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윌리엄 D. 하텅, 벤 프리먼 지음·백우진 옮김·부키·2만5000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다룬 뉴스는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발사 장면, F-35 같은 전투기 출격 모습,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거처에 폭탄이 투하되는 장면 등을 내보낸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제거’를 위해 미 국방부가 인공지능(AI) 기업인 팔란티어와 앤스로픽의 AI 기술을 활용해 정보 수집, 표적 식별, 전투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등을 벌였다는 뉴스 꼭지도 보인다. 1분 30초짜리 미국 무기 광고를 보는 것 같다.
이어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에 공습 이후 팔란티어와 앤스로픽의 주가가 상승했다는 뉴스까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도대체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65년 전 미국의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고별 연설에서 군과 방산업계가 결합한 ‘군산복합체’의 정치적 영향력을 지적하고 우려했는데, 실리콘밸리의 AI 기업까지 결합한 오늘날의 군산복합체는 아이젠하워 시대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저자들은 이들을 ‘전쟁 기계’라고 부른다.
“전쟁 기계들은 더 많은 세금을 먹어 치우고, 아이젠하워가 상상도 못 했을 초대형 기업들을 떠받치고, 싱크탱크와 대학, 스포츠, 할리우드, 게임 산업, 주류 언론을 통해 광범위한 정치적·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결국 전쟁을 지속시키는 것은 무기만이 아니라 그것을 떠받치는 정치·산업·문화 시스템이며, 이를 끊어내려면 “군사주의에 맞서 (다양한 분야에서) 연대하는 새롭고 광범위한 평화운동”이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제언한다. “우리가 집단으로 힘을 모아 더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로 결심한다면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AI 제국: 권력, 자본, 노동
카렌 하오 지음·임보영 옮김·생각의힘·2만8800원
생성형 AI는 무차별적인 데이터 수집, 막대한 전력·수자원 소비, 글로벌 사우스의 저임금 노동 위에 세워졌다. AI 기업들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할 기술을 만들겠다고 약속하지만, 과연 그 미래를 이들에게만 맡길 수 있을까. 저자는 AI의 미래를 결정할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짚는다.
쇳돌
이라영 지음·동녘·3만3000원
어린 시절 강원도 양양의 광산촌에서 살았던 저자는 광산노동자였던 아버지의 삶을 따라가며 광산 노동과 폐광 그리고 그 이후 노동자들이 지나온 시간을 기록했다. 저자의 기억과 인터뷰, 문헌 자료와 문화예술 작품을 바탕으로 지워져온 이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되살렸다.
마지막 홍콩배우 양조위
주성철 지음·한겨레출판·2만8000원
홍콩 영화의 화려했던 시절부터 많은 것이 변해버린 지금까지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배우 양조위의 결정적 순간들을 엮어낸 평전. 저자는 “(양조위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깊이를 떨림과 망설임 사이 그 어디에서 눈빛 하나로 만들어낸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