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본사와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연합뉴스
쿠팡이 지난 1분기 3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1년 이후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으로 고객이 70만명 감소하고, 매출 성장세도 한 자릿수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2조4597억원(85억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다고 5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이는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465.16원)을 적용한 수치다. 쿠팡Inc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분기마다 매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냈으나 1분기에 성장세가 둔화하며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1분기 영업손실이 3545억원(2억4200만달러)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790억원)의 52%에 달하는 규모다. 당기순손실은 3897억원(2억6600만달러)이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1년 4분기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4분기 영업손실은 4800억원, 당기순손실은 5220억원이었다.
쿠팡Inc는 2022년부터 적자를 줄여오다 같은 해 3분기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분기 영업손실은 지난 2024년 2분기로 342억원 적자였다. 사업 부문별로는 로켓배송을 포함한 쿠팡의 핵심 쇼핑 서비스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이 10조5139억원(71억76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9조9797억원(68억7만달러) 대비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객 지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1분기 활성 고객(해당 기간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으나, 지난해 4분기(2460만명) 대비 70만명 감소했다. 활성 고객 1인당 매출은 43만9540원으로 전년(42만7080원) 대비 3%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수익성 악화 배경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회원 탈퇴 문제와 보상 비용, 물류 네트워크의 일시적인 비효율성을 꼽았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쿠팡 법인으로 돼 있던 쿠팡의 동일인을 자연인 김 의장으로 변경해 지정했다. 이는 쿠팡이 2021년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 후 처음이다. 동일인 지정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등 경영 시스템 자체를 국가가 사실상 실시간으로 파악하겠다는 의미여서 쿠팡 경영 전반에 ‘포괄적 족쇄’가 채워졌음을 의미한다.
쿠팡은 그동안 미국 국적인 김 의장 대신 ‘쿠팡Inc’라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받으며 국내 대기업 집단이 받는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 결정이 현실화되면 쿠팡은 더 이상 ‘외국계 기업’으로 행세하며 피해왔던 각종 규제에 정면으로 맞딱뜨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