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제주도 언저리 즈음부터 창밖으로 한반도가 보이길래 ‘여기는 어디쯤일까’ 생각하며 하늘 위에서 땅 위의 세상을 구경하고 있었다. 멀리 바다를 가로지르는 기다란 도로가 보였다. ‘시화방조제구나!’ 직감했다. 그 뒤로 거북섬이 보였고, 내륙으로 흘러 들어가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인천 송도가 보여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경기도 안산 대부도를 향해 가던 길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았던 시화방조제 위로 올라섰다. 오묘한 느낌에 휩싸였다. 하늘에서 본 그 길을, 바다를 가로지르는 이 방조제 위의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시화방조제 위의 도로 중간에는 전망대도 있고, 휴게소도 있다. 오가며 보기만 했을 뿐 휴게소를 들러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구경도 할 겸 운전대를 틀었다. 마침 바람 부는 쌀쌀한 겨울 날씨의 영향인지 바다가 아주 맑았다. 이 휴게소가 좋은 건 방조제가 만든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인간이 만든 이 거대한 구조물이 어떤 경치를 만들어내는지가 잘 보였다. 이건 이것대로 볼거리다. 파도는 끊임없이 다가와 부서지고, 그 위에서 인간은 낚시에 여념이 없다. 차와 사람과 자연이 한 공간에서 빚어내는 안정적인 구도. 묘하다. 반대로는 화성시에서 출발한 송전탑이 바다 위로 줄지어 나아간다. 비행기에서는 느끼지 못한 세상, 이 안으로 들어와야만 볼 수 있는 세상이다.