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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를 우리 기준에 맞추세요”

입력 2005.03.29 00:00

세계 유명 화장품회사와 패션회사들이 자사 광고모델로 동양인, 특히 한국 모델을 많이 기용하고 있다. 동양인 중 한국 여성이 가장 피부가 깨끗하고 예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 여성들은 자기 자신의 미모에 대한 만족도가 한·중·일 3국 중 제일 낮다는 조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롯데닷컴 직원들이 이를 놓고 얘기를 나누었다. <편집자>

[시사수다]“눈높이를 우리 기준에 맞추세요”

롯데닷컴 편- 이무경(33·경영전략팀), 강진기(34·전문사업팀), 박인(31·마케팅팀), 김기원(29·영업팀), 최정현(24·경영지원팀)

한국형 미인

박인 : 이런 얘기는 술 한잔씩 하면서 해야 잘 나오는데. 훤한 낮에 하려니 흥이 안 나네, 하하.

김기원 : 한국 여자 예쁘지 않아요?

강진기 : 회사 내에서는 잘 모르겠는데…. 나가보면 예쁜 것 같아요. 근데 왜 우리나라 여자들은 자기 미모에 만족 못하는지 몰라요. 제가 볼 때도 한·중·일 여성 비교하면 한국 여자가 월등해 보이는데…. 얼굴이나 몸매나 모두…. 제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가요? 미를 판단하는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잖아요. 한국 사람이라 한국 여자가 제일 예뻐 보이는 건가?

최정현 :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서양 여자들이 더 예쁘다고 하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요.

이무경 :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자기 자신을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나 모르겠네요.

김기원 :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어요? 그런 사람은 공주병이나 왕자병에 걸렸다고 놀림당하기 일쑤죠.

박인 : 미의 기준을 너무 높게 두는 것 아닐까요?

김기원 : 기준을 위에 놓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위에 두어야 발전도 있죠.
박인 :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려다보니 만족을 못하는 거죠.

김기원 : 옷 사러 가면 사이즈가 제일 많은 게 55예요. 그만큼 55가 많이 팔린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그러니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날씬하다는 거야.

강진기 : 입사도 그렇고 결혼도 그렇고, 사회 전 분야에서 외모를 굉장히 중시하는 풍토여서 한국 여성들이 더 예뻐지려는 욕망이 강한 것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미모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겠죠.

[시사수다]“눈높이를 우리 기준에 맞추세요”

박인 : 근데 왜 외모를 평가하고 그러죠? 여유가 생겨서 그런가? 외모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소득 수준이 높아지니까 자기를 가꾸는 데 투자하고픈 마음이 드는 거죠. 옛날 먹고살기 힘들 때도 외모에 신경을 그렇게 많이 썼을까요? 그때를 안 살아봐서 모르겠네.

최정현 : 대중매체도 많은 영향을 끼쳐요. TV나 영화에서는 언제나 예쁜 사람들만 나오잖아요. 외모가 조금 달리면 ‘연기파’라고 하고요.

이무경 : 여성들의 세계관과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죠. 그냥 집에서 살림만 하는 아줌마로 살기보다는 떳떳한 사회구성원으로 살고 싶어 하잖아요. 직장생활을 하려면 아무래도 더 가꾸어야 하고 직장생활하면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게 돼서 또 가꾸게 되고요.

강진기 : 제 생각엔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할 것 같아요. 매스컴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외모를 중시하고 자기 외모에 신경쓰는 것을 잠재우지는 못하리라 봐요. 근데 여기 계신 여성들은 자기 외모에 만족하나요?

김기원 : 전 살이 찐 게 불만이에요.

박인 : 살이 쪘다는 것은 누구를 기준으로 한 건가요? 보아야? 영자야? 효리야?

김기원 : 평균 신장, 평균 몸무게, 뭐 그런 거 나오잖아.

최정현 : 왜 그런 거는 발표해서 사람들 기를 죽이는지 모르겠네요.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평균에 못 미치는 사람으로 낙심할 수 있잖아요.

최정현 : 저는 옷 사러 가서 ‘큰 거 없어요?’ 하고 물어볼 때 날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날씬하면 싼 옷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거든요. 입기에 따라 고급 옷이 되는 거죠.

이무경 : 전 위와 아래 사이즈가 달라요. 저도 옷 살 때 날씬한 사람이 부러워요.

