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주말 법카 사용, 코치진 식사·업무 과정에서 발생”
“비도덕적 사람 만드는 보도 좌시할 수 없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홍명보 전 감독이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택 인근 호텔과 당 등에서 법인카드로 총 1400만원을 결제한 사실이 28일 확인됐다. 일부 결제는 공휴일에 이뤄졌으며, 협회 지침상 필요한 소명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받은 협회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홍 전 감독은 2024년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쓴 법인카드 금액 총 3742만원 중 1406만원을 집 근처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감독의 자택 인근 호텔과 정육식당, 해장국집 등이 포함됐다. 어린이날과 현충일, 광복절 등 공휴일에도 분당구 소재 업소에서 수십만 원을 결제한 내역도 확인됐다. 대한축구협회 업무추진비 지침은 휴일과 원거리 지역 등에서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카드를 사용한 경우엔 출장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갖추거나 소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규정이 있지만 홍 전 감독은 별도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 의원 측은 “축구협회는 홍 전 감독의 자택 인근 결제와 관련해 별도의 소명서를 제출받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며 “영수증에 참석자와 인원 등을 기재했고, 월 1회 사용 내역을 점검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법인카드 관리 부실이 지적되자 지난해 5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법인카드 사용 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교육 이후에도 홍 전 감독은 자택 인근에서 총 994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축협의 무분별한 법인카드 사용 실태도 도마에 올랐다. 진 의원실이 2021년부터 올해까지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백화점 결제는 218건(2602만5980원), 주유소 결제는 300건(5188만2527원)이었다. 축협은 2016년 문체부 조사에서 법인카드 사적 유용이 적발돼 대국민 사과문까지 냈음에도 같은 행태를 반복한 것이다.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는 롯데·현대백화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54만6000원을 결제했다. 홍 전 감독은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16만 원을 썼다. 축구협회의 관련 지침엔 백화점, 아동복 등 업종별 법인카드 사용 제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 의원은 “법인카드 사용 기준부터 다른 종목 단체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공시조차 제대로 못 하는 관리 체계를 전면 손봐야 한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또 2021년 3월 벨기에 항공업체 ASL에 법인카드로 약 9800만원을 결제했다. 축협은 “추가 수하물 운송 비용”이라고 했지만, 해당 업체는 전세기와 비즈니스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홍 전 감독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법인카드는 모두 대한축구협회 규정에 따라 업무 목적으로 사용했다”며 “경기에 실패한 것은 감독으로서 책임질 부분이지만, 비도덕적인 사람인 것처럼 만드는 보도는 아무리 참으려 해도 좌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홍 전 감독은 “K리그 경기가 대부분 주말과 공휴일에 열리고 국가대표 명단도 대부분 월요일 발표돼 직전 주말 회의는 필수였다”며 “주말과 공휴일 법인카드 사용은 코치진 식사와 업무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법인카드는 협회 규정에 따라 정해진 용도와 한도 내에서만 사용했고, 모든 사용 내용은 증빙과 정산을 거쳤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