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26년 2월 28일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4건의 기후소송을 병합해 심사한 결정문 주문이다. 헌재가 정한 개정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는 헌재 판결을 존중하고 헌법이 정한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기미가 없다.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것을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정하고 있고, 동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그 비율을 40%로 정하고 있다.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까지 감축 목표만 제시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 목표에 관해 정량적 기준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까지 점진적·지속적인 감축을 실효적으로 담보할 수 없으므로,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국회는 오는 2월 28일까지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해서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 목표를 법률로 명시해야 하지만, 헌재 판결 이후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원회는 단 2번 열렸고, 헌재가 개정 요구한 점진적 감축 목표 명시에 대해서는 2025년 9월 22일 단 2시간 반 동안 열린 제1차 소위원회에서 여러 의제에 묻혀 결론 없이 심의했다. 소위에서 다룬 5개의 개정안을 살펴보면 정혜경 의원 안 2030년 50%·2035년 65%·2040년 75%, 서왕진 의원 안 2030년 40%·2035년 65%·2040년 85%·2045년 95%, 이소영 의원 안 2030년 35%·2035년 61%·2040년 80%·2045년 90%, 위성곤 의원 안 2030년 35%·2035년 60%·2040년 80%·2045년 95%, 박지혜 의원 안 2030년 35%·2035년 65%·2040년 85%·2045년 95%이다.
국회는 오는 2월 28일까지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아직도 뭉그적거리고 있다.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하지 않는 국회도, 이재명 정부의 2035 NDC도 위헌이다. 민주주의의 적이다.
아기 기후소송 청구인 대표로 헌재에 출석해 발언한 한제아 어린이는 “어른들은 투표를 통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을 수 있지만, 어린이들은 그럴 기회가 없습니다. 이 소송에 참여한 것이 미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또 해야만 하는 유일한 행동이었습니다”라고 미래세대의 상황을 강변했다. 하지만 국회가 뭉그적거리는 사이 작년 11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결정했다. 사실상 53% 감축안으로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는 위헌적인 결정이다.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들은 2035년 감축량을 60~65%로 제시하고 있고, 시민사회는 최소 65% 감축을 촉구했다. 헌재 결정문은 ‘미래세대일수록 민주적 정치과정 참여에 제약이 있으므로, 이러한 영역에서의 입법 의무 이행에 대해서는 사법적 심사의 강도가 보다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지만, 국회와 탄녹위는 미래세대가 가진 제약을 스스럼없이 악용했다. 윤석열 계엄만 위헌이 아니다.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하지 않는 국회도, 이재명 정부의 2035 NDC도 위헌이다. 민주주의의 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