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이 이색적인 주장을 했다. 심화하는 저출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일정 연령 이상의 독신 근로자에게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는 ‘독신세’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기혼 여성 우대제, 장학금 혜택 등 다른 방안도 많지만 ‘독신세’는 그 특수성 때문에 많은 논란이 일었다. 밤낮없이 일하고 자유분방한 것으로 알고 있는 벤처기업 직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온라인 게임업체 ‘웹젠’ 직원들이 모였다. <편집자>
웹젠 편- 송길섭(29·CTO),홍요한(35·컨텐츠 비즈니스팀), 송혜라(31·썬사업팀), 조아름(27·해외사업팀), 김태욱(27·뮤마케팅팀)
유원상(27·해외사업팀)
홍요한 : 독신세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되게 어이없었어요. 이제는 별별 세금을 다 만들어내는구나 했죠. 결혼 못한 것도 서러운데 독신세라니요.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과거와 달라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결혼을 안 하는 사람보다는 못하는 사람이 더 많잖아요.
조아름 : 적령기라고 말하는 시기도 늦어졌잖아요. 어떻게 보면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지요.
유원상 : 솔로일 때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일부러 늦게 하는 사람도 있는 건 사실이잖아요.
송길섭 : 저는 어릴 때 꿈이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죠.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데 매달리다 보니 너무 바빠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뭘 해놓고 결혼하고 싶어요. 제가 주위 사람들에게 하는 얘기도 결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먼저 성공하고 나서 해야 한다는 거예요. 거기엔 경제적인 것이 크겠죠. 맞벌이 하면서 행복을 함께 가져갈 수 있겠지만 일단 준비는 해야죠.
홍요한 : 그 점 때문에 결혼하는 데 어려움이 있죠. 뭔가를 준비하고 가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영원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근데 ‘뭔가’라는 것의 기준이 없어요. 뭘 하나 해 놓으면 또 다른 것을 갖춰야 할 것 같고…. 욕심이 생긴다고 할까. 그래서 항상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죠. 그러니 결혼하고 싶어도 못하는 거죠.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회 대부분의 생각이 그렇잖아요. 근데 독신세라뇨. 기름을 붓는 격이죠.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
조아름 : 독신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세금이에요. 애인이 있으면서도 결혼을 안 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왜 결혼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벌어놓은 게 있어야 가지’라고 대답하잖아요.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는데 게다가 독신세를 물린다는 건 말도 안 돼요. 가정형편이 안 되는 사람, 어디가 못났다고 생각해서 못하는 사람 등등…. 그런 사람들은 어떡하나요? 불공평하고 억울할 뿐이죠.
유원상 : 만약 독신세가 적용된다면, 액수는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세금이 나가는 거잖아요. 우리나라 월급쟁이들 세금에 민감한데.
송혜라 : 모든 문제를 세금으로 풀어내려는 발상 자체가 웃겨요. 툭하면 세금 만들어서 돈 마련하려 하고…. 저출산 현상을 완화하려는 방안이라면 오히려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런 정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죠. 세금을 부과해서 강제적으로 결혼시키고 아이를 낳게 만드는 건 잘못됐어요.
김태욱 :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세금을 매겨서 결혼시키려는 발상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적용되진 않을 것 같아요. 설사 적용된다 해도 세금 때문에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킬까요? 그 아이가 과연 행복하게 자랄까요?
송길섭 : 아이를 낳아서 더 잘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을 만들어야죠. 솔직히 그 세금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우리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없잖아요. 난 지금도 세금 많이 내는데 혜택은 정말 없어요.
홍요한 : 설령 본인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누군가 혜택을 받는 게 눈에 보인다면 괜찮은데 그것도 아니잖아요.
유원상 : 한 연구위원이 그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는데 발표하고 나서 그쪽에서도 아차 싶었을 거예요.
홍요한 : 고지식한 유부남의 발상 아닐까?
유원상 : 아니면 아이가 많은 유부남이거나.
김태욱 : 그렇다면 결혼은 했는데 아이를 안 낳는 경우는 어쩌죠?
유원상 : 미혼모도 우리 사회의 한 문제인데 그들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김태욱 : 요즘은 결혼 안 하고 아이를 낳거나 입양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는 어쩌고요?
홍요한 : 독신세가 만약 탁아소나 유아원 시설을 더 많이 짓고 아이들 교육에 큰 보탬이 된다면 낼 용의도 있어요.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요?
조아름 : 출산장려책이라면 차라리 아이를 낳으면 기저귀 값을 계속 대준다든지 뭐 그런 실용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것을 고려해야죠. 낳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건 이해하지만 안 낳은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올바르지 않다고 봐요.
