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일컬어 흔히 '인륜지대사'라고 표현한다. 지난해 연말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이라는 보도가 충격을 던진 것은 이러한 사회적 통념 때문이기도 하다. 통계수치 속에 숨어 있는 오류를 감안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이혼율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이혼이라는 주제로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호텔리어 6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편집자]
밀레니엄 서울힐튼 편
수다 떤 사람들
안장수(40-결혼 10년차-오랑제리 부지배인)
민훈기(35-결혼 9년차-시즌즈 캡틴)
이영미(35-결혼 8년차-시즌즈 부지배인)
정길순(36-결혼 6년차-시즌즈 캡틴)
조은선(31-미혼-시즌즈)
오세리(28-미혼-객실부 지배인)
정리 / 최성진 기자
사진 / 김석구 기자
오세리:저는 아직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하지만 결혼한 친구들 가운데 벌써 이혼한 커플이 있어요. 또 여기저기서 이혼 이야기가 많이 들리더라구요.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정길순:가장 친한 친구가 친구의 여동생과 결혼해서 2년 정도 살다 헤어졌어요. 그 일 때문에 지금은 친구 사이마저 어색해졌는데 이혼이 많이 늘었다는 게 이런 경우만 보고도 느껴지더라고요.
안장수:이혼을 해도 본인이 요청하면 결혼했던 흔적을 삭제해준다면서요? 그러니까 결혼 안 한 총각이나 처녀처럼....
조은선:정말요? 물론 아이가 없을 경우에 한해서겠죠?
안장수:그렇죠. 그런 경우 아이는 없겠죠.
조은선:이혼을 하더라도 양육에 대해서는 대개 남자 쪽에서 책임을 지니까 여자가 부담을 갖지 않는 것도 이혼율 증가의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예전과 달리 여자도 '굳이 힘들게 살 이유가 뭐가 있느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거죠.
안장수:IMF 때는 재산 때문에 '억지로' 이혼하는 경우도 봤어요. 남편 앞으로 채무가 많이 걸렸을 때 재산을 모두 부인 명의로 돌려놓고 이혼하는 거죠. 집이라든지 최소한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혼하는 셈이죠.
조은선:주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죠. 가까이서 이혼을 많이 보고 접하는 사람은 이혼을 아무래도 쉽게 생각하거든요. 제 주변에서는 서로 고민이 있으면 '어찌됐든 서로 이해하고 잘 살아라', 이런 식으로 조언을 해주거든요. 그래서인지 제 주변에 이혼한 커플은 별로 없어요.
조은선:많죠. 저는 무조건 제 친구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쪽이에요. 그렇게 이야기하면 그때는 조금 섭섭해할지 몰라도 나중에는 자신의 잘못을 한 번쯤 돌아보게 되거든요.
정길순:결혼도 안 한 처녀가 어떻게 그리 잘 알까.
조은선:원래 실전에 약한 사람이 이론에 강한 거 아닙니까?
일동:이제 실전만 치르면 되는데 짝이 없어서....(웃음)
민훈기:매스컴에서 결혼해서 오래오래 잘 사는 부부들의 모습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조은선:지금 자라는 세대에서는 이혼율이 더 높아질 것 같아요. 아이를 한 명 이상 낳지 않으니까 너무 귀하게 자라 자기중심적 사고에만 빠져 있거든요.
정길순:지금까지 왜 이혼을 하는가에 대해 수다를 떨었는데, '이혼 위기의 극복담'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결혼 1~2년차 때까지는 참 많이 싸웠거든요. 부부가 서로 스타일대로 배우자가 따라와주기를 원하는 게 부부싸움의 원인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그 기간만 서로 잘 참고 넘기면 좋을 것 같아요.
조은선:그런 성격 차이로 정말 이혼까지 가나요?
정길순:웬만하면 맞추려고 하죠. 더 큰 문제는 그런 문제로 싸우다가 시댁 문제나 다른 문제까지 함께 거론되는 거예요. 이런 문제는 절대 피해야죠.
