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야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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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야 보이는 것들

입력 2026.08.04 06:00

수정 2026.08.0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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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 드러나야 보이는 것들

봉수산 정상에 올라서면 무안 갯벌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해가 기울면서 바닷물이 서서히 물러나고, 드러난 갯벌은 노을빛을 그대로 머금어 붉게 물듭니다. 물길 사이사이 남은 웅덩이들이 마지막 햇살을 반사할 때, 갯벌은 마치 오래 숨죽이고 있던 무언가가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지난 7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결정했습니다. 서산·여수·고흥과 함께 무안 갯벌이 새로 이름을 올리며 세계유산은 모두 여섯 곳으로 늘었습니다. 무안 갯벌은 2001년 국내 첫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래, 2008년 람사르 습지를 거쳐 25년 만에 국제적 가치를 다시 인정받은 셈입니다. 눈에 띄지 않게 밀물과 썰물을 반복해온 시간이 쌓여, 마침내 하나의 유산이 된 것입니다.

갯벌은 하루에도 몇번씩 사라졌다가 되돌아옵니다. 그 반복이 특별할 것 없어 보여도 그 안에서 수많은 생명이 자라고 물을 정화하며 해안을 지켜왔습니다. 노을이 걷힌 갯벌 위로 어둠이 내려앉는 모습을 오래 지켜보았습니다. 어쩌면 세상에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채 스스로 자리를 지켜온 것들이 여전히 많은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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