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신도림” 그 목소리···강희선 성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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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역은 신도림” 그 목소리···강희선 성우 별세

입력 2026.07.04 10:19

수정 2026.07.0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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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지하철 안내방송 녹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강희선 성우. tvN 유튜브 갈무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지하철 안내방송 녹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강희선 성우. tvN 유튜브 갈무리

“이번 역은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서울 지하철 한국어 안내방송 목소리이자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엄마 봉미선역으로 사랑받은 성우 강희선이 4일 별세했다. 향년 만 65세.

유족에 따르면 강희선은 이날 오전 2시 10분쯤 서울 노원구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경고를 졸업한 뒤 서울예전 방송연예과에 입학했다. 지도교수 권유로 성우의 길을 택한 고인은 대학 2학년 때인 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데뷔했다. 1980년 방송 통폐합 이후 KBS 성우 15기로 활동하며 40여 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성우로 활약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KBS 성우극회장을 지냈으며 한국성우협회 수석부이사장도 지냈다.

고인은 <빨간 머리 앤>을 시작으로 <베르사유의 장미>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짱구는 못말려>에서 짱구 엄마 봉미선과 맹구역을 26년간 맡으며 사랑 받았다. 2025년 8월 건강상 문제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쓸 때 ‘투니버스’ 채널과 한 달간의 조율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외화 더빙에선 샤론 스톤,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 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주연 배우들의 한국어 목소리를 맡았다. 특히 더빙이 까다로운 배우로 샤론 스톤을 꼽았다. 그는 “대사는 사무적인데 눈빛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을 때가 있었다. 그 눈빛에 맞는 호흡을 찾아야 했다”고 했다.

특히 1996년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부산 지하철 1~4호선 한국어 안내방송을 29년간 맡아 시민들에게 가장 익숙한 목소리로 기억됐다. 2021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매년 녹음을 이어올 정도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2025년 9월 병상에서 틀어둔 한 TV 종합편성채널에서 충격적인 뉴스를 보게 된다. “강희선 성우 목소리가 앞으로는 AI(인공지능) 음성으로 대체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뉴스로 처음 이 소식을 접한 강 성우는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고 아들 안은석씨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전한 바 있다.

“저희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해고 통보입니다.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없이 ‘대체될 것’이란 기사를 보게 된 겁니다. 항암 투병 중에 척추가 부러졌는데도 복대를 차고 가서 (지하철 안내 방송) 녹음을 한 어머니에게, 공사가 이래도 되나요?”

강 성우가 하차하기 전 이미 서울 지하철 1·3·4호선 일부 구간을 운영하는 코레일은 2018년 AI 안내 방송을 도입한 바 있다. 강 성우는 2024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돈을 따지지 않아요. 그 어떤 자부심이죠. 그런데 코레일이 AI로 (목소리를) 바꾸었대요. 가서 직접 들어봤는데, (영) 아니더라고요. 사람의 정서가 없어요. 종착역에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할 때 저는 온 힘을 다해서 진심으로 인사해요. AI는 따뜻함이 없어요. 인간의 정서도 없고.”

고인은 생전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외화연기상,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유족은 1남1녀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 발인 6일 오전 7시40분, 장지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02-225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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