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신화 뒤에 숨겨진 오염과 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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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신화 뒤에 숨겨진 오염과 착취

입력 2026.06.27 06:00

수정 2026.06.2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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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인공지능(AI) 열풍은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촉발하고 있고, 고대역폭메모리 칩 가격이 치솟으면서 삼성, SK하이닉스는 천문학적 이윤을 올리고 있다. 최근 성과급 관련 이슈도 여기서 비롯됐다.

한데 우리는 반도체 기업 주가의 비약적 상승만 주목할 뿐,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말하지 않는다. 바로 거대 인프라가 기반하고 있는 공급망의 오염과 수탈의 문제다. 토지와 전력을 빨아들이는 데이터센터는 반도체 칩 없이 가동되지 않는 거대한 창고일 뿐이다. AI 비즈니스의 본질은 골드러시 시절 삽을 팔아 폭리를 취하던 독점 구조와 같다. 실제 미국 인텔 공장 인근 하류의 영구 오염물질(과불화화합물) 수치가 상류보다 3000% 급증했다. 데이터센터에서 서버 냉각을 위해선 대량의 물이 필요하며, 증발식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 폐수와 화학물질은 인근 수질을 오염시킨다. AI의 풍요는 물과 땅을 희생시켜 지탱되고 있는 셈이다.

자본이 서로 노동 통제 기술과 구조조정 방식을 모방하듯, 노동자들도 국경을 넘어 연결돼야 한다. 그래야 거대 빅테크에 맞서 일터와 공동체의 삶을 지켜낼 수 있다.

최근 미국은 반도체 법을 통해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유치(리쇼어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본은 ‘국가안보’라는 핑계로 노동자들을 분열시킨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대만 TSMC는 노조를 결성하려는 미국 노동자들을 향해 “게으른데 돈만 밝힌다”고 비난하고, 대만 노동자들에게는 “미국인들 때문에 너희가 쉴 수 없다”며 반목을 부추긴다. 더욱이 대만 첨단기술 공급망의 최하단은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의 저임금 노동력으로 유지된다. 이들은 막대한 송출 비용으로 인한 ‘부채 속박’에 시달리며, 보호장비 없이 유독 물질을 다룬다. 앞치마만 두른 채 일하던 필리핀 노동자의 죽음은 이 공급망의 가혹함을 보여준다. 사측은 엔지니어들을 주 60~80시간 노동과 과로사로 내몰고, 파견직에게 저임금과 고용 불안을 안긴다. 그러고는 끊임없이 서로를 비교하게 만들어 연대를 차단하고 분열을 조장한다.

지난 6월 중순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레이버노트 콘퍼런스’에선 AI 기술과 반도체 산업의 비약적 발전 뒤에 가려진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의 곤경 그리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실천이 논의됐다. 핵심은 국가안보와 빅테크 이윤에 저항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세금’과 ‘공급망의 연결성’을 지렛대 삼아 전 지구적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것에 있다.

인텔은 TSMC를 모방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안전 규정을 삭감한 바 있다. 자본이 서로 노동 통제 기술과 구조조정 방식을 모방하듯, 노동자들도 국경을 넘어 연결돼야 한다. 현재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시민 세금 수백억달러가 투입된다. 비영리단체 ‘칩스 커뮤니티 유나이티드’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혜택 협약’은 작업장 안전 규칙 준수, 유독물질 및 대기·수질 오염의 투명한 공개, 수자원 재활용 의무화 등 생태·노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명문화하도록 강제한다. 공장 안에선 직급과 직무 간 공통분모로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공장 밖에선 플랜트 건설 노동자, 경비·청소 하청 노동자, 데이터센터 반대 환경운동가, 차량용 반도체로 연결된 자동차 노동자까지 반도체 공급망의 처음과 끝을 연결하는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센터가 끼칠 환경 파괴에 맞선 지역주민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야 거대 빅테크에 맞서 일터와 공동체의 삶을 지켜낼 수 있다.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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