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시도민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기사 마감 다음 날 아침 일찍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혹시 기사에 인용한 수치 같은 것이 틀린 건 아니었을까.’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지면에 인쇄된 기사든 선출고 기사든 아직 독자에게 당도할 시간대는 아니었습니다. 조심스레 물어보니 ‘혹시 어제 통과된 통합법 대안을 갖고 있는지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더군요. 기자라고 입수할 수 있는 상황은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소위에 대구·경북, 전남·광주, 충남·대전 통합특별시특별법(이하 통합특별법)이 올라온 것은 2월 12일 낮입니다. 기사를 마감한 밤 심야 전체회의에서 각 법안의 대안이 가결됐습니다. 위원회 심사가 끝나면 체계 자구심사 등을 거칩니다. 본회의 심의를 통과한 뒤 정부 이송 후 공포되면 법이 발효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웹페이지에 들어가면 현재 법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일찌감치 이 법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취했습니다. 특히 난개발을 우려하는 해당 지역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거셉니다. 기사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기사 마감 전에 이 통합법들이 담고 있는 특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회견 취재 내용을 기사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주최 측에게 이후의 행동계획을 물었습니다. ‘국회에 오늘 기자회견 내용을 담으려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한다’는 게 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기사에서도 인용했지만, 자치분권 운동을 벌여온 풀뿌리 단체들의 속내는 더 복잡했습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광역권을 묶는 메가시티 같은 것 외엔 해법이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실제로 이번 세 지역 통합법은 어찌 됐든 그 내용을 담은 것이니까요.
통합법의 파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찍부터 해당 법 추진을 주장하던 충남·대전의 국민의힘 지자체장들은 반대로 돌아섰고, 대구·경북통합특별법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대구 시의회의 반대 성명을 거론하며 보류시켰습니다. 지금대로라면 광주·전남통합법만 통과될 거로 보입니다. 기사를 기획하면서 떠올렸던 건 결국 이런 식으로 전국 모든 시도가 특별시가 된다면 우리의 삶, 지역민의 삶도 특별해질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던져야 할 질문이 될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