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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토론문화 댓글로 만들어요“

입력 2005.03.22 00:00

◇인터넷 댓글문화


포털사이트뿐만 아니라 블로그, 게시판 등 인터넷의 거의 모든 정보 관련 글에는 ‘댓글‘이 붙는다. 네티즌들이 게재된 정보를 수정하거나 그것을 접한 소회 등을 짤막하게 피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비방성 ‘댓글‘을 달거나 허위사실, 광고성 ‘댓글‘을 올리기도 한다. 심한 경우 네티즌들간 말싸움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댓글‘. 야후코리아 직원들이 ‘댓글문화‘를 놓고 얘기를 나누었다. [편집자]

[시사수다]“건전한 토론문화  댓글로 만들어요“

야후코리아 편김미희(32-뉴스팀), 김경연(32-커뮤니티팀), 최주연(32-뉴스팀), 이재관(30-고객지원팀), 강미영(26-커뮤니티팀)

김경연 : 요즘은 기사는 물론이고 웬만한 게시물에는 댓글이 많이 붙잖아요. 댓글을 보면 우리나라 네티즌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걸 실감해요.

김미희 : 에디팅을 하다보면 수십건은 기본이고 많으면 수백건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어요.

김경연 : 어떤 경우요?

김미희 : 아무래도 민감한 문제들이겠죠. 최근 예를 들자면 독도문제 같은 거요.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면이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직관적이라는 거잖아요. 댓글을 다는 것이 거기에 딱 맞는 거죠.

최주연 : 연예기사에도 장난 아니에요.

강미영 : ‘K양이 뭐뭐 했다‘라는 식의 기사가 뜨면 ‘K양이 누구냐‘부터 시작해서 ‘예전에도 뭐뭐 했다더라‘ 등과 같은 소위 ‘카더라‘ 댓글도 줄줄이 붙죠.

최주연 : K양이 누군지 샅샅이 뒤져서 알아내고 그것을 근거로 글을 올리는 사람도 많아요.

이재관 : 이니셜이 문제가 돼서 요즘은 A양, B양 식으로 기사가 뜨잖아요.

강미영 : 네티즌들에게는 소용없어요. 그런 것도 어떻게 귀신같이 알아내는지.

최주연 : 괜히 엉뚱한 사람을 거론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것은 삼가야 해요.

김미희 : 맞아요. 그런 것은 자제해야죠.

최주연 : 네티즌들은 정치적인 이슈에 상당히 민감해요. 아직도 지역으로 갈려서 싸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고요. 지역과 관련된 글만 나오면 댓글이 바로 올라와요.

강미영 : 최근엔 광고성 댓글이 너무 자주 올라와요.

김미희 : 한번은 축구경기를 실시간 문자중계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광고성 문자를 계속 보내는 거예요. 밤이었는데 그거 지우느라 고생 좀 했어요.

이재관 : 그런 사람은 접근을 차단하고 아이디를 삭제해도 다른 아이디로 계속 보내요. 꽤 골치아프죠.

김경연 : 그런 사람은 돈도 안 되는데 왜 계속 할까요.

강미영 : 가끔 누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네요. 그걸 노리는 거죠.

[시사수다]“건전한 토론문화  댓글로 만들어요“

김경연 : 어떤 사람은 댓글을 보기 위해 뉴스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기발하고 재미있는 댓글이 많으니까요. 정작 뉴스는 웃음을 주지 못하는데 댓글이 웃음을 주죠.

강미영 : 맞아요. 글보다 댓글이 히트예요.

김미희 : 포털사이트마다 댓글의 성격도 다른 것 같아요. 전 그런 것도 봤는데요. 다소 보수적인 댓글이 올라오니까 ‘그런 말은 어디(다른 포털사이트)에 가서 하라‘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강미영 : 초등학생들도 댓글을 열심히 단다죠?

김경연 : 근데 초등학생들이 정치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논하는 거 보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이재관 : 악의적인 댓글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예요.

김경연 :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도 있다면서요?

