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6월 2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앞 횡단보도를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정효진 기자
부동산이 또 이겼다.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의 희비를 가른 건 결국 부동산 민심이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개 서울 자치구 중 8곳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의 득표율이 높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 시가총액(평균 시세 합계) 순으로 정렬해도 ‘오세훈 우세’ 경향이 뚜렷했다. 시가총액 상위 5개구는 강남·송파·서초·양천·강동구(2025년 12월 기준)다. 서울에선 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가 내란 심판·정권 안정론보다 더 강하게 결집한 것이다.
불과 1년 전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곳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비교해보면 더욱 실감 나는 변화다. 이는 지선이 대선·총선보다 유권자들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이 결정되는 선거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지선 직전 만난 서울 유권자들은 후보 결정 시 12·3 불법 계엄이나 이념보다 ‘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따졌다. 그리고 지금처럼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는 구조에서 내 집의 가치를 높여줄 정책은 그 어떤 복지 공약보다 더 매력적일 것이다. 정치권이 표를 얻기 위해 부동산 정책 경쟁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표가 되지 않는 다른 정책 수요는 묻힌다는 점이다. 특히 시·도 경계를 넘나들며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300만 생활인구는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제도상 원래 안 되는 것”으로 삭이고 만다. 이들이 경제활동으로 창출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된다. 집값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일부 정주인구의 외면 속에 많은 문제가 수면 아래 가라앉는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직장인 대부분이 문제로 꼽은 교통 체증에 대해 한 주민은 “많이 나아졌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선거는 끝났다. 경기 광명시민 백수홍씨가 20년째 교통 체증을 감내하며 건넜던 그 다리와는 무관한 사실이다. 표가 없다는 이유로 투명도시가 된 이곳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 이제는 정치가 답해야 한다.
문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