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봉권 띠지 분실은 업무상 과오”…특검, ‘쿠팡 의혹’만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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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봉권 띠지 분실은 업무상 과오”…특검, ‘쿠팡 의혹’만 기소

입력 2026.03.05 16:18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특별검사가 5일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특별검사가 5일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쿠팡 퇴직금 미지급 관련 의혹’과 ‘관봉권 폐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출범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90일간의 수사를 마쳤다.

쿠팡 의혹과 관련해서는 쿠팡 측과 엄희준·김동희 검사를 기소하는 결과를 내놨지만, 관봉권 폐기를 둘러싼 의혹은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사건을 이첩했다.

특검팀은 수사 기간 마지막 날인 5일 브리핑을 열고 그간의 수사 결과와 향후 계획 등을 발표했다.

먼저 특검팀은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과 관련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엄성환 전 대표이사와 정종철 현 대표이사, 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퇴직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CFS가 운영하는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40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1억2500만원 상당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쿠팡이 2025년 5월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취업규칙 변경 한 달 전에 ‘일용직 제도개선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 시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유권해석 내지 외부 법률자문 등을 받지 않았고, 근로자들의 의견도 듣지 않았으며, 시행 사실 자체도 알리지 않았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안권섭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객관적 증거와 철저한 조사를 토대로 쿠팡 근로자의 상용성과 대표자의 고의성 등 범죄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며 “그 결과 전·현직 대표와 법인까지 기소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쿠팡 사건 처분 과정에서 ‘불기소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엄희준·김동희 검사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엄 검사와 김 검사는 2025년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청장과 차장검사로 각각 근무하면서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주임 검사에게 ‘대검찰청 보고 진행 사실을 문지석 부장에게 알리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통해 문지석 검사의 이의제기권 및 소속 검사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엄 검사에게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무혐의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도 적용됐다.

안 특검은 “엄 검사와 김 검사가 대검 보고 과정에서 문 검사를 배제하고, 주임 검사에게 문 검사를 ‘패싱’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다만 엄·김 검사가 보고서에 압수수색 결과를 고의로 누락했다거나, 쿠팡 관계자 및 변호인과 유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상 한계로 인해 확인하지 못했다며 관할 검찰청에 사건을 넘겼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고용노동부와 쿠팡의 유착 의혹, 엄 검사의 일부 추가 위증 의혹 등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이첩했다.

안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과 대검 관계자가 쿠팡 측 변호인과 빈번하게 통화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면서도 “구체적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 절차 내에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안권섭 “특검서 못 밝힌 부분 검찰서 계속 수사”

또 다른 주요 수사 대상이었던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관봉권 띠지 의혹은 서울남부지검이 2024년 12월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에서 확보한 현금 1억6500만원 중 5000만원을 감싸고 있던 관봉권 띠지와 스티커를 분실한 사건이다.

전씨 자택에서 관봉권이 발견됐지만 돈의 출처를 확인할 단서인 띠지를 검찰이 보관 과정에서 분실하면서, 증거를 없애기 위한 ‘윗선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최재현·박건욱·이희동 검사와 김정민·남경민 수사관을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했다.

수사 결과 주임검사실의 압수목록 부실 기재, 사건과 압수담당자의 형식적인 업무처리, 양측 간의 인식 차이와 소통 부족 등이 확인됐으나, 이는 업무상 과오일 뿐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윗선’의 폐기·은폐 지시 의혹은 의심을 넘어 사실로 인정할만한 객관적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팀은 사실상 ‘혐의없음’ 결론을 내리고도 사건을 최종 처분하지 않고 검찰청에 이첩하는 방식을 택했다.

안 특검은 이와 관련해 “충분히 사건을 검토한 결과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불기소 처분할 수 없는 제약 때문에 검찰청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또한 이번 사건의 업무상 과오로 인해 관봉권 포장에 남아있는 지문 등을 통한 자금원 추적의 가능성이 소실됐으며, 검찰의 압수물 부실 관리 및 보고 지연 등의 기강 해이가 발생했다고 보고 징계 및 제도 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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