정길순:결혼 3년 정도 되니까 아내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더라고요. 그 뒤에는 웬만하면 아내를 자극하는 행동을 피해온 것 같습니다. 예컨대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을 삼가거나, 싸웠을 경우 먼저 말을 걸어 분위기를 해소하려고 노력한다거나, '맞춰가며 산다'는 게 바로 이런 것 아닐까요?
이영미:가장 중요한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예컨대 '외도' 같은 문제요. 대부분의 여성이 이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질 때 이혼을 생각하거든요.
안장수:다른 것은 다 봐줘도 외도만은 못 봐준다?
오세리:잡지 등을 보면 남자의 외도가 생각보다 많다고 하는데 그런 결과를 보면 굳이 결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니까요.
남자들:조심해야겠다(웃음).
안장수:내가 아는 한 선배는 부인이 바람을 핀 경우였어요. 비록 바람은 부인이 피웠지만 아이를 생각한 남편이 '용서할 테니 제발 돌아와달라'고 사정까지 했는데도 부인은 끝내 가버리더라고요. 그게 '제비족'이 한참 유행할 때였는데, 나중에 여자가 돌아오기는 했지만 이미 그때는 다른 여자가 빈 자리를 채우고 있었죠.
조은선:민 선배, 그런 이야기 들으면 무섭지 않아요? 민 선배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아이만 놔두고 언니가 친정 가버리는 거라면서요.
민훈기:(당황하며)어, 그런 개인 프라이버시를....
오세리:언니에게 뭔가 잘못한 일이 있긴 있었나보네.
민훈기:호텔일, 특히 내가 그 가운데 식음료부에 있다보니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또 사람 상대하는 일이 워낙 스트레스가 많아 술도 자주 마시는데, 술 마시고 들어가는 일이 잦으면 아내가 좋아할 리 없죠.
이영미:맞벌이하는 경우는 서로 이해하니까 괜찮지만 전업주부의 경우 하루 종일 남편 얼굴 보려고 해바라기하고 있잖아요.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생각해야죠.
민훈기:해바라기 생활을 해보셨나요?
이영미:아니 뭐, 저는 남편보다 제가 더 늦게 들어가는 편이에요.
민훈기:최근 정부가 발표한 '이혼 전 숙려기간제도'가 만약 시행된다면 굉장히 효과적일 것 같아요. 젊은층의 경우 욱하는 성격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홧김에, 이혼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숙려기간이 주어진다면 이혼율이 확실히 떨어질 것 같습니다.
조은선:이혼절차를 조금 복잡하게 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이를테면 결혼할 때 증인 2명을 세우는 것처럼 이혼할 때도 증인제도 등을 도입한다든지....
민훈기:긴급하게 이혼을 해야 하는 케이스도 물론 있죠. 가령 남편의 폭력 등의 경우요.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 성격 차이로 인한 이혼 등은 이혼 전 숙려기간제도가 상당히 유용할 것 같습니다.
조은선:청소년을 상대로 가정의 소중함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너무 입시 위주의 교육만 강조하다보니 제도권 교육에서는 가정의 소중함 등을 도외시하는 것 같아요.
민훈기: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쉽게 만나서 쉽게 헤어지는 게 문제예요. 외모만 보고 덜컥 결혼하니 성격 등에 대해 알 수 있겠어요? 피상적으로 만나다 결혼해서 살면 여자가 화장 안 한 얼굴만 보고도 엄청 실망하거든요.
조은선:어머, 여기서 화장 이야기가 왜 나오죠?
정길순:부부관계가 위기를 맞았을 때 상담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전혀 없다보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제한적인 것 같아요. 부부클리닉 등 정부기관이나 상담소가 우리 주변에 많았으면 좋겠어요.
이영미:맞아요. 왠지 걱정을 끼치는 것 같아서 가까운 사람에게도 고민을 털어놓기 힘들 때가 분명 있거든요. 그런 경우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오세리:이혼이 나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정길순:자녀 문제죠. 예전에는 서로 맡으려고 했지만 요즘은 서로 맡지 않으려 하고 있잖아요. 어른이야 그렇다 해도 아이가 받게 될 상처는 얼마나 크겠습니까.
