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이야기] 금빛으로 수놓은 식물 세계…‘금니사군자화훼병풍’ 우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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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이야기] 금빛으로 수놓은 식물 세계…‘금니사군자화훼병풍’ 우표에 담았다

입력 2026.03.25 06:00

수정 2026.03.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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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는 3월 26일 ‘금니사군자화훼 병풍’ 기념우표 10종, 40만장을 발행한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는 3월 26일 ‘금니사군자화훼 병풍’ 기념우표 10종, 40만장을 발행한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대한제국 시대의 예스러운 멋을 품고 있는 ‘금니사군자화훼 병풍’을 기념우표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이 병풍은 근대 전환기 한국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3월 26일 ‘금니사군자화훼 병풍’ 기념우표 10종, 40만장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과거에도 조선시대 궁중 장식화의 특징이 담긴 ‘십장생도’(2023년), 서재를 형상화한 ‘책가도’(2022년), 꽃과 새, 동물 등이 담긴 ‘화조영모’(2021년) 등 병풍 기념우표를 발행한 바 있다.

기념우표에는 안중식(1861~1919)이 1901년 제작한 10폭의 병풍이 담겨 있다. 안중식은 조선 말기 전통 화단과 근대 화단을 잇는 서화계의 거장으로, 조선의 마지막 도화서 화원으로 알려져 있다.

안중식은 1918년 서화협회 초대 회장을 맡아 서화 발전에 힘쓰기도 했다. 그는 이듬해 3·1운동과 관련된 혐의로 예심에 회부됐다가 곧 풀려났으나, 이때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금니사군자화훼 병풍’은 검은 비단 바탕 위에 금니로 식물의 형상을 표현하고 있다. 금니는 잘게 부순 금박을 아교에 개서 만든 안료다. 일반 펄 안료에 비해 10배 가까이 비싼 고급 재료다.

통상 금니는 수묵담채보다 선을 살리기 어렵다고 평가받지만, 안중식은 금니를 마치 먹처럼 사용했다. 그가 병풍에 그은 획은 비교적 선명하게 보인다. 특히 빛을 받을 때 금니에서 드러나는 은은한 광택이 백미다.

안중식은 병풍에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사군자를 배치했다. 여기까지는 일반 문인화와 비슷하지만, 안중식은 여기에 다른 식물을 더했다. 목련, 모란, 파초, 연꽃, 오동나무, 수선화 등 화초를 그려 넣어 하나의 ‘식물 세계’를 구축했다. 10폭을 나란히 놓으면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의 식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통상 병풍은 ‘바람막이’, ‘공간 구획’과 같은 실용적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이 작품은 실용적 목적에 더해 공간을 꾸미는 회화적 목적도 강조돼 있다. 특히 검은 배경에 금빛 테두리가 도드라져 보여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금니사군자화훼 병풍’은 현재 국립순천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은 3월 새 학기를 맞아 ‘금니사군자화훼 병풍’ 외에도 안중식의 또 다른 작품인 ‘작호도’, 장승업의 ‘기명절지도’ 등을 포함한 전시전을 운영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기념우표를 영원우표로 발행하기로 했다. 영원우표는 액면 가격을 표시하지 않아 우편요금이 달라져도 5~25g 사이 우편물에는 추가 요금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우표에서 금니 특유의 은은한 광택을 표현했다”면서 “우표 속 금빛 꽃과 나무를 통해 우리 근대 미술의 찬란한 숨결을 느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념우표는 가까운 총괄 우체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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