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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돌아온 친절한 ‘초인’ 이웃, 스파이더맨

입력 2026.07.31 14:36

수정 2026.07.3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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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원균 무비가이더
소니 픽처스

소니 픽처스

모처럼 대작 오락 영화가 극장을 찾았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액션물이지만 적절한 깊이감이 실린 갈등과 성찰의 주제 또한 균형감 있게 녹아 있어 묵직한 감동까지 맛볼 수 있다. 29일 국내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할리우드의 저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한다.

마블 코믹스의 수많은 초인 영웅 중 하나로 탄생했지만, 소니 픽처스에 영화화 판권이 넘어간 <스파이더맨>은 2002년부터 토비 맥과이어를 주연으로 한 3편, 2012년부터는 앤드루 가필드가 주연한 2편의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그러나 2008년 공개된 <아이언맨>을 필두로 영화업계에 진출해 연이어 큰 성공을 거두며 거대 제작사로 성장하게 된 마블 입장에서는 <스파이더맨>의 부재가 아픈 손가락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마블과 소니는 과감한 협상 끝에 조건부 공유를 합의했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부터 스파이더맨의 두집살이가 시작됐다.

이때 3대 스파이더맨으로 낙점된 배우가 톰 홀랜드다. 영화로 시작해 무대에서도 성공을 거둔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을 통해 열두 살의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그는 작중 10대인 스파이더맨을 제대로 연기한 첫 10대 배우(당시 19세)이기도 했다.

톰 홀랜드가 연기한 스파이더맨은 마블이 제작한 <어벤져스> 관련 영화가 3편, 소니가 제작한 솔로 영화가 3편이 나와 역대 가장 많은 작품 수를 기록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로 1편이 더 추가됐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액션 대작

이번 작품을 최선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바로 앞 작품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 정도는 복습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전편이 던진 의외의 충격적 결말에서 바로 이어지기도 하고, 작품이 호소하는 주제 역시 전편이 쌓아놓은 정서의 연장 선상에서 큰 설득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톰 홀랜드가 주연했던 앞선 3편의 솔로 영화를 긍정적으로 본 이들에게 이번 영화에 대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단 부제인 <홈커밍>(2017), <파 프롬 홈>(2019), <노 웨이 홈>(2021)에 공통으로 들어갔던 ‘홈’이란 단어가 사라짐으로 인해, 전편들과의 단절을 뚜렷이 한 의도가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염려를 낳았다.

여기엔 전편 모두를 성공적으로 연출했던 존 와츠가 하차하고 새롭게 메가폰을 잡은 데스틴 크리튼에 대한 생경함도 포함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처럼 제대로 된 여름 대작 오락 영화가 탄생했다. 머리를 비우고 팝콘을 씹으며 즐기기에 제격이지만, 갈등과 성찰의 주제 또한 균형감 있게 녹아 있어 묵직한 감동까지 맛볼 수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여름 피서 특화 영화다.

본질에 충실한 재해석과 근본적 질문

일단 원작과 과거 작품들 속의 스파이더맨이 지향했던 ‘당신의 친절한 이웃(Your Friendly Neighborhood)’이라는 이미지를 되살리려 노력한 부분이 반갑다. 여기에는 낭만과 활력이 넘치는 이상적 도시로 미화된 뉴욕도 포함된다.

연장 선상에서 앞선 작품들 전체를 관통해 크게 부각해왔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고뇌는 슬그머니 물러나고 ‘한 사람을 돕는 것은 모든 사람을 돕는 것이다’는 좌우명이 뚜렷이 부각된다.

<숏 텀 12>(2013)을 통해 묵직한 드라마 연출로 주목받은 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을 통해 대규모 상업영화 연출에도 합격점을 받은 데스틴 크리튼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증명한다.

<스파이더맨>에 출연한 남녀 배우들은 꼭 연인관계가 되지만, 결국 안 좋은 결말을 맞게 된다는 일명 ‘스파이더맨의 저주’ 징크스를 극복하고 사이좋게 사는 톰 홀랜드, 젠데이아 콜먼 부부의 물오른 연기도 완성도에 기여하고 있다.

부제 ‘브랜드 뉴 데이(Brand New Day)’에 걸맞게 그동안 질풍노도의 환경 속에 좌충우돌해온 한 소년이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나는,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순간을 ‘제대로’ 포착해낸다.

물론 ‘컸다’고 모든 고뇌가 말끔히 해결되고 밝은 미래가 기다릴 리 만무하다. 다시금 엔터테인먼트 영화산업의 메카 할리우드의 저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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