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공장 캡처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반명 전선을 상징했던 이른바 ‘문조털래유’가 와해되는 흐름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통합’을 말하며 발을 뺐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경기 평택을 3위 낙선 후 정치적 영향력을 거의 상실했다. 특히 이 전선의 핵심이었던 김어준 뉴스공장 대표가 정청래 전 대표와 거리를 두는 듯한 움직임이 감지된 게 결정타가 됐다.
균열은 당내 화합과 국민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난 1일 오찬회동에서 시작됐다. 문 전 대통령이 ‘반명전선과 나는 상관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석현 시사평론가는 당시 “문조털래유라고 하는 그 다섯 글자에서 한 글자가 빠지면서 남은 네 분이 좀 외로워지는, 구도적으로 좀 협소해지고 주변화되는 결과를 맞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 회동 전후로 친문계인 윤건영·고민정 의원은 정 전 대표와 뚜렷하게 선을 긋기 시작했다.
이 세력의 미래 구심점으로 여겨지던 조국 전 대표는 평택을 낙선 이후 여러 정치적 악수를 두는 등 조바심을 드러내고 있다. “조국혁신당 등 진보세력 통합이 이뤄지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주장을 폈는데, 네거티브로 일관한 평택을 선거에서 3위를 한 조 전 대표가 할 말은 아니라는 말이 나왔다. 최근엔 걸그룹 리센느 리더 원이의 “무섭노”발언이 일베식 표현인지 아닌지를 둘러싼 논쟁에도 뛰어들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조 전 대표를 향해 “외롭고 고독한 것 같다. 그럴 때는 참는 지혜를 가져야 큰 사람이 된다”고 했을 정도다.
무엇보다 이 세력의 핵심인 김어준 뉴스공장 대표의 이탈 조짐이 뚜렷하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채널인 뉴스공장에서 친명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불법계엄 해제 국회 표결에 일부러 불참했다는 의혹을 풀어줬다. 김 대표는 12월 4일 새벽 국회 담장과 경내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영상을 공개했는데,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월담을 하고 본회의장으로 뛰어들어가는 장면 등이 담겼다. 이 영상으로 김 전 총리가 계엄 해제 국회 표결에 일부러 불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정 전 대표측 논리는 무력화됐다. 그동안 김 대표는 서울시장 여론조사에 김 전 총리를 끼워넣고, “민주당엔 친석과 친청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등 김 전 총리를 계속 견제해온 터다.
여권에선 김어준 대표가 태세전환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조털래유의 중심으로 여겨지면서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여권 내 빅스피커였던 자신의 영향력이 눈에띄고 감소하고 있는 것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유시민 전 의원이 ‘다스뵈이다’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할 때도 ‘직접 채널을 파서 말하라’며 수차례 말하는 등 부담스런 듯한 눈치를 보이기도 했다.
남은 건 정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인데, 서로 험한 말을 주고받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원래 좋지 않다. 게다가 구심점인 문 전 대통령은 없고, 두 사람을 이어주는 듯 했던 김어준 대표까지 반명 전선에서 발을 빼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자신이 제기한 증축론이 거센 비판을 받는 등 여권 내 해석자 권력을 상실했다. 정 전 대표, 유 전 의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른만큼 두 사람이 각자 이 대통령과 김 전 총리를 공격하더라도 그 파괴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내에선 정청래 전 대표가 점점 고립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12·3 불법계엄 당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 뉴스공장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