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필리핀 아포섬-코가 길어 유능한 사냥꾼, 롱노즈 호크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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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필리핀 아포섬-코가 길어 유능한 사냥꾼, 롱노즈 호크피시

입력 2026.03.04 06:17

  • 박수현 수중사진가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8) 필리핀 아포섬-코가 길어 유능한 사냥꾼, 롱노즈 호크피시

산호초는 다양한 해양 생물이 공존하는 터전이자, 바다 생태계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햇빛이 스며드는 얕은 바다에서 다채로운 산호와 물고기가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하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다. 이곳의 생명체는 색과 형태,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해왔다. 2010년 봄, 필리핀 두마게티시티 아포섬 해양보호구역에서 만난 ‘롱노즈 호크피시(Longnose Hawkfish)’ 역시 그러한 진화의 결과를 잘 보여주는 어종이다.

롱노즈 호크피시는 이름 그대로 ‘긴 코’를 지닌 매 같은 물고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몸의 형태는 촘촘히 자라난 산호 가지 사이를 오가며 작은 물고기와 새우를 사냥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매가 나뭇가지 사이에 몸을 숨긴 채 먹잇감을 노리듯, 산호 가지와 어우러진 ‘롱노즈 호크피시’는 재빠르게 돌진해 작은 물고기나 새우를 낚아챈다.

이들의 매력은 주둥이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몸 전체에 새겨진 선명한 적색 격자무늬 또한 강렬하다. 흰 바탕 위에 교차하는 붉은 선은 눈에 띄기 쉬워 보이지만, 산호초 환경 속에서는 오히려 효과적인 위장색이 된다. 화려한 산호와 복잡한 빛의 굴절, 다양한 색의 배경 속에서 이러한 격자무늬는 몸의 윤곽을 흐트러뜨려 포식자와 먹잇감의 눈을 동시에 속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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