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강원 춘천 소양강-쨍한 추위 속 고요한 그 새벽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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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강원 춘천 소양강-쨍한 추위 속 고요한 그 새벽의 선물

입력 2026.01.07 06:00

수정 2026.01.0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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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정태겸의 풍경] (103) 강원 춘천 소양강-쨍한 추위 속 고요한 그 새벽의 선물

동이 트기 전에 서둘러 길을 나섰다. 소양강이 흘러나가는 길목 어디쯤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겨울이면 피어날 하얀 상고대. 소양강댐 아래편의 강기슭은 상고대가 수시로 피어나기로 유명한 명소다. 새벽녘 댐이 흘려보내는 물은 차가운 공기와 만나서 하얗게 피어오른다. 댐 안에 갇혀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물이 흘러나오면서 찬 공기와 만나면 기온차로 인해 상고대가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걸 보고 싶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겨울이 너무 따뜻했다.

동이 틀 무렵 사위가 밝아오면서 하얀 겨울의 진면목은 보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쯤이면 이미 주변의 나뭇가지로 물의 입자가 들러붙어 얼어야 하지만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새벽의 소양강은 그것대로 충분히 멋있었다. 코를 얼얼하게 하는 쨍한 추위와 그 추위에 움츠러든 것처럼 고요히 움직이는 강물. 물 아래로 잠긴 나무며 바위가 수면 위로 솟아올라 그림을 그려낸다. 아, 멋지다. 절로 입에서 감탄이 나왔다. 이걸 보려고 한 건 아니지만, 뜻밖의 경관을 선물처럼 맞이한 날. 여행은 늘 내 뜻처럼 되지 않는다.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날이 좋아서 혹은 날이 좋지 않아서. 언제나 여행은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강원 춘천의 그 새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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