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미래형 매장 ‘AX LAB 3.0’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로이.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이 인공지능(AI) 전환을 그룹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전사적인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 계열사 CEO 교육을 시작으로 전 임직원의 AI 활용 역량 강화, 생성형 AI 도입, 업무 방식 혁신까지 전사적인 AI 전환(AX·AI Transformation)을 기업 DNA로 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롯데는 ‘AI와 일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5~6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50여 명을 대상으로 ‘CEO AI 교육’을 진행했다.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실제 경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 전략과 실행 방안을 공유하는 실무 교육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교육 전 과정에 참석해 그룹 차원의 AX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앞서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가 임직원보다 CEO 교육을 먼저 실시한 것은 경영진이 AI 전환을 주도해야 조직 전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롯데는 CEO 교육에 이어 연말까지 그룹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 실무 교육’을 실시해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설계하고 활용하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데이터 분석, 자료 조사, 보고서 작성 등 반복 업무에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면 앞으로는 AI가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직원들은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롯데는 임직원의 AI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다음 달 외부 생성형 AI를 도입한다. 또한, 임직원 대상 AI 에이전트 생성 역량을 종합적으로 겨루는 ‘롯데 AI 해커톤’ 및 계열사별 핵심 AI 과제의 진행 과정을 평가하는 ‘AI 챌린지’ 등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수요 예측·자동 주문, 다이나믹 프라이싱, 고객 맞춤형 추천, 고객 서비스 자동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13개 언어 실시간 통역을 지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딥러닝 기반 ‘신선식품 AI 선별 시스템’을 운영하며 품질 관리 역량을 높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진천 중부권 메가허브터미널을 비롯한 주요 물류 거점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며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는 현실 공간에서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피지컬 AI’ 분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의 추론·판단 능력에 로봇 기술을 결합해 실제 공간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이다. 생성형 AI가 디지털 환경에서 사고하고 판단하는 ‘두뇌’라면 피지컬 AI는 현실 공간에서 직접 행동하는 ‘몸’에 가깝다.
당장 롯데이노베이트는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로이(ROI)’를 선보였다. 로이는 고객 응대와 상품 안내,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롯데의 대표적인 피지컬 AI 사례다. 로이는 올해 세븐일레븐 미래형 매장 ‘AX LAB 3.0’에서 고객 응대와 매장 안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롯데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을 넘어 휴머노이드 기반 피지컬 AI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그룹 전반의 AX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AI를 단순한 업무 지원 도구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유통과 식품, 건설, 서비스 등 전 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