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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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2026.01.16
  • “건물주와 쪽방 주민은 악어와 악어새…공생이 답”
    “건물주와 쪽방 주민은 악어와 악어새…공생이 답”

    4년 전 정부가 발표한 ‘서울역 쪽방촌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이하 공공주택사업)’은 쪽방 주민에게 기대를 품게 했다. 쪽방 주민 차재설씨는 여름에 10분 넘게 샤워를 하고, 국수를 삶아서 불기 전에 물에 헹구는 삶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쪽방의 공동 화장실에서는 수도꼭지 쟁탈전이 벌어졌고, 늘 쫓겼다. 또 다른 주민 최갑일씨는 18㎡(5.44평)의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면 친구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며칠 살더라도 인간답게”라고 했다.4년이 지나도록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는 공공주택사업은 이제는 주민들에게 ‘희망고문’이자 괴로움이다. 쪽방 주민 김호태씨는 “2021년도에 공공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쪽방 주민들이 엄청 괴로워요. 결과적으로 주민들 못살게 한 거밖에 안 돼요”라고 했다.지난 4년 쪽방 주민들은 알게 모르게 ‘그럴 가치와 쓸모가 있느냐’는 질문에 맞닥뜨려야 했다.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토지·건물주들의 주장에는 공통으로 등장하는 내용...

    1615호2025.02.10 06:00

  • 뒷걸음질 친 동자동의 4년…공공개발 끝내 좌절되나
    뒷걸음질 친 동자동의 4년…공공개발 끝내 좌절되나

    “지금은 정부가 공공개발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상황이다.”서울역 쪽방촌에서 10년 넘게 살아온 윤용주씨는 불길한 예감을 말했다. 그의 예감은 그리 틀리지 않는다. 지난 2월 5일로 ‘서울역 쪽방촌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이하 공공주택사업)’ 추진 계획이 발표된 지 만 4년이 됐다. 2021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용산구가 발표한 이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쪽방 밀집 지역인 서울역 쪽방촌을 공공 부문이 주도해 정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쪽방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쪽방 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 1250호 등 총 2410호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여러모로 놀라운 구상이었다. 기존의 재개발 사업은 대부분 민간 주도로 사업성에 중점을 두고 추진됐고, 세입자의 퇴거를 동반했다. 반면 이 사업은 쪽방 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공공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정책 기조의 일대 변화로도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창대했던 계획과 달리 사업은 한 발짝도 나...

    1615호2025.02.10 06:00

  • “트럼프의 고관세 2년 안에 끝날 수도”
    “트럼프의 고관세 2년 안에 끝날 수도”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Robert D. Putnam)의 양면게임(Two-Level Game) 이론에 따르면 외교정책은 정치적 제약, 이해관계자, 여론 등 ‘국내적 수준(Domestic Level)’이 허용한 범위(Win-Set) 내에서 추진된다. 이는 미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를 향해 무절제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역시 국내적 수준이 용인한 범위 안에서 움직인다. 여론의 지지, 국회 동의 없는 외교정책은 파급력이 없기 때문이다.그런데도 미국 외교정책에 관한 관심은 오직 트럼프, 즉 미국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개인적 성향에만 쏠린다. 관세 폭탄, 이민자 추방과 같은 자극적인 발언은 마치 그를 견제할 장치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한국에서 쏟아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우려 역시 그의 개인적 성향에 초점을 맞출 뿐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고려는 빠졌다.지난 1월 2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

    1614호2025.01.27 06:00

  • “통상 문제는 적극 나서고…방위비는 차근차근 대응”
    “통상 문제는 적극 나서고…방위비는 차근차근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년 만에 돌아왔다. 미국에서 정권 교체를 당한 대통령이 정권을 직접 탈환한 역사는 제22와 제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정권 교체에 맞춰 외교노선을 전환했던 나라들은 4년 만에 정책 재전환 시기를 맞았다. ‘가치’ 외교를 표방했던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미국 대통령이 트럼프에서 조 바이든으로 바뀌고 난 뒤 1년여가 지나 한국에서도 정권 교체가 있었다. 새로 등장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가 함께 만든 관계를 재건·복원해야 할 대상으로 평가했다. 이제는 그때 뱉은 말을 주워 담아야 할 상황이 됐다. 학계에서도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는 트럼프식 외교를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부’가 상대해야 한다.조현 전 유엔대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 4년 동안 한국에서 외교부 2차관, 1차관, 유엔대사 등을 지냈다. 40여 년의 외교관 생활 중 절반 가까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강대국들을 상...

    1614호2025.01.27 06:00

  • 트럼프와 북핵…허무한 윤석열의 2년 반
    트럼프와 북핵…허무한 윤석열의 2년 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일성은 국제사회에 던지는 경고에 가까웠다.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는 선언부터 “(미국이) 더는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까지 모두 ‘미국 우선주의’를 떠올리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미국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선 높은 관세를 뚫든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생산하라는 선택지도 국제사회에 던졌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당시 우대받았던 동맹, 우호국도 예외는 없을 전망이다.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열린 취임식에서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2월 1일에 (부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트럼프 1기-바이든-트럼프 2기로 이어진 미국 정치의 변화는 국제질서 변화의 역사가 됐다. 이익, 거래, 양자주의에 집중했던 세계는 이념, 규범, 다자주의로 이행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1기 때와 같이 미국 이익에 기반한 ‘선택적 관여’, 힘의 균형을 맞추는 ‘역외 균형자’ ...

