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관련 운전으로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나…“골프 활동 중단”
극적인 성공과 반복된 위기의 30년…‘위대한 컴백’ 쉽지 않을 듯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아일랜드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타이거 우즈가 수갑을 찬 채 경찰 차량에 탑승해 있다. 플로리다주 마틴 카운티 보안관실·AP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1·미국)가 도로 위에 멈춰섰다. 차량은 옆으로 뒤집혔고, 그는 가까스로 차 밖으로 기어 나왔다. 인근 차량 운전자와 주민들이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은 즉시 현장을 통제하고 우즈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의 눈은 충혈돼 있었고, 얼굴에는 피로와 혼란이 동시에 드러났다. 동작은 느렸고, 발걸음은 불안정했다. 경찰은 기본적인 질문을 던졌고, 그는 간헐적으로 답했으며 일부 질문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했다. 현장 목격자들은 경찰에 우즈의 차량이 속도를 유지한 채 트레일러를 들이받고 옆으로 넘어졌다고 진술했다.
우즈는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며 “방금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었다. 그는 이어 “나는 괜찮다. 아무 문제 없다”고 반복했다. 현장 출동 경찰은 보디캠 영상에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고, 해당 판단은 체포의 직접적인 근거가 됐다. 경찰은 몇 차례 같은 지시를 반복했고, 그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우즈는 “나는 술을 마신 게 아니다. 처방 약을 복용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그냥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라디오를 바꾸고 있었을 뿐이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차량 충돌 순간을 설명하며 “고개를 잠깐 숙였고, 그다음엔 바로 충돌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러한 진술을 기록하며 사고 직전 상황을 재구성했다.
몇 분 뒤 경찰은 그에게 체포 사실을 고지했다.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내가 체포된다고?”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우즈는 경찰 차량으로 이동됐다. 이동 과정에서도 그는 간헐적으로 졸음을 보였고, 질문에 대한 반응이 느렸다.
2009·2017년 사건 이어 반복된 문제의 연장선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아일랜드 한 주택가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존 버든식 플로리다 마틴 카운티 보안관은 “운전자가 손상된 상태의 징후를 보였다”며 약물 영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제한속도 30마일 도로에서 상당한 속도로 주행한 흔적이 있으며 맞은편 차량이 있었다면 훨씬 더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체포 후 신체 수색을 진행했다. 우즈의 주머니에서는 하이드로코돈 성분 진통제 알약 2개가 발견됐다. 해당 약물은 강한 통증 완화를 위해 처방되는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이다. 경찰은 약물 소지 사실을 기록했고, 현장 평가 결과와 함께 보고서에 반영했다. 우즈는 호흡 측정기 검사에는 응했고, 결과는 음주 반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어 소변 검사를 요구했다. 그는 이를 거부했다. 플로리다 법에 따르면 이러한 거부는 별도 범죄로 간주된다. 경찰은 이 점을 고지했고, 거부 사실을 공식 기록에 포함시켰다. 우즈는 조사 과정에서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을 뿐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내 상태가 이런 이유는 수술과 통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차례 허리와 다리 수술을 받았음을 언급하며 “약을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진술했다. 결국 그는 약물 영향 하 운전(DUI·Driving Under the Influence), 재산 피해, 검사 거부 혐의로 체포됐다. 몇 시간 뒤 그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번 사건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DUI 사건으로 기록됐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을 두고 “타이거 우즈의 최근 사고는 2009년과 2017년 사건에 이어 반복된 문제의 연장선에 있다”며 “공공 도로에서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선택은 어떤 상황에서도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우즈도 인간적인 고통과 싸우고 있는 인물”이라면서도 “그가 운전대를 잡고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린 결정은 이해와 별개로 비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한층 더 강한 어조로 “이 문제는 단순히 치료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책임과 결과는 반드시 뒤따라야 하며, 우즈 역시 그 기준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우즈는 수십 차례 수술 이후 지속적인 통증 속에 살아왔고, 이는 진통제 의존 가능성과 연결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스포츠 영웅이 아닌 한 인간의 취약성이 드러난 사례”라고 분석했다.
우즈, 2년 연속 마스터스에 불참
이번 사건은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앞둔 시점에서 발생했다. 우즈는 사건 이후 성명을 통해 “나는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을 우선으로 두고 회복에 집중하기 위해 골프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더 나은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이 결정으로 우즈는 2년 연속 마스터스에 불참하게 됐다.
전 골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그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에서 운전한 것은 분명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 영웅이다. 지금도 그렇다”고 강조한 뒤 “이 상황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영국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골퍼 닉 팔도는 “이 문제는 간단한 사안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책임과 결과가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골프의 레전드 프레드 커플스는 “그가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매우 가까운 친구이자 놀라운 사람이지만 지금은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비판하지 않고 개인적 관계를 강조하며 동정하는 발언이다.
우즈의 커리어는 극적인 성공과 반복된 위기의 연속으로 구성됐다. 그는 2009년 차량 사고와 함께 개인적 스캔들을 겪었다. 그는 2017년 약물 관련 사건으로 체포됐고, 2021년 대형 사고로 생명을 위협받는 수준으로 다쳤다. 그는 총 7차례 허리 수술과 20차례 이상 다리 수술을 받았고, 오랜 기간 통증과 함께 살아왔다. 우즈는 골프 역사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1997년 마스터스를 제패하며 시대를 바꿨다. 2019년 다시 정상에 오르며 복귀의 상징이 됐다. 그의 영향력은 경기장 밖까지 확장됐다. 그는 산업, 방송, 교육,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우즈는 현재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나는 더 건강하고 강한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과정은 나에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골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이다. 그의 모든 선택과 행동은 영웅으로, 또 인간으로 숱한 기억과 기록을 남긴다. 골프 황제는 이대로 추락할 것인가. 지금까지 그가 보인 일련의 과도한 행보를 고려하면 ‘위대한 컴백’은 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