정길순: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이혼 당사자들이 받게 될 부정적 시각도 염두에 둬야겠죠. 여자의 경우 더욱 그렇고요. 이혼한 사람 80%가 이혼을 후회한다는 보도도 봤는데, 이혼이 그만큼 본인에게도 부담이 된다는 것 아니겠어요.
이영미:확실히 이혼을 하면 여자가 더 힘들 것 같아요. 서양의 경우 이혼 이후 남자들이 양육비를 댄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남자가 양육비를 댄다는 경우를 보지 못했거든요.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직장 구하기도 힘든 이혼녀가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이잖아요.
조은선:양육 문제를 떼놓고 당사자의 문제만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이혼이라는 게 일단 당사자들의 문제니까.
민훈기: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유교문화가 지배하는 사회니까 양육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죠. 재혼을 하더라도 전 부인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니까,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고....
조은선:그럼 민 선배는 이혼하면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겠다는 말이네요?
민훈기:아니, 누가 내가 이혼을 한데요. 얘기가 그렇다는 거지요.
안장수:결혼 초기에는 싸우면서 이혼 이야기도 나오고 했죠. 그런데 그렇게 싸우다가는 큰일 나겠더라고요. 그 이후에는 이혼 이야기 나온 적은 없어요.
정길순:저도 결혼 3년차 때쯤 그런 생각을 비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참 곤욕을 치렀습니다. 장모님 귀에도 그 이야기가 들어가서, 아내랑 며칠 떨어져 지냈는데..., 말이라는 게 참 무섭습디다.
오세리:정말 이혼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헤어지자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부부관계도 그렇고 연인관계도 마찬가지구요.
민훈기:살면서 이혼 이야기 한 번 해보지 않은 사람 있겠습니까. 하지만 여기서 말을 함부로 했다가는 아내에게 혼날 수 있으니까 오늘은 그만하기로 하죠.
우리회사는요
서울힐튼은 대우그룹의 계열사인 (주)동우개발이 1977년 12월 14일 힐튼인터내셔널과 호텔 위탁경영계약을 맺음으로써 설립됐다. 남산을 마주보고 우뚝 서 있는 서울힐튼은 1979년 3월 호텔 건물 공사를 착공해 1983년 12월 7일 전면 개관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대우그룹의 자문회사인 서울건축과 전 세계 힐튼호텔의 실내장식 및 디자인을 담당하는 존 그라함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다. 건물은 병풍형으로 마치 두 팔을 벌려 남산을 포옹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외벽면의 특수 알루미늄과 이중으로 된 창틀은 건물의 견고함을 더해준다. 대규모 건물로는 보기 드물게 설계부터 시공까지 국내 기술로 이뤄진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힐튼 인터내셔널은 어느 나라, 어느 곳에 호텔을 설립하든지 그 나라의 전통과 특성을 반드시 반영하는데,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이러한 신념이 가장 잘 투영돼 한국적인 멋과 국제적인 세련미를 함께 갖춘 호텔로 꼽히고 있다.
특히 1993년 개관 10주년을 맞아 새 단장한 로비는 웅장한 기둥과 오크나무 장식의 중후한 벽, 그리고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장식한 분수 등이 3개 층에 걸쳐 아트리움 스타일의 조화를 이루고 있어 로비에 들어서는 고객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고 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자랑 가운데 하나는 격조 높은 분위기를 갖춘 식당가이다. 뷔페식당 오랑제리와 프랑스식당 시즌즈,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실란트로, 이탈리아식당 일폰테 등 모두 10개의 식당은 각각 나름대로의 개성과 우아한 분위기를 선보이고 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이 '미식가의 낙원'으로 불리는 것은 이처럼 고객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1층 메인 로비에 위치한 비즈니스센터도 빠뜨릴 수 없는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자랑거리. 액정 프로젝터와 평면 텔레비전 등을 갖춘 비즈니스센터에는 숙련된 전담 직원이 24시간 상주하며 고객의 업무를 돕고 있다.
김정기[밀레니엄 서울힐튼 홍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