    1614호2025.01.27 06:00

  • “휴머노이드는 주권…한국, 피지컬 AI 승산 있어”
    “휴머노이드는 주권…한국, 피지컬 AI 승산 있어”

    생성형 인공지능(AI) 발달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하 휴머노이드)과 함께 사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국내외 기업들은 휴머노이드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휴머노이드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주간경향은 지난 1월 14일 경기도 안산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서 한재권 로봇공학과 교수를 만나 국내 휴머노이드 개발 현황과 공존을 위한 얘기를 들었다. 한재권 교수는 로봇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로봇 공학자다. 미국 버지니아대 재학 당시 미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를 제작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재난구조용 휴머노이드 ‘똘망’ 등을 개발했다. 현재는 ㈜에이로봇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하며 연구실에서 개발한 로봇을 상품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 교수는 “휴머노이드는 국력과 주권으로 연결되는 기술”이라며 “생성형 AI에서는 밀렸지만, 물리적 AI라는 새로운 시대에는 한국이 기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1613호2025.01.20 06:00

  • ‘현실로 성큼’ 로봇 세상…미래 먹거리 경쟁 불붙다
    ‘현실로 성큼’ 로봇 세상…미래 먹거리 경쟁 불붙다

    “로봇을 위한 챗GPT의 모멘트가 다가오고 있다.”생성형 인공지능(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로봇 개발과 자율주행을 위한 플랫폼 ‘코스모스’ 출시를 예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2년 등장한 챗GPT가 AI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AI와 로봇이 결합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하 휴머노이드)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사했다.젠슨 황 CEO는 지난 1월 6일 ‘CES 2025’ 기조연설을 할 때는 협업 기업들이 개발한 휴머노이드와 함께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물리적(Physical) AI 모델은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많은 양의 실제 데이터와 테스트가 필요하다”며 “(코스모스는) 개발자에게 이런 데이터를 쉽게 생성할 방법을 제공하고 개발자는 이를 미세 조정해 맞춤형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리적 AI는...

    1613호2025.01.20 06:00

  • “국가의 2차 가해, 법의 심판 받게 하고 싶었다”
    “국가의 2차 가해, 법의 심판 받게 하고 싶었다”

    지금으로부터 42년 전인 1983년의 일이다. 대학 입학 2년 뒤 군 복무 중이었던 박만규 목사는 그해 9월 경기 과천 국군보안사령부 분소 인근의 한 아파트에 끌려갔다. 열흘간 고문을 당한 그는 보안사로부터 대학 동아리 동료들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지속해서 사찰을 당하게 된다. 학생군사교육단(ROTC) 후보생이었던 이종명 목사 역시 충남도청 부근의 보안부대로 끌려가 일주일간 고문을 당하고 같은 일을 겪었다. ‘붉은색을 푸르게 한다’라는 신군부의 이른바 녹화 공작 피해자가 된 것이다. 훗날 ‘대학생 강제징집·프락치 강요 사건’으로 명명된 이 사건에 대해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권위주의 정권이 자행한 대규모 인권침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는다. 박만규·이종명 목사는 2022년 12월 진실화해위로부터 이 사건의 피해자로 인정받았다.이듬해 두 사람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그런데 가해자인 ‘국가’의 태도에 충격을 받...

    1612호2025.01.13 06:00

  • 사죄 대신 싸우려는 국가, 왜 피해자에 이기려 하나
    사죄 대신 싸우려는 국가, 왜 피해자에 이기려 하나

    부산 영도구에 살던 일곱 살 꼬마는 친구들과 세발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영도대교 건너 남포동 일대와 자갈치시장을 자주 쏘다녔다. 1975년의 어느 날도 그런 날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영도대교를 달리다 건널목 앞에서 신호가 바뀌었다. 친구들은 먼저 달려 나간 뒤였다. 홀로 남아 신호등 색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소년 앞에 화물 탑차가 멈춰 섰다. 훗날 설수영씨(56)가 “골백번도 더 떠올리는” 인생이 바뀐 순간이다. “갑자기 물건처럼 들려 탑차 안으로 내던져졌어요. 그 안에 이미 적지 않은 아이들이 있더라고요.” 설씨의 형제복지원 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설씨는 군대식 생활을 하며 형제복지원 내 건설 현장 등에서 강제노역을 했다. 구타는 일상이었다. 누군가 밥을 흘리면 아이들 전부가 몇 시간이고 토끼뜀을 뛰었다. ‘줄빠따’ 신고식에선 평생 다리를 저는 장애도 갖게 됐다. 도망친 아이가 죽도록 맞은 뒤 “거적에 싸여 수레에 실려 나가는 장면”도 여러 번 봤다. 거적에선 피가...

    1612호2025.01.13 06:00

  • 원인 규명에 시간 필요…“조용히 기다려야”
    원인 규명에 시간 필요…“조용히 기다려야”

    항공기 사고는 유의미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매해 발간하는 ‘안전진단 보고서(Safety Report 2024)’에 따르면 2023년은 사고율, 치명적인 사고 수, 총사망자 수 및 사망률 등의 지표에서 최근 5년 중 가장 안전한 해였다.2023년 전 세계 항공 여객은 약 42억명으로 2022년(약 32억명)보다 30% 정도 증가했다. 비행 횟수 역시 약 3500만회로 2022년(약 3100만회)보다 13% 증가했다. 그런데도 사고 횟수와 사고율은 감소했다. 항공기 사고는 2019년 114건에서 2023년 66건으로 줄었다. 같은 시기 비행 횟수 100만건 당 사고율은 2.94%에서 1.87%로 급감했다.항공기 안전이 개선되는 흐름은 2024년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11월까지 사망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사고는 두 건이었다. 7월 24일 네팔 사우리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포카라로 향하던 중 추락해 18명이 숨졌고, 8월 9일 브라질 보에패스항공 ...

    1611호2025.01.0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