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AI 데이터센터가 혐오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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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 AI 데이터센터가 혐오 시설?

입력 2026.07.18 06:00

수정 2026.07.1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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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규 블루닷에이아이 대표
2025년 3월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있는 디지털 리얼티의 데이터센터. 로이터연합뉴스

2025년 3월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있는 디지털 리얼티의 데이터센터. 로이터연합뉴스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얼핏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 조어가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풀이하자면 데이터센터 개발 허가 유예 조치다. 주 전역을 대상으로 한 허가 유예 조치 시행은 뉴욕주가 처음이다. 이 행정명령으로 향후 1년간 50㎿ 이상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뉴욕주 내에서 건설 허가를 받지 못한다. 한시가 바쁜 빅테크 입장에선 청천벽력 같은 정책이다. 자칫 타 주로 확산하기라도 한다면 AI 경쟁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

71%. 올해 3월 갤럽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여론의 규모다. 지역 내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 여론(53%)보다 더 높은 수치다. 적어도 미국에선 데이터센터가 원자력발전소 그 이상의 혐오 시설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시민과 정책당국의 인식이 급격히 돌변하고 있다. 세금 인하, 허가 절차 간소화, 보조금 지급 등으로 지역 내 유치 경쟁을 벌였던 게 불과 1~2년 전이다. 지금은 미국 내 대다수 지역이 면세 혜택을 폐지하거나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뉴욕주처럼 허가 유예 조치를 선언한 중소도시도 여럿이다.

데이터센터가 혐오 시설로 인식된 데엔 3가지 부정적 외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전기 요금 부담의 전가, 물 부족, 소음이다.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는 순간부터 지역민들이 감당해야 할 문제들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전력 소비는 전기요금 인상을 불러왔다. 냉각수 사용에 따른 물 부족 문제도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심지어 냉각팬이 가동하며 발생하는 소음 문제는 시민들의 큰 골칫거리 중 하나다. 저주파 소음으로 인한 수면 장애, 스트레스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문제를 누구보다 먼저 마주했기에 미국의 주 정부들이 입장을 전환하게 된 것이다.

유치 과정의 불투명성도 부정 여론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통상 AI 빅테크 기업들은 영업 비밀을 이유로 지방 정부와 비밀유지협약(NDA)을 맺는다. 이 문서에 전력 및 물 소비량 등 시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보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협약 내 핵심 조항에 따라 시민에게 이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 온전히 피해를 경험한 뒤에라야 그 실체가 알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I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국내에서도 한창이다. 아니, 뜨겁다. ‘왜 그 지역에만 건설하냐, 우리 지역에도 지어달라’는 지방 정부의 볼멘소리도 들린다. 낙후한 지역 산업을 전환하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라는 걸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가 초래할 폐해에 대해선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비판이라도 할라치면 배신자 소리를 듣기 일쑤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을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 더 소비한다. 기존 데이터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 조달이 필수적인 시설이다. 저주파 소음도 더 심하면 심했지 절대 덜하지 않다. 이 모든 피해를 지역 시민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지자체는 드물다. 유치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어줄 태세다. 결국 시민이 데이터센터의 심각한 문제를 체감하고 나서야 사후약방문식으로 규제를 도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뒷감당은 늘 그렇듯 지역 시민의 몫이다. AI 데이터센터 경쟁은 속도뿐 아니라 신뢰의 경쟁이기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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