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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또 나날이 새롭게

입력 2005.02.22 00:00

대학이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그에 따라 청년실업이 악화되고 있다는 시각에 따라 교육부총리에 전직 경제부총리가 임명되었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경제논리, 시장논리가 교육에까지 반영되는 것이 아닌가 하여 반대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현재의 사태를 야기한 것 또한 교육계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교육 공무원, 교사 등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 위주로 이루어진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논리든 교육논리든 관계없이 확실한 것은 교육계의 수요자는 교육 공무원, 교사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요자가 없는 상태에서 공급자가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하여 실업을 해소한다는 것과 함께 학생들의 수요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되어야 한다.

요즈음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는 자식들이 무엇을 하면서 미래를 개척해나갈까 하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들어가는 교육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막대한 비용, 심지어 '기러기가족' 같은 이산가족의 비용까지 치러가면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있지만 막상 그들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은 적고, 그러한 고민에 대한 대답을 찾기도 쉽지 않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변화가 세대간 사고의 단절뿐 아니라 직업에 대한 시각에 있어서도 엄청난 단절을 야기하고 있다. 성공한 부모가 자기 자식들의 직업에 대해 상담해줄 수 없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변호사, 의사, 고위 공무원 등 지금까지 전도가 양양했던 직업들의 미래 확실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뿐만 아니라 평생직장을 둘러싼 직업관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의 자식들의 세대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 그들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무엇을 강요하기보다는 자식들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각각의 소질과 특성을 살리며, 그러한 소질과 특성이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좋아하는 것, 소질과 특성이 있는 것을 하는 것은 분명히 개개인의 장점을 강화시키고 인생을 더 행복하게 할 가능성을 높인다. 다행히도 개개인의 장점은 개성과 같아서 개개인마다 다르며, 개개인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런 소질과 특성이 산업계의 수요와 연결되며 나아가 산업계의 수요를 새로이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등교육의 역할이다.

하지만 냉엄한 현실은 단순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소질과 특성이 있는 것만 한다고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각자의 소질과 특성은 마치 개성과 같아 다를 수 있지만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공통의 강점은 바로 혁신의 능력이다. 그야말로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여야(日新又日新) 한다". 중국 은나라 탕왕은 자기 성찰을 위해 세숫대야에 이 글을 새기고 아침에 일어나 세수할 때마다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혁신의 능력은 자기의 방식만이 최상이라는 자만심, 누구보다 자기가 더 잘 알고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겸손하면서도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또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보다 더 나은 것을 받아들이는 데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지닌 더 나은 것을 받아들여 더 좋은 것으로 발전시키고 실현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한국의 교육은 이러한 혁신의 능력을 키우는 데 얼마나 적합할까?

이현승[GE코리아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