이재관 : 실제로 자살한 사람도 있지 않나?

김미희 : 악의로 가득 찬 댓글은 어떻게 관리해요?

이재관 : 약관에 어긋나는 글은 임의로 삭제할 수 있어요. 그리고 네티즌들이 질나쁜 네티즌을 신고하기도 해요. 신고를 받고 검증을 거친 후에 경고를 하거나 아이디를 삭제하죠. 그럼 삭제당한 사람이 또 전화를 걸어서 험악하게 항의해요. 그런 사람 상대하느라 가끔 피곤하기도 하고요.

김미희 : 얼마 전에 일어난 ‘연예인 X파일‘도 댓글이 나쁜 영향을 미쳤잖아요. 어디 가면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엄청 유포됐으니까요.

이재관 :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요. 정말 고생 많이 했거든요. ‘연예인 X파일‘과 관련된 것이라면 즉시 없애느라 진땀 뺐죠. 김선일씨 사건 났을 때도 고생했고요. 어떤 사람들이 그런 글과 동영상은 올리는지.... 우리나라 네티즌들 정말 대단해요.

김경연 :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 어떤 기사든 뜨기만 하면 댓글 다느라 분주한 사람도 있죠? 그런 사람은 댓글 다는 게 일종의 취미생활 같아요. 어떤 땐 중독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최주연 : 일부 네티즌은 논리적이라기보다는 일회적이고 감정적인 댓글을 올리는데요. 그런 댓글은 자기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김미희 : 아주 진솔한 의견도 많아요. 누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잘 타이르거나 진지하게 가르쳐주는 사람도 있어요.

강미영 : 저는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유익한 정보도 종종 얻었어요.

김미희 : 때론 감동적인 글도 있어요.

김경연 : 그런 거 보면 댓글문화를 충분히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이재관 :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익명성과 자기 맘대로 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막말도 하고 틀린 정보를 제공하면서 다른 사람을 현혹하는 거예요. 제가 아는 사람 중에는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려고 글을 올리고 싶어도 댓글이 무서워서 올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시사수다]“건전한 토론문화  댓글로 만들어요“

김경연 :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죠. 악의적이고 저주하는 듯한 글을 올려서 다른 사람이 받을 상처를 왜 생각지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사람들은 자기는 막말을 해도 아마 남이 자기 글에 대해서 나쁜 말을 하면 참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이재관 : 자기에게 해코지한 사람을 정말 혼내고 싶다면 적발할 수는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아이디 추적할 수 있죠.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렇지....

강미영 : 국어파괴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잖아요. 언니가 중학교 교사인데요 요즘 아이들이 쓰는 말을 말해주는데 대부분 모르겠더라고요. 글이나 말이 아니라 무슨 기호 같았어요.

김미희 : 좋지 않은 얘기는 그만하기로 해요. 댓글이 주는 긍정적인 면도 많잖아요. 저는 무엇보다 네티즌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놀라워요. 어떻게 한두줄 정도에 모든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지....

강미영 : 아까 말한 정보 제공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죠.

김경연 : 비록 좋지 않은 글이 있긴 하지만 제 생각에는 좋은 글이 더 많아요. 부정적인 면을 자꾸 부각시키는 것은 작은 부분이라도 부정적인 면은 지워나가야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고요. 댓글문화를 잘 살리면 국민여론 수렴에도 이바지할 것이고 건전한 토론의 장도 여기저기 마련될 수 있겠죠.

이재관 : 규제를 가하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김미희 : 저는 규제는 반대예요. 중앙에서 통제하고 규제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 같아요.

김경연 : 저 역시 자정작용을 유도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봐요.

이재관 : 불량 네티즌은 소수예요. 그 소수 때문에 전 네티즌이 욕을 먹는다는 것은 불합리한 것 아닌가요? 본뜻이 변질되고 말싸움장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사태에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강미영 : 우리끼리 열 올릴 필요는 없잖아요. 어쨌거나 건전한 댓글문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죠?

[정리/임형도 기자]
[사진/김석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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