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씨(가명).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최근 부적절한 설화가 잇따르고 있다. 친한계인 서범수·진종오 의원이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초청 간담회에서 “돌려차기 한번 하죠” “저는 발보다 손을 잘 쓴다”고 망언을 한 게 대표적이다. 권영진 의원은 상임위 배정에 항의하며 정점식 원내대표를 상대로 “정점식, 이리와”라며 멱살잡이 논란을 일으켰다. 구설수 당사자들이 공교롭게도 장동혁 대표와 부딪혀온 비당권파인데, 지도부는 이들에 대한 강한 징계를 예고하는 등 이들의 잘못을 반격의 구실로 삼는 모양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서범수·진종오 의원을 두고 “실수로라도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당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동혁 사람들도 두 의원을 일제히 공격했다. 손수조 미디어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돌려차기’라는 말만 들어도 모골이 송연한데, 엄연한 2차 가해”라며 “국회의원 직을 조용히 내려놓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특정 계파의 막말 준동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고, 김효은 대변인은 “피해자의 피눈물을 가십거리로 소비한 잔인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장 대표를 옹호해온 원외당협위원장 등이 오는 6일 서 의원 징계 요청서를 당 윤리위에 접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징계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당 최고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멱살잡이 논란을 벌인 권영진 의원의 자진 탈당을 권유하기로 하고, 응하지 않으면 제명 등 최고 수준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리위도 즉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권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가깝고, 당 쇄신파인 ‘대안과미래’소속이었다. 멱살잡이는 잘못했지만 권 의원이 즉시 사과한만큼 탈당 내지 제명 조치는 과도하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지도부의 대응은 ‘내통문자’ 논란을 일으킨 윤용근 의원 때와도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대한축구협회 청문회 도중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습니다. 더 잘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당은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며 논란을 덮었다.
그러다보니 지도부가 친한계 등 비당권파의 잘못을 반격의 소재로 삼는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 장 대표등 현 지도부는 6·3 지방선거 이후 친한계 등 쇄신파의 지속적 사퇴요구를 받았는데, 이들의 잘못을 구실삼아 ‘징계’ 등 대대적인 반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서범석·진종오 의원 건은) 계파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윤용근 의원 사안과) 비교할 수 있는 사항인지를 오히려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입으론 쇄신을 말하고도, 정반대 언행을 보인 친한계 등 비당권파의 자승자박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하면 장동혁 대표 사퇴 등 국민의힘 쇄신은 멀고도 먼 길이라는 관측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