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사라진 자리, 그곳을 채우는 ‘먹먹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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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사라진 자리, 그곳을 채우는 ‘먹먹한 풍경’

입력 2026.07.07 06:00

[렌즈로 본 세상] 산이 사라진 자리, 그곳을 채우는 ‘먹먹한 풍경’

깊이 100m, 지름 500m의 거대한 구덩이입니다. 두부를 자른 듯한 수직 절벽이 늦은 오후 햇살을 받아 결을 드러내고, 그 아래로 절단 장비와 트럭이 작게 움직입니다. 한때 해발 100m 남짓한 산이었던 자리입니다.

전북 익산 황등면의 화강암은 포천석, 거창석과 함께 전국 3대 화강암으로 불렸습니다. 청와대 영빈관의 돌기둥과 국회의사당, 대법원 청사에 이 돌이 쓰였습니다. 1858년부터 170여년 동안 캐낸 돌로 지어진 건물이 전국 곳곳에 서 있는 사이, 산은 조금씩 깎여들어가 마침내 사라지고 거대한 구덩이만 남았습니다. 이제 채석은 3~4년 안에 끝날 예정이고, 그 구덩이는 전망대 카페와 미디어아트, 공연장이 들어설 문화공간으로 다시 채워지는 중입니다.

산이 깎여나간 자리에 사람들이 다시 무언가를 채우려 합니다. 사라진 것의 흔적 위에 또 다른 풍경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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