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황등으로 달리는 내내 벚꽃 이파리가 비처럼 흩날렸다. 차를 세우고 이걸 담을까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오늘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다. 요즘 익산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모으는 곳, 황등석산이다. 이곳은 화강암 채석장이다. 그 역사가 1858년, 철종 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청나라 사람이 처음 개발해 대를 이어 운영했다고 한다. 그러다 청일전쟁 이후 일본인에게 운영권이 넘어갔고, 20세기 초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신식 근대건축물에 황등석산에서 나온 화강암을 가져다 썼다. 그 후 약 170년, 아직도 이곳에서는 화강암 채취가 이어지고 있다. 오랜 시간 채석을 이어간 끝에 만들어진 풍광은 기가 막힌다. 지하로 파고들어간 깊이만 80m. 화강암을 떼어낸 절벽은 그 자체로 독특한 문양이 되어 멋스러움을 풍긴다.
한눈에 보아도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누군가가 이곳을 보곤 사람들에게 알렸고,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더니 익산시의 대표 명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새로 만든 산책로를 따라 타박타박 걸으며 채석장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기를 찾을 가치는 충분했다. 더구나 바로 곁 황등시장의 또 다른 명물 황등비빔밥까지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다. 배를 퉁퉁 두드리며 길을 나서는데 절로 나오는 소리. “아, 오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