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밝혔다. 양국 정상이 마주한 자리에서 대만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은 작년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성사된 부산 회담 이후 약 반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문제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총체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며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부딪치거나 심지어 충돌할 것이고, 중·미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밀어 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는 중미 양측의 최대 공약수이므로, 미국 측은 반드시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은 대만을 별도의 국가로 대우하거나 대만과의 관계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견제해왔다. 중국은 회담 전부터 경제적 협력을 강조하는 가운데 대만 문제 등을 ‘4대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넘어설 수 있을지,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할 수 있는지는 역사적 질문”이라며 “나와 당신이 대국의 지도자로서 함께 써내려 가야 할 시대의 응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신흥 강대국에 대한 두려움이 전쟁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한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명제를 재정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 주석과 함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이견을 적절히 해결해, 역사상 가장 좋은 미중 관계를 열고 양국의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창출하고 싶다”며 “미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국가이며, 미중 협력은 양국과 세계를 위해 많은 큰일과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위기, 그리고 한반도 등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대만은 반발했다. 리즈후이 행정원(국무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발언에 대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야말로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안 요소”라며 “국방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효과적인 공동 억제를 이어가는 것이 지역 평화를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