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2기 트럼프 행정부 첫 주한미국대사 후보로 미셸 박 스틸 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6년 5월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당시 스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수퍼바이저위원회 부위원장이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한국의 가교 역할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지명한 미셸 박 스틸(70) 전 연방 하원의원은 공화당의 대표적인 한국계 정치인 출신이다.
스틸 지명자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한국 이름은 ‘박은주’였다. 20대에 접어든 1970년대 중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대를 졸업한 뒤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쳤다.
의회 청문회와 인준을 거쳐 대사로 부임하게 되면 미국으로 이주한지 대략 50년 만에 한국에서 미 행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일하게 되는 셈이다.
스틸 지명자는 2020년과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두 차례 선출됐다.
2006년 11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선거를 시작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이 지역에서 6차례 크고 작은 선거를 연거푸 승리해 현지에선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미국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와 결혼한 뒤 주부이던 스틸 지명자는 1992년 LA 폭동 사태로 한인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목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인들의 목소리가 미 주류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데 안타까움을 느껴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듬해인 1993년 LA 시장에 출마한 리처드 리오단 후보 캠프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LA시 소방국 커미셔너, 한미공화당 협회장 등 이력을 쌓았다.
특히 2020년에는 한국계인 앤디 김(민주·뉴저지)·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주)·영 김(공화·캘리포니아주) 의원과 나란히 당선되면서 연방하원에 양당 소속 한국계가 2명씩 포진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 성향은 보수 색채가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남편인 스틸 변호사가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냈으며, 스틸 지명자의 중앙정치 진출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틸 지명자의 부모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한 실향민이다.
스틸 지명자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내 부모는 북한을 탈출했다”며 “사회주의 체제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미국에서 더 나은 삶을 일굴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스틸 지명자의 지역 선거를 앞두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에 대해 “그의 가족이 공산주의에서 탈출한 미국 우선주의 애국자”라면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스틸 지명자가 하원의원 재임 기간 미국의 대중국 견제 강화를 촉구하는 한편, 탈북자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냈던 것은 자신의 가족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2021년 트위터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해외 교육기관인 공자학원의 미국 내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2023년에는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에 중국 견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치된 중국 특별위원회에 참여했다. 스틸 지명자는 당시 “중국 특위에서 중국 공산당의 끔찍한 인권 침해, 미국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 도용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 왜곡 사태 대응에 앞장섰고, 한국에 대한 코로나 백신 공급 확대를 촉구한 바 있으며, 6·25 전쟁 이후 북한에 있는 가족과 이별하게 된 한국계 미국인들이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이산가족 국가등록 법안’을 발의하는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평이다.
외교·안보 사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에 공감하면서 주파수를 맞췄고,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후 일찌감치 차기 주한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
초선 의원 시절이던 2021년 당시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데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동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