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클라우드 이미지. 스타클라우드 제공
폭증하는 AI 수요는 여러 과제를 낳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풀기 어려운 것이 에너지 문제다. 빅테크들은 소프트웨어가 주종목이라 RE100에 자신만만했지만, AI 시대에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턱도 없음을 깨달았다. 이제 모두 하나같이 심각하게 원전을 고민하고 있다. 실은 답답한 마음에 플랜B까지 준비하고 있는데 그건 저 하늘 너머 우주다.
공상과학 같지만, 알고 보면 은근히 그럴듯하다. 우선 전력 걱정이 사라진다. 땅 위에서야 효율이 떨어진다고 알려진 태양광발전이지만, 늘 해를 받는 태양 동기 궤도에 배치되면 24시간 발전한다. 밤도 그림자도 구름도 공기도 없음으로 AI 칩쯤 충분히 돌릴 정도다. 해를 받는 위성 앞면은 불같이 끓어도 뒷면은 영하 200도 이하, 칩의 열은 방열판을 거쳐 뒷면의 차가운 우주로 방출한다. 복사 냉각. 진공과 극저온에서나 가능한 수동 냉각이다.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무려 기가와트(GW)급, 그러니까 원전 1기 정도의 전기를 쓰는 본격 데이터센터 위성을 구상하고 있다. 패널 자체의 크기만 수㎞에 달해야 하니, 다소 무모해 보인다.
작금의 태양광 패널 전력 밀도로 데이터센터를 통째로 돌리기가 힘들어 보인다면, 수십, 수백기의 위성을 군집을 이뤄 날려볼 수 있다. 위성 군집이 마치 분산 시스템처럼 돌게 될 텐데, 1㎞ 정도의 거리로 몰려만 있으면 위성 간 광통신으로 서로 고속 저지연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진다. 떨어져 있어도 한 몸처럼 기능한다. 구글은 지난해 말 이런 위성 군집을 만들 프로젝트 선캐처(Suncatcher)를 발표했다.
그런데 선두주자는 따로 있다. 중국은 그런 위성 군집을 이미 작년에 발사해서 테스트 중이다. 우주 슈퍼컴퓨터 삼체 계산 성좌다. 현재는 12기, 목표는 2800기다.
위성 군집은 모두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처럼 대기권을 살짝 벗어난 가까운 우주를 도는 저궤도 위성들이다. 그래도 거리가 있다 보니 지구와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다소 굼뜨다. 하지만 AI 모델을 학습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AI처럼 서버에서 할 일이 많은 일일수록 우주에 적합하다.
여기까진 좋지만 실은 과제가 많다. 태양풍이 쏟아내는 입자는 반도체를 관통할 것이다. 우주 방사선은 만만치 않기에, 수백배나 비싼 우주 전용 반도체가 팔리고 있다. 하지만 스타클라우드는 일반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직접 우주로 쏘아 올려 LLM(대규모언어모델) 학습까지 마쳐보았다. 구글 TPU(텐서처리장치)도 시험 결과 5년 수명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위태로웠지만 에러 보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비용도 문제다. 유지 보수는 더 문제다. 고장이 나면 수리보다 맞교환하는 것이 차라리 싸다. 기대 수명은 5년. 친환경 발전이니 지구 환경은 보호될지 모르나 우주 쓰레기는 점점 늘어난다. 이미 수천개나 떠 있는 스타링크 위성은 그 수명을 다하고 하루에 한두개꼴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주 작전의 첫인상은 언제나 허황돼 보인다. 우주 이야기가 나올 정도니, 바야흐로 지금이 AI 버블의 정점이 아니겠냐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허황한 큰 꿈을 될 때까지 꾸는 것이 인류의 본능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