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성장이다. 최근에 기업들이 고민하는 성장은 수익을 동반한 성장(profitable growth)이라는 점에서 IMF위기 이전과는 크게 다르다. IMF 이전에도 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성장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수익성이 고려되지 않은 양적팽창 위주의 성장이 많았다. 무리한 확장으로 인한 부도를 지켜본 많은 기업들은 이제 성장을 추구하되 수익을 동반한 성장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의 문제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어렵다는 데 있다. 수익 위주, 현금 위주의 경영으로 기업의 자금사정은 상대적으로 나아졌는데 그러한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성장을 추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기업의 인수 합병(M&A)을 통한 성장이다. 이는 매출과 수익성 면에서 현재의 사업구조와 상호 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성장을 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이다. 이는 현재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확장함으로써 성장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성장은 유기적 성장이다.
이러한 유기적 성장의 근본은 고객이다. 고객이 없는 곳에서 비즈니스는 존재할 수 없다. 많은 기업이 고객의 가치창조를 비전으로 제시하는 것이 그 이유다. 문제가 있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기본은 고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고객들이 만족을 느끼는지, 고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가 너무 복잡하여 고객들이 설문에 응하지 않거나 사후에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경영 컨설턴트인 프레드릭 라이헬드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은 글에서 고객설문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면서도 단순한 질문은 “당신의 친구나 동료에게 추천하겠습니까?”라고 한다. 추천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는 1점, 가장 강력하게 추천할 가능성에는 10점을 부여함으로써 회사후원지수(Net Promoter Score)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연구결과는 대부분의 산업에서 9점 또는 10점을 부여할 정도로 회사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수익을 동반한 성장에 핵심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자발적인 입소문(words-of-mouth)을 통해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또 기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울 때도 떠나지 않음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회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고객들은 유지비용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확보를 위한 비용도 많이 들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악화시킨다. 특히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그 위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그러면,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는 크게 기능적인 가치, 경제적인 가치, 사회·심리적 가치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가치에 따라 고객들을 세분하여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은 세일즈맨만의 일이 아니라 재무, 기술, 디자인, 경영진 등 회사 내 모든 사람의 몫이다. 원하는 것을 제공받은 고객은 회사의 강력한 후원자가 되고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현승 GE코리아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