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해방
에이먼 돌런 지음·김은지 옮김·복복서가·1만9000원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시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족이 곧 지옥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의 유명한 편집자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 자신을 학대해온 어머니와 절연한 후 “해방감을 느꼈다”면서 감춰지거나 축소되는 가정폭력에 대해 고발한다. 가족 이데올로기가 강한 사회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침묵을 강요받고, 가해자의 중범죄는 경범죄로 둔갑한다.
이 책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가족 절연 이후 “좀더 평안해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족과 절연했다’는 것은 부채감, 죄책감,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고 주변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와 같은 말로 가족에 다시 편입되라고 밀어붙인다. 저자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감정과 고통을 억누르거나, 피해자에 억지 용서와 화해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피해자들이 가해 가족과 절연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사회를 향해서도 가정폭력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주문한다.
혁명을 준비하는 시간
갈 베커만 지음·손성화 옮김·어크로스·2만5000원
세상을 바꾼 역사적 사건은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떤 혁명은 당대에 ‘낯설고 위험한 생각’을 조심스레 키워낸 이들의 대화에서 먼저 시작됐다. 전화나 철도가 없던 17세기 수십 년에 걸쳐 지중해를 가로지른 과학자들의 편지, 19세기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가진 힘을 가르친 청원서, 여성들이 자신의 언어를 무기로 바꿀 수 있게 만든 독립잡지, 정부가 대비하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먼저 고민한 보건 역학자들의 e메일 그룹까지. 이 책은 세상을 결정적으로 바꾼 대화와 연결(네트워크)의 역사를 추적한다.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강보라 외 지음·문학동네·1만7500원
한국사회 노동 현장을 사실적으로 쓰자며 소설가들이 결성한 ‘월급사실주의’ 동인이 펴낸 네 번째 단편소설집이다. 잡지 기자와 예능 PD, 웨딩 헬퍼, 기간제 교사, 플랫폼 노동자 등이 각자의 일터에서 노동과 존재에 대해 고민하며 고군분투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쪼개기 법칙
허규형 지음·오리지널스·1만8800원
직장에서나 인간관계에서 실패감을 느낀다면, 삶의 문제를 너무 큰 덩어리로 바라보는 것일 수 있다. 직장에서의 나는 나의 일부 모습일 뿐이며,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타인은 없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인 저자는 정체성, 감정, 관계 등의 기준을 작게 쪼개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을 안내한다.
우정이라는 감각
김서나경 지음·돌베개·1만5000원
2022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고 다음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서나경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집. ‘청소년의 우정과 연대’를 주제로 한 단편소설 7편이 실렸다. 가족돌봄 부담을 안고, 부모의 빈자리를 메우고, 또래 무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고민하는 주인공까지.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과 고민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