강진기 : 그건 좋은 거 아닌가. 위와 아래 사이즈가 다른 거.

이무경 :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김기원 : 브랜드는 77이 안 나와요.

박인 : ‘차라리 내가 살을 빼지….’ 그런 심정이에요?

이무경 : 맞아요. 그런 거예요.

최정현 : 언니와 동생은 옷을 같이 입거든요. 근데 나만 따로 입어요. 그거 짜증나는 일이에요.

강진기 : 그럼 빼. 그러면 돼지.

최정현 : 체질이 그래요. 물만 먹어도 찌는.

강진기 : 나 그런 말 많이 들었는데 그건 거짓말 같아. 노력은 안 해요?

최정현 : 왜요. 노력하죠. 여기서(을지로) 집인 연신내까지 걸어가기도 하고. 엄마랑 등산도 하고.

이무경 : 세상에나 여기서 연신내가 어디라고 걸어가요? 2시간은 넘게 걸리겠다.

강진기 : 얼굴에 제일 자신 있다고 한 김대리는….

김기원 : 그게 아니라 전 제가 만족하고 산다니까요.

[시사수다]“눈높이를 우리 기준에 맞추세요”

강진기 : 섹시한 턱선과 얼굴 긴 걸 동급 취급하지 말아요. 하하. 내가 실은 다리가 좀 휘었어요. 대학 때 ROTC 응시해서 신체검사를 받는데 시험관이 ‘차렷’해 보라는 거야. 근데 무릎이 안 붙어요. 나는 정말 있는 힘을 다해서 붙였는데 시험관이 ‘다리에 힘 좀 주지?’ 그러더라고요. 죽을 힘을 다하고 있는데 그런 소리 들으니까 맥이 탁 풀리더라고요. 물론 그거 때문에 떨어진 건 아니지만.

박인 : 에이, 그거 때문에 떨어진 거 같은데.

강진기 : 아무튼 그전까지 외모 때문에 별로 상처를 안 받았는데 그땐 정말 큰 상처를 받았어요. 하긴…. 곰곰 생각해보니까 내가 청바지를 입어본 적이 없더라고요. 나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박인 : 청바지 왜요? 청바지 입으면 티 나나요?

강진기 : 당신은 몰라. 붙은 사람들은 그 기분 모르지. 아무튼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외부의 영향이 크다는 거예요.

박인 : 우리 까놓고 한번 얘기해봅시다. 예뻐지고 날씬해지면 뭐가 좋을 것 같아요? 만약 내가 잘생기고 몸짱인 남자라면 예쁜 여자들을 더 많이 사귈 수 있다는 생각에 흐뭇할 거예요. 그거 외에 큰 도움이 되나 모르겠네. 여자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더 잘생기고 멋진 남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예뻐지려고 노력하는 거 아닌가?

이무경 : 큰일날 소리 하시네. 여자들은 안 그래요.

김기원 : 여자는 자기 만족인 경우가 많아요.

박인 : 정말이에요? 여기서만 뻥치는 거죠? 나처럼 솔직하게 말해보라니까요.

최정현 : 여자는 남들의 평가에 신경을 쓰잖아요. 그게 우선이죠.
이무경 : 일종의 공주심리를 다 갖고 있을 걸요 아마.

김기원 : 미모의 기준을 서양에 두는 것도 잘못 아닌가요? 동양 사람이 왜 서양 기준에 맞추죠? 동양의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이 엄청 예쁜데 자꾸 서양 기준에 맞추니까 만족하지 못하는 거죠.

강진기 : 우리나라 여성은 자기들 미모가 뛰어나다는 걸 잘 깨닫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죠. 하기야 누가 말을 해줘야 알지. 자기들끼리 우물 안에서 서로 안 예쁘다고 난리치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최정현 : 외국 남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어느 나라 여자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지.

강진기 : 설사 그 조사에서 우리나라 여성이 예쁘다는 결론이 나온다 해도 받아들일까요?

이무경 : 지금보다야 낫지 않겠어요? 하여튼 우리는 아직 우리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강진기 : 남들에겐 대단한 것인데 정작 우리만 그 가치를 모르고 있는 것 같네요.

[정리/임형도기자]

[사진/김석구기자]



[우리 회사는요~]온·오프라인 시너지 ‘성장질주’

[시사수다]“눈높이를 우리 기준에 맞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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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롯데닷컴 마케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