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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어디서 나서 공천헌금을?

입력 2026.01.28 06:00

수정 2026.01.2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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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의원이 지난 1월 1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의원이 지난 1월 1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지난주 취재한 한 구의원은 구의원 벌이로 살림살이가 빠듯하다고 했다. 2024년 전국 기초의원의 평균 연봉은 4539만원. 2025년에 좀 올랐으니 소득 자체가 낮다고 할 순 없다. 그런데 지출 얘기를 들어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다. 소위 지역위원회 활동에 써야 하는 돈이 많다. 예컨대 요즘은 지역위원회 사무실을 ‘지역 공동 사무실’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한다. 지역위원회에 소속된 기초의원, 광역의원들이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를 나눠낸다. 기초의회에 사무실이 있는 기초의원들에게 달리 사무실이 필요할 리 없다. 지역위원장을 위해 존재하는 지역사무실 운영비를 기초의원들이 대납하고 있는 셈이다. 기부금을 모금할 수 없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자주 쓰던 방식인데, 최근에는 이 같은 방식으로 지역사무실을 운영하는 국회의원도 늘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신년회, 송년회, 때마다 돌아오는 야유회, 당원대회를 치를 경비가 기초의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이 직업은 벌이는 뻔하고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나가야 하는 돈은 많다. “정상적인 생활로는 돈을 모을 수 없는 직업”이라는 한 구의원의 말은 그리 틀리지 않아 보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는 수천만원을, 누군가는 1억원을 뇌물로 바쳤다는 점이다. 뇌물은 기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일종의 투자다. 또 다른 구의원은 “공천헌금 얘기가 돌 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구의원 월급이 얼만데, 다른 데서 얼마나 해먹으면 그 돈을 갖다 바치냐”라고 했다.

공천헌금은 두 사람 사이에 돈이 오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원이 빨아들인 공천헌금을 벌충하기 위해 누군가는 지방의회에서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약탈했을지 모른다. 서울시는 최근 강선우 의원에게 1억원의 공천헌금을 건넨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김 시의원은 가족 회사 등을 동원해 서울시 산하기관들과 수의계약을 체결, 수백억원대 용역을 따낸 의혹을 받고 있다.

꼭 뇌물만 문제일까.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에 대한 약탈을 먼저 멈춰야, 존재 의의를 의심받는 지방의회도 제 역할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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