직도 싫다”
    감사의 탈 쓴 징벌에 영혼 털려···국토부 직원 “요직도 싫다”

    [단독]문 정부 시절 집값 통계 싸고 2년 7개월간 무자비한 감사와 수사“우릴 잡범 만들어” 국토부 등 트라우마…내부 불신 확대도 문제윤석열 정부는 집값이 폭등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지시를 받은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상승률 통계를 조작했다고 의심했다. 집권 기간 내내 감사원과 검찰을 앞세워 감사·수사를 벌인 것이 이른바 ‘통계 조작 의혹’ 사건이다. 이례적으로 장기간 이어진 감사와 수사를 거치는 동안 해당 기관들은 초토화됐다.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저하됐고,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들이 서로를 불신하게 됐다. 내부에선 “조직을 갈라친 악의적 감사였다”는 말이 나오고,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최소한으로만 일한다”는 무력감도 감돌았다.지난 3월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병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관련 공판에서는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윤성원 전 국토...

    1637호2025.07.14 06:00

  • 검사가 따져 물었다, 원전 왜 멈추냐고
    검사가 따져 물었다, 원전 왜 멈추냐고

    2020년 11월 5일, 검찰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명분은 원자력발전소(원전)인 월성1호기의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 감사원 감사에 이어 검찰까지 문재인 정부의 대표 국정과제였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해 수사에 나서면서 정국은 소용돌이쳤다.더불어민주당 쪽에선 “검찰이 정부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 “정치적 목적의 과잉수사”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원전 정책의 당부(옳고 그름)에 관한 수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와 산업부 공무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언론은 수사상황을 실시간 중계했고, 문재인 정부는 크게 흔들렸다.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그는 나중에 대선에 출마하면서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이라고 했다.그 후 월성1호기 사건은 어떻게 됐을까. 검찰은 이 사건으로 문재인 정부 인사 여러 명을 재판에 넘겼다. 대전지방법원에서 4년째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

    1637호2025.07.14 06:00

  • [단독] ‘정보 유출’ 공방에 ‘준감위 회의론’까지···확산하는 삼성생명 회계 논란
    [단독] ‘정보 유출’ 공방에 ‘준감위 회의론’까지···확산하는 삼성생명 회계 논란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회계 처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회계기준원(기준원)과 삼성생명 간 정보 유출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회계 처리 문제와 관련해 기준원에 접수된 비공개 질의·회신 내용이 삼성생명을 거쳐 제3자에게 유출됐고, 이에 대해 기준원이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삼성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공방의 핵심 요지다. 이 과정에서 삼성 계열사의 준법 준수 및 윤리 경영 의무를 감시해야 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기준원은 지난 5월 12일 삼성 준감위에 삼성생명의 준법 위반 사안에 대한 시정조치를 6월 2일까지 취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기준원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계 처리 기준의 제정·개정·해석·질의회신 업무 등을 수행하는 기구다.기준원이 ‘준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사안의 발단은 한 공인회계사가 기준원...

    1636호2025.07.07 06:00

  • 보험료로 ‘삼성 지배권’···이재명 대통령은 재벌개혁 할 수 있을까
    보험료로 ‘삼성 지배권’···이재명 대통령은 재벌개혁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자서전을 읽어봤습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넨 한마디에 순식간에 재벌 총수들 회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지난 6월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경제 6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다. 새 정부 출범 후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의 공개적인 첫 만남이었다.이날 분위기가 좋았던 건 정부 출범 초기의 ‘허니문’ 시기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도 별다른 재벌개혁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7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되긴 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민주당이 추진해온 정책이기도 하다.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이런 말도 했다. “인사 추천도 꽤 여러분한테 부탁드렸고 가능하면 그 의견을 존중하려고 합니다.” 이 회장도 화답했다. “표방하는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 철학은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입니...

    1636호2025.07.0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