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4월29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당시 음료 투척 자작극을 벌인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오후 구속됐다. 정 전 후보는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1시55분쯤 법원에 도착한 정 전 후보는 “자작극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 모든 건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히겠다”면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앞서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27일 오전 8시쯤 금정구의 한 도로에서 유세하던 중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가 A씨가 “어린 XX가 무슨 시장 출마냐?”며 던진 음료를 피하려다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 전 후보측은 정 전 후보가 병원에 입원해 뇌진탕과 근좌상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전 후보측 관계자는 “독극물 테러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정 후보는 현장에서 일시적 의식 소실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고 했다.
경찰은 현장 CCTV 등을 토대로 A씨를 긴급체포했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정 전 후보는 유치장으로 A씨를 면회하고 선처 탄원서도 제출했다. 사건 이틀 뒤에는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선거운동에 복귀했다. 당시 정 전 후보는 “진심으로 반성하는 청년에게 순간의 실수가 평생의 족쇄가 되지 않길 바란다. 그것이 제가 꿈꾸는 화해의 정치”라고 했다.
하지만 정 전 후보와 A씨의 은밀한 관계는 곧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던 중 A씨가 정 전 후보와 사건 발생 전에 전화통화를 한 기록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를 추궁했고, 부담을 느낀 A 씨가 사건 전말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 전 후보와 알고 지내던 30대 헬스장 관장이었으며, 정 전 후보가 뇌진탕 진단을 받은 곳은 그의 부친이 원장으로 있는 병원이었던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선거 직후 SNS를 통해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정 전 후보는 자작극 의혹이 알려지기 전 온라인으로 개혁신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정 전 후보는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 선임비서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민정비서관실 사무관, 개혁신당 대변인을 지냈다. 정 전 후보 아버지인 정근씨는 2008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하였으나 1차 심사에서 탈락했으며, 2012년 총선 때는 부산진구 갑에 무소속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16년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한 뒤 출마하지 않았다.
정 전 후보에 대한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정 전 후보는 미국에서 고교를 다니다 고3 때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던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부산의 한 고교에 편입했다. 그런데, 실제 출석하지 않은 기간이 출석으로 처리되고 생활기록부도 허위로 기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당시 정 전 후보의 담임교사는 이 문제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