송혜라 : 왜 자꾸 일반 국민들에게서 돈을 거둬가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엄청난 비리와 비자금을 챙긴 전직 대통령의 돈은 회수하지도 못하면서 월급쟁이들 돈만 뜯어가려고 하고…. 일단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의 돈을 몰수해서 그 돈부터 유용하게 다 썼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관대하고 일반 국민들의 돈은 한푼도 에누리없이 가져가려고 하니까 화가 나는 거죠.
유원상 : 전직 대통령께서 29만원밖에 없다잖아. 하하.
조아름 : 기혼 여성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는 데에는 찬성이에요. 지금도 기혼 여성은 취업하기가 어렵고 직장에서도 출산휴가를 가기가 힘들잖아요. 사회와 직장 분위기가 그렇다보니 출산 휴가가 보장돼 있어도 본인이 불안해서 못 가는 실정이잖아요. 근데 기혼 여성에게 혜택을 주면 직장과 사회 분위기가 훨씬 좋아질 것 같아요.
유원상 : 입사 때 혜택을 줘야 한다는 것에는 반대예요. 마치 군 가산점과 같은 것 아닌가요? 군 가산점에 대해서는 여성들이 엄청 목소리 높였잖아요. 기혼 여성에게 공무원 채용시 혜택을 준다고 생각해보세요. 솔로 남성들은 그럼 독신세도 내고 취업시 불이익도 받는 건가요?
김태욱 : 프랑스 같은 선진국은 결혼은 안 하고 아이만 낳아도 혜택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 식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조아름 : 그런 나라는 워낙에 저출산 현상이 심하니까요.
송혜라 : 여자가 아이를 낳는 것을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이 ‘생산’이라고 간주하는 것 같아요. 따라서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생산에 따른 보상이라고 보는 거겠죠. 여자가 아이를 낳는 것도 사회의 생산성 측면에서 봤을 때 훌륭한 일 아닌가?
홍요한 : 아이는 여자 힘만으로 낳나?
유원상 : 불임 부부들은 어떻게 해?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못 낳아서 마음고생 심하게 하는 부부가 얼마나 많은데요?
홍요한 : 왜 날 쳐다봐? 나한테 따지는 거야?
김태욱 : 독신세가 적용된다면 위장결혼도 생기지 않을까요? 세금을 안 내려고 마음 맞는 남녀가 혼인신고를 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그때 가서는 ‘무자녀세’라는 걸 주장하려나?
유원상 : 새로운 직업도 생기겠네. 위장결혼 브로커.
조아름 : 월급명세서에 ‘독신세’라고 찍혀 나오면 비참할 거야 아마. 젊은 사람들의 자살률도 늘지 않을까.
송길섭 : 뭐든지 단기적인 안목에서 보는 것은 금물이에요. 원론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죠. 왜 사람들이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안 낳으려는지,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하려고 노력해야죠. 연구위원들 할 일이 그런 거 아닌가? 아무튼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 글로벌 게임회사 향해 ‘전진 앞으로’ 2000년 4월 28일, ‘게임’이라는 새로운 산업에 눈을 뜨고 예술의 전당 근처 조그만 사무실에 터를 잡았던 ㈜웹젠. 오늘날 3D 온라인 게임의 선구자라 불리는 ‘뮤’의 시작은 게임이라는 컨텐츠에 인생을 건 베테랑 개발자 3인의 만남에서 비롯했다.
2004년에 들어서면서 소비심리 위축과 경제 전반의 침체, 다수 메이저 경쟁사의 출현으로 어려운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이미 웹젠은 2003년과 2004년을 거치면서 미래를 위한 고민과 설계를 시작했다. 그 결과물들이 작년과 올해에 이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2005년이 웹젠 글로벌화의 원년이니만큼 이에 상응하는 다양한 게임 타이틀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팀제로 존재하던 기존의 조직체계를 사업부제로 개편하고, 각 개발팀의 스튜디오화를 통해 국내 8개, 해외 1개의 개발스튜디오를 갖게 됨으로써 질높은 게임 콘텐츠 생산과 성공적인 시장공략에 한발 다가섰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범 아시아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중국과 대만에 차례로 지사를 설립하였으며, 북미·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 초 미국지사도 설립했다. 또한 주력 플랫폼이던 PC를 벗어나 차세대 콘솔게임 중 하나인 XBOX2를 채택함으로써 플랫폼 다양화도 시도하고 있다. 이제 6년차를 맞이한 웹젠의 행보는 설립시 꿈꾸던 김남주 사장의 이상인 ‘전세계 동시 게임서비스를 실시하는 글로벌 게임회사가 되는 것’을 실현에 옮기는 과정을 걸을 예정이다. 올해에도 웹젠의 전진은 계속될 것이다. 최현우<홍보팀장> |
<정리/임형도기자>
<사진/김석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