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후 첫 국내 인터뷰…“비오는 날 낭독회, 함께 있다는 감각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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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상 후 첫 국내 인터뷰…“비오는 날 낭독회, 함께 있다는 감각이 좋았다”

입력 2026.07.07 22:00

수정 2026.07.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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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책방오늘’ 운영 종료날 마지막 인사 전해

“8년 서점했지만 건물 팔리니 세입자들 나가게 돼”

“차기작, 예고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많은 것이 불확실”

한강 작가가 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독립서점 ‘책방오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문광호 기자

한강 작가가 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독립서점 ‘책방오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문광호 기자

한강 작가는 7일 “8년 동안 서점을 계속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이날 주간경향과 만나 독립서점 ‘책방오늘’의 영업을 종료하는 소회를 밝혔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 작가가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서점 운영 마지막 날 열리는 낭독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점을 찾았다가 짧게 인터뷰에 응했다. 한 작가는 2018년 서점을 처음 열고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로도 서점에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한 작가는 건물이 팔리면서 책방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못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서점(건물)이 팔려 (저를 포함한) 세든 세입자가 다 나가게 됐다”며 “지금 외국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보니 빠른 시간에 정리하면서 다른 공간을 바로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한 작가는 “일단 좀 멈췄다가 정비해서 언젠가 돌아오지 않을까”라며 추후 서점 운영을 재개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한 작가는 책방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책방이 생김으로 인해 책방 주변, 반경 몇 ㎞, 버스로 (치면) 일곱정거장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책방과 같이 흘러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매 순간이 큰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또 “메아리 낭독회라고 해서 작가가 책을 읽으면 참가자들이 메아리처럼 읽는 낭독회를 했는데 여기(책방)가 목조지붕이라 비가 오면 빗소리가 많이 들린다”며 “한번은 낭독회를 하는데 비가 쏟아져서 세상에 우리만 남은 것 같은 이상한 감각이 있었다. 우리가 함께 있다는 그런 감각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차기작을 묻자 “예고할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많은 것이 불확실로 남아서”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책방이 마지막 날로 알려져 있는데 혹시 작가님한테 이 책방이 좀 어떤 의미였나.

“제가 처음 양재동에서 동네 책방을 열 때가 2018년 7월이었다. 그때 계약하고 그때부터 서점인이랄까, 자영업자랄까 그런 정체성을 가지고 살았는데 8년 만에 일단은 언제 다시 열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마지막 영업을 하게 됐다. 물론 아쉽기도 한데 이게 영원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지난 8년 이 일을 계속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기적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손님이 오셔서 저희가 정성껏 큐레이션한 책들을 만나주셨다. 저희가 행사도 많이 했다. 낭독회, 독서클럽, 읽기·쓰기강좌도 많이 하고, 여러 다양한 공연·전시도 했다. 다양하게 뭔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손님들과 따뜻한 시간을 많이 보내서 8년을 계속한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다.”

-8년 동안 책방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행사나 낭독회 같은 순간들이 있었나.

“처음에 책방을 열기 위해 인테리어하고 책장이 들어오고 책 박스가 배달됐다. 그때 여름이었고 에어컨이 아직 들어오기도 전이라 문을 열어 놓고 진열을 하기 시작했는데 밤 9시 반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마을버스에서 내려서 퇴근길에 집 가는 분들이 들어와서 방금 꽂은 책을 읽고 있었다. ‘이렇게 책을 진열해놓으면 서점이 되는구나, 조용히 책을 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사려는 분이 계셔서 ‘카드 단말기가 없다’고 ‘언제 (다시) 오시라’고 말했더니 (손님이) ‘꼭 오겠다’고 약속했던 기억도 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초반에 책방을 오픈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열정이 넘쳐서 소식지를 만들고 무가지를 서점 앞에 놔두면 동네 주민들이 가져가기도 하고 그걸 돌려 읽으면서 주변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책방이 생김으로써 책방 주변에 반경 몇 km, 버스로는 일곱정거장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책방과 같이 흘러가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 매 순간이 큰 감동이었다.

그러다 경영난으로 서촌으로 옮겨왔는데 여기서는 좀 더 다른 분위기로 했다. 동네 사는 분들, 직장 다니시는 분들, 서촌에 나들이 오신 분들이 오시면서 저희가 큐레이션한 책들을 많이 봐주셔서 좋았다. 낭독회도 많이 했는데 일반 낭독회가 아니라 메아리 낭독회라고 해서 한 작가의 책 다 읽어오는 것이다. 방금 출간된 책을 다 읽어와서 작가가 읽으면 참가자들이 메아리처럼 읽는 낭독회를 했다. 여기(책방)가 목조지붕이라 비가 오면 빗소리가 많이 들린다. 한번은 낭독회를 하는데 비가 쏟아져서 세상에 우리만 남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상한 감각이었다. 우리가 함께 있다는 그런 감각이 참 좋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운영했던 서울 종로구 ‘책방오늘’ 영업 종료일인 7일 한 시민이 서점에 들어서고 있다. 한수빈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운영했던 서울 종로구 ‘책방오늘’ 영업 종료일인 7일 한 시민이 서점에 들어서고 있다. 한수빈 기자

-사람들이 왜 서점을 닫는지 좀 궁금해하는 것 같은데 그 이유를 좀 설명해 주실 수 있나.

“서점(건물)이 일단 팔렸기 때문에 (저를 포함한) 세든 세입자가 다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 건물에 세입자가 세 가게가 있었는데 전부 다 7월 안에 나가는 방향으로 얘기가 됐다. 제가 지금 외국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보니 그렇게 빠른 시간에 정리하면서 다른 공간을 바로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단 좀 멈췄다가 정비해서 언젠가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책방 많이 찾아주셨던 독자분들, 또 작가님의 팬분들이나 좋아하는 시민분들도 많이 계셨을 텐데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저희가 정성을 다해서 입고를 하고 입고 리스트를 매주 만들어서 보고하고 저희가 정말 좋다고 생각되는 책들을 잘 진열했다. 저희는 정성을 다했지만 만약 손님들이 안 계셨다면 서점이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저희 서점을 완성해준, 지난 8년 동안 매일매일 저희 서점을 완성해주셨던 손님들께 마지막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많은 팬들이 작가님의 차기작을 궁금해하고 있는데 혹시 차기작에 대해서 조금 예고를 하실 수 있나.

“차기작 예고, 저도 예고할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많은 것이 불확실로 남아서…. 언젠가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또 책으로 만나 뵈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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