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성과급은 감춰진 임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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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익 성과급은 감춰진 임금이다

입력 2026.05.22 14:48

수정 2026.05.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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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5월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공동취재

5월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공동취재

SK하이닉스 노사가 기존의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자, 삼성전자 노동자들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명문화하고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이에 반해 삼성 사측은 기존 초과이익 성과급 산정식의 경제적 부가가치 기준과 연봉 50% 상한선을 고집하면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조선일보나 JTBC, MBC 같은 주류 언론은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노동조합 비난에 열을 올렸고, ‘진보주의자’를 자처하는 단체나 인사들도 한마디씩 보탰다.

정말 조선일보나 MBC가 일부 전문가의 말을 선별해 전하는 것처럼 성과급은 임금이 아닐까? 회사는 뭐하러 성과급 체계를 만들었을까? 운 좋게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로 했나?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임금은 노동자가 한 모든 노동에 대한 대가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성과급은 이 착시를 극대화한다. 노동자는 “내가 성과를 더 내서 회사가 이만큼 보너스를 주었다”고 믿지만, 실제 노동자가 성과급 100만원을 더 받기 위해 자본에 가져다 바친 잉여가치는 그 몇배에 달한다. 즉 성과급은 노동자로 하여금 자신을 스스로 더 가혹하게 착취하도록 만들기 위해 노동자 자신이 생산한 가치 일부를 돌려주는 ‘지연된 임금’의 정산 방식일 뿐이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성과급 인상 요구와 투쟁은 의도치 않게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요구로 전이되고 있다. 몫 없던 노동자들이 단결해 자신의 몫을 되찾아나가는 것만큼 탁월한 양극화 해소법은 없을 것이다.

단순한 시간 임금 시스템에서는 자본가가 노동자를 감시하고 감독해야 쉬지 않고 일할 것이다. 반면 성과급 체제에서는 노동자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동 강도를 높이고, 스스로 휴식 시간을 줄이며, 연장 노동을 감내하기도 한다. 야근 금지에 반대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회사 실적이 나빠져 성과급이 0원이 될 때, 회사는 ‘성과가 없으니 분배도 없다’며 정당화한다. 하지만 이는 경기 침체나 경영 실패를 노동자에게 전가해 노동력 상품의 가격인 임금을 후려치는 것일 뿐이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같은 시간, 같은 강도로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나.

평소 중소 부품 하청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에 대해선 무관심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정의 구현자가 되어 하청 노동자들에게 무관심한 대기업 고임금 노동자들의 파업을 비난할 수 있을까? 너무 가혹한 잣대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초보 노조이고, 30년 넘은 민주노조도 하기 어려운 ‘연대’를 신생 노조가 하는 게 쉽진 않다. 더 많은 이해와 시간이 필요하다. 무노조 80년도 기다렸는데 그 정도 인내는 가능하지 않나?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성과급 인상 요구와 투쟁은 의도치 않게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요구로 전이되고 있다. 전무후무한 반도체 호황하에 수십만명의 하청 노동자는 노조를 만들고 단결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벌써 대리운전기사, 리노공업, 하나머티리얼즈 등 여러 일터에서 하청·플랫폼 노동자들의 투쟁이 일고 있고, 이들에게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승리는 어두운 터널을 뚫고 지나갈 희망으로 보이기도 한다. 몫 없던 노동자들이 단결해 자신의 몫을 되찾아나가는 것만큼 탁월한 양극화 해소법은 없을 것이다.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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