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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Life]주택 시장 변별력을 가져라

입력 2004.01.07 00:00

'반전을 위한 숨고르기인가, 본격적인 집값 구조조정인가?'

부동산 시장의 손익계산이 바쁘다. 세제 강화와 금융대출 억제, 여기에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을 핵심골자로 한 정부의 고강도 투기억제대책이 가시화하자 아파트 값도 덩달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불패신화를 이어가던 수도권 분양 시장도 일부 단지에서 1순위가 '청약 제로(0)'라는 유례없는 결과도 나왔다. 기존 주택 시장도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출현하고 이를 입도선매하는 경우가 간혹 눈에 띄기도 하지만 '침체'라는 대세를 뒤엎기엔 역부족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초마다 집값을 두고 각 연구기관마다 논쟁을 벌였던 '하락론과 반등론' 등은 쑥 들어가고, '가격 하락'이 대세다.

전반적인 대세는 '가격 하락'

[Economy@Life]주택 시장 변별력을 가져라

둘째는 '정책변수'. 참여정부 출범 이래 각종 규제와 세금 장벽을 세우는 등 시장 규제 강화에 나섰던 정부는 10-29 주택시장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제도가 바뀌고 세제가 완화됐다고 해서 곧바로 정책효과를 거두긴 힘들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집값 상승을 이끈 재건축아파트에 대해 조합설립인가 전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파는 것을 금지하는 등 가수요를 원천 봉쇄했다. 특히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 굴레가 보다 강화될 것을 감안하면 다주택 보유자가 많은 강남권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체 시장은 당분간 약세장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04년에 악재만 있는 게 아니다. 호재 중 단연 주목되는 변수는 각종 개발의 본격화. 서울에선 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뉴타운 개발과 재개발 사업이, 지방은 행정수도 이전 사업이 축이다. 또한 재건축 사업이 소형 평형 의무비율 확대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다른 한편에선 향후 차세대 특급 주거지로 거론되는 저밀도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된다.

셋째는 투자변수다. 금리가 인상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풍부한 시중 자금이 존재하고, 이런 상황에서 '큰손'이 현재 가격을 거품이 빠진 최저가격이라고 인식할 경우 '상황 반전'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볼 때 2004년 부동산 시장은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과 상품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04년 부동산 상황을 '호재-악재의 공존'이라는 전제하에 투자전략을 짜야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유념해야 할 점은 이제부터 설령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죽는 부동산'과 '부활하는 부동산'이 뚜렷하게 갈린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죽고 사는 부동산에 대한 변별력을 갖춰야 2004년 부동산 투자나 집 장만이 수월하다는 얘기다.

수요자 내 집 마련 선택 폭 넓어

먼저 불황기 부동산 투자와 내 집 마련의 히든(hidden) 상품은 경매다. 현재 경매 시장은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덩달아 주춤한 상황이다. 경매 시장은 2003년 11월부터 약세를 보여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70%선을 밑돌고 있다. 뒤집어보면 현재는 이른바 '개미군단'의 무차별 매입이 가시화하기 직전 단계로, 내 집 마련 수요자 입장에선 경매 시장에 적극 도전해볼 만한 호기라고 볼 수 있다.

또다른 뜨는 상품으로 거론되는 것은 토지다. 서울시는 내년에 그린벨트 9곳을 해제하고 6만여 가구의 국민임대아파트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강남구 세곡동-서초구 우면동-강동구 강일동-송파구 마천동 일대 등은 그린벨트에서 해제돼, 개발에 대한 기대치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지방에선 단연 행정수도 이전이 점쳐지는 충남-충북 일대 토지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보여, 선점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재개발 지분 매입도 사업이 이제 막 구역 지정을 받은 곳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볼 만하다. 구역 지정은 사업의 시작을 의미한다. 구역 지정이 이뤄지면 재개발 추진위가 인가를 받고 조합설립 인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재개발 지분 가격은 단계별로 뛰는 데, 통상 구역 지정 단계는 지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 투자하는 시점'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이 단계에 있는 재개발 구역은 행당 4구역, 흑석 5구역, 불광 3구역, 수색 4구역, 응암 7-8-9구역 등 모두 8곳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건축아파트는 내년부터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단지는 조합원 지위를 입주 시점까지 팔 수 없다. 결국 투자자나 수요자 입장에선 넉넉한 자금을 바탕으로 이미 사업이 시작된 곳을 중심으로 철저한 실수요 접근을 해야만 한다.

만약 내 집 마련과 투자를 염두에 두고, 넉넉한 자금을 가진 수요자라면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는 저밀도 재건축아파트 투자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5억원 이상의 자금이 있는 사람이라면 잠실 2-3-4단지 조합원 지분 매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3억원 내외의 투자자라면 화곡 저밀도 2지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신규 분양 시장이다. 2004년 2월부터 무주택자 우선공급 비율이 75%로 확대돼, 내 집 마련 수요자 입장에선 그만큼 집 장만 선택의 폭이 넓다. 여기에 모기지론도 도입될 예정에 있어 자금 마련도 수월하다. 유망 청약단지로 서울 지역은 1,000가구 규모이고, 뉴타운 지역인 월곡 3구역, 불광 2구역 등이다. 수도권 지역은 화성동탄 신도시 등을 꼽을 수 있다.

윤진섭〈부동산뱅크 기자〉 yjs@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