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기억상실증
임태훈 지음·역사공간·2만5800원
자본주의 경제는 행위자들의 끊임없는 소비로 뒷받침된다. 소비가 계속되려면 그 이면엔 계속되는 폐기가 필연적이다. 신상품을 계속 쌓아두기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품이 빠르게 쓰레기가 돼 우리 이면에서 깔끔하게 사라지고 잊힐수록, 그리고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들이 우아하게 삭제될수록 자본주의는 잘 돌아간다. 즉 자본주의는 선택적 기억상실증을 먹고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임태훈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을 ‘쓰레기 기억상실증’이라고 이름 붙인다. 우리 사회는 난지도, 하수, 삼풍백화점 붕괴 잔해, 고독사 유품, 살처분된 가축의 사체 등을 의도적으로 잊고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떠넘겨왔다.
저자는 지난 수십 년간 한국 문학, 영화에서 쓰레기가 다뤄진 방식을 살펴보며, 도시 중산층이 어떻게 쓰레기를 편리하게 외면하고 쾌적하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살핀다. 문학의 ‘기억하기’야말로 쓰레기 기억상실증으로부터 회복하고 우리 사회가 공동의 기억을 정립하기 위한 희망이다.
어떤 아이들은 상처로 말한다
셰이팅 지음·강수민, 김영화 옮김·멀리깊이·1만9000원
만약 누군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든 면박을 당하거나 놀림을 당하고, 손가락질하고 윽박지르기만 한다면 그 사람은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라면 대체로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 가정이라는 사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아스퍼거, 트라우마 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라면 괴로움의 정도는 커진다.
두 살 아이와 옹알이로 대화한다는 대만의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20여명의 사례를 생생하게 설명하며 조금 다른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열어가는지를 보여준다.
티무르 승전기
샤라프 앗딘 알리 야즈디 지음·이주연 옮김·사계절·3만3000원
13~14세기 ‘팍스 몽골리카’를 구가했던 몽골제국은 14세기에 급속히 붕괴했다. 많은 나라 중 대표적인 ‘티무르제국’이 어떻게 해체된 제국을 다시 정복하며 연결했는지에 대해 15세기 페르시아학자가 쓴 책이다.
한국은 해킹되었습니다
심나영 외 지음·사이드웨이·1만8000원
대형기업의 해킹 소식이 연일 언론을 떠들썩하게 한다. 기업은 사과하거나 은폐하고, 똑같은 일은 반복해서 벌어진다. 아시아경제 기자들이 해킹의 민낯과 구조를 추적한 심층 취재 기사를 책으로 엮었다.
해석에 반하여
수전 손택 지음·홍한별 옮김·윌북·2만2000원
재번역한 수전 손택의 대표작이자 첫 에세이집이다. 카뮈의 책, 장뤼크 고다르의 영화, 비틀스의 음악, 심지어 정신분석과 종교, SF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상과 작품에 그만의 독특한 렌즈를 가져다 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