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볼 필요도, 사과받을 생각도 없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씨(가명). 연합뉴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씨(가명)가 참석한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국회 간담회에서 동료 의원에게 “돌려차기 한 번 하죠”라고 망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날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를 불러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시작 전 서 의원은 같은 당 진종오 의원을 향해 “진종오 의원님, 돌려차기 한 번 하죠?”라고 농담을 건넸다. 사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진 의원은 “저는 발보다 손을 잘 씁니다”라고 받아쳤다. 간담회 현장에 피해자 김씨와 한 의원이 도착하기 전이었다. 하지만 피해자를 부른 자리에서 이런 농담을 주고 받은 것이 대단히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서 의원과 진 의원은 친한계로 분류된다.
서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려 “오늘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긴급 토론회 시작 전, 제가 실언을 했다”며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는 보완수사권 폐지로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그런 자리에 함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그 무게를 지키지 못했다”며 “피해자분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직접 찾아뵙고 사죄드리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저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겠다”고 했다.
진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토론회 시작 전 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피해자님과 참석자 여러분,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피해자의 아픔을 더욱 깊이 헤아리고, 공인의 말 한마디가 갖는 무게를 다시 한번 되새기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해자 김씨는 서 의원 사과를 두고 “볼 필요도 없고, 사과받을 생각도 없고, 토론회 전이니 그 이후에 꼭 범죄 피해가 가볍지 않음을 느끼셨길 바란다”며 “지금 중요한 건 범죄 피해자들이 지옥 속에 살고, 국민이 지옥 속에 살게 됐다는 거다. 그 쟁점에 집중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30대 남성인 가해자 이모씨가 귀가하던 김씨를 뒤따라가 폭행한 뒤 성폭행하고 살해하려다 도주한 사건이다. 이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으나 검찰이 항소심에서 김씨 의류를 재감정한 결과 이씨의 DNA가 검출됐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성폭행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씨는 대법원에서 강간 등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