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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신화가 지워버린 노동

입력 2026.06.10 06:00

수정 2026.06.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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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오지 않는다

안토니오 카실리 지음·변정수 옮김·이상북스·3만2000원

[신간] 자동화 신화가 지워버린 노동

디지털 자본주의가 개인의 주체성과 노동 질서를 어떻게 재조직하는지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디지털 노동 연구자인 저자는 자동화의 역사를 되짚으며, 노동의 종말이라는 예언이 산업화 이후 반복됐지만 정반대였다고 진단한다. 기술이 노동을 사라지게 하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만들어냈고, 그 노동을 잘게 분절해 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은폐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플랫폼 경제와 인공지능(AI) 산업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겉으로 보기에 AI는 스스로 작동하는 완전한 자동화 시스템처럼 보인다. 하지만 데이터 라벨링과 콘텐츠 검열, 배달·호출 플랫폼 활동 같은 방대한 노동 위에서 유지된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분류하고 혐오·폭력 콘텐츠를 걸러내며 알고리즘이 학습할 데이터를 정리하는 수많은 저임금 노동자가 있어 AI 산업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책은 디지털 노동이 특정 플랫폼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SNS 이용자들이 수행하는 클릭과 검색, ‘좋아요’ 누르기, 게시물 작성, 관계 맺기 같은 일상적 활동이 플랫폼 가치 생산 과정에 편입되면서 이들 데이터가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놀이와 소통, 자기표현이라고 생각하는 활동이 플랫폼 경제를 떠받치는 노동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는 노동의 종말이 아니라 노동이 일상 전체로 확장되는 과잉고용(hyperemployment)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책은 분석한다. AI로 인한 자동화가 노동을 더 보이지 않고 불안정하게 만드는 만큼 착취와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정치·사회적 대응이 필요할 때라고 저자는 말한다.

은둔하는 청년들

강지윤, 양민희 지음·은행나무·1만9000원

[신간] 자동화 신화가 지워버린 노동

안전한 외로움과 각자도생이 생존 방식이 된 사회 속 청년 고립이 저항의 몸부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책은 은둔으로 내모는 무한경쟁과 풍요로운 고립의 현실이 바뀌지 않으면 한국도 일본처럼 은둔 청년이 사회를 집어삼키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너무 빨리 배우는 아이들

천근아 지음·웅진지식하우스·1만8800원

[신간] 자동화 신화가 지워버린 노동

소아정신과 교수가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이른 학습이 낳는 폐해를 짚어냈다. 책은 아이 뇌에 새겨진 고유한 발달단계를 무시한 배움이 어떻게 인지력을 무너뜨리는지, 유년기에 부실하게 성장한 뇌가 사춘기와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어떤 상흔을 남기는지 분석한다.

너무 진지하게 여기진 말아요

헤르만 헤세 지음·배명자 옮김·FIKA(피카)·2만3000원

[신간] 자동화 신화가 지워버린 노동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미발표 선집이다. 고독의 대명사로 불렸던 헤르만 헤세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삶의 무게에 짓눌리면서도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헤세가 어떻게 자신만의 명랑함을 지켜냈는지 유